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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빈크: Turbulence

[The Departure Lounge]이 그립다..

다빈크는 매번 준수한 결과물을 뽑아냄에도 인지도를 얻지 못한 비운의 뮤지션이다. 이런 상황을 맞이한 건 무엇보다 그를 지원한 ‘환경’에 어느 정도 책임을 돌릴 수 있다. 좋은 곡을 내놓아도 알리지 못하니, 계속 묻힐 수밖에 없는 것이다.

10년 넘게 작곡가이자 프로듀서로서만 경력을 쌓기 바빴던 그가 최근 윤상 사단에 소속되면서 빈약한 환경에 날개를 얻게 됐다. 든든한 집을 구한 덕분에 새 앨범은 참여 명단도 과거에 비해 윤택하게 흐르는데, 대세 작사가 김이나가 3곡을 썼고, 타이틀곡도 3명의 작곡가가 투입됐다. 음원 발매에 맞춰 인터넷 뉴스에 홍보 자료도 섭섭지 않게 올라가니, 이 정도면 과거와 비교해 분명 다른 상황을 맞이했다고 볼 수 있다.

세 번째 미니 앨범이기도 한 [Tubulence]는 이 호기에 힘입어 비록 다섯 곡이지만, 다빈크가 잘하는 것들로 꾸려놨다. 팝 펑크로 버무려놓은 ‘Love Again’, 일렉트로닉 팝 ‘End Again’ 등 2002년부터 지금까지 그의 음악을 들었던 이라면 낯설지 않게 접할 패턴들이다. 물론 아주 새롭지 않은 것에 섭섭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껏 솔로 활동으로는 그리 많은 창작물을 공개하진 않았다는 것을 참작한다면, 반가운 마음이 먼저 들 수 있다.

그러나 이토록 외적, 내적으로 심혈을 기울인 [Tubulence]가 과연 [The Departure Lounge](2012)와 비교해 그에게 광명을 가져다줄지는 의문이다. 문제의 핵심은 평이한 선율이다. 그나마 신보에서 귀에 걸리는 트랙이라면 특유의 멜로디 라인이 살아있는 ‘End Again’을 꼽을 수 있겠지만, 이 노래는 ‘Candellight’, ‘Choop Choop’ 등 그와 친숙해질 수 있던 곡들을 떠올린다면 대중적인 설득력이 부족하다.

다 차려놓은 밥상에 메인 요리가 등장하지 않은 셈이다. 그간 다빈크는 멜로디도 잘 쓰고, 편곡도 잘 해낸 재주꾼 아니던가. 이런 실력자가 막상 판을 제대로 키워 놓은 곳에선 자신감이 결여된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상황이 달라지니 생각이 많아진 걸까. 새롭게 단 날개가 제대로 펼쳐지기엔 좀 더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3 / 5)

 

About 이종민 (60 Articles)
음악 글쓰는 건 평생 한다는 생각으로 천천히 배우며 쓰고 있다. 50년 배우면 50년 써먹을 수 있으니까. 내가 한 말이 아니라 강레오 쉐프가 한 말 인용했다. 현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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