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cent Articles

더 플라이 프로젝트: The Fly Project

아 좋은데 정말 들려줄 방법이 없네

전작보다 훨씬 세련된 사운드를 자랑하며 Children of Bodom의 아류라는 이름표를 떼게끔 했던(?) Kalmah의 두번째 앨범 [They Will Return], 보컬인 Fabio가 좋아해 마지 않는다는, 그리고 개인적으로도 정말 좋아하는 ‘Lamento Eroico’가 수록된 Rhapsody (of Fire)의 네번째 풀렝스앨범 [Power of the Dragonflame], 오리콘차트 1위에 오르며 Bump of Chicken을 대세밴드로 자리매김하게끔한 그들의 세번째 앨범 [Jupiter], 그리고 전성기의 종언을 고하는 듯 했던 Cradle of Filth의 베스트 앨범, 대만 밴드 Chthonic의 두번째 앨범, Sigur Rós의 () 등등.

여느 해와 같이 2002년에도 좋은 앨범들이 많이들 나왔다. 서두에 이렇게 주저리주저리 글이 길어지며 이름난 무언가를 바닥에 깔고 간다는 것은 ‘아… 이거 정말 좋은데 어떻게 설명할 방법이 없’어서 쓰는 상투적인 수법이며, 이번 글도 실로 그러하다.

2002년 10월, 월드컵 취기는 이미 가시고 중간고사에 정신 못 차릴 무렵 The Fly Project라는 밴드가 발매한 셀프타이틀의 [The Fly Project]라는 앨범이 그 주인공으로, 이는 3인조 모던/포크락 밴드인 이들이 발매한 처음이자 (아마도) 마지막 앨범이다.

‘버릴 수 없다던 너의 그 한마디 조차 이젠 멀리 저 하늘로 날아’ – 少女2
‘난 그렇게 무심하게 빛나지 않을 꿈꾸네’ – 化石
‘강물위로 떠 가는 햇살의 유리 조각도 부러워’ – 한남대교 위에서

상실감이 앨범 전반을 아우르고 있지만 대책없이 우울하지 않다. 그저 듣다보면 먹먹함이 전해져 대상없이 누군가가 그리워 질 뿐. 탁월한 멜로디에 크게 기교부리지 않고 담담하게 노래하는 보컬이 앨범 전체를 관통하는 이 정서를 너무나도 효과적으로 청자에게 전달해 온다. 화자가 아픔을 얘기하면서도 그 감정을 굳이 강요하지 않으니 오히려 내가 마음이 편치 않다. 마지막으로 잃었던 사람이 누구인지 스스로 괜스레 찾게 된다. 무언가 꺼리를 하나 잡아 시원하게 울려주면 차라리 나으련만, 그런 기회는 좀처럼 주지 않고 8곡(마지막 곡은 Outro격이라 실제론 7+a)의 길지 않은 피로(披露)를 이내 마친다. 이 덜 풀린 실타래같은 감정은 수십 수백번을 반복 청취했지만 가시질 아니한다.

소리없이 사라진 밴드가 어디 한 둘이겠냐만은 청자 귀에 쿡 박히는 결과물을 남기고도 이렇게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경우도 있나 싶다. 2집은 물론이고 이 후 음악활동에 대한 흔적을 도저히 찾을 수 없다.다만 베이시스트 김용한씨가, 아는 사람은 안다는 요구르팅이라는 게임의 이미지송 ‘Always’ 작곡에 참여했다는 것만 구글링을 통해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링크를 건 곡과 이 곡만이 유튜브에서 찾을 수 있는 이들 관련 유일한 음원이다. Fly Project를 쳐서 나오는 결과라고는 루마니아 댄스그룹만이….

 

4.5 Stars (4.5 / 5)

 

 

About 김병한 (6 Articles)
위트있고 기억에 남는 필명을 짓는 데 실패해서 이름걸고 글쓰게 되었다. 괜시리 부끄럽다.

2 Comments on 더 플라이 프로젝트: The Fly Project

  1. 병한씨, 이거 이렇게 댓글을 남기면 읽으실지 모르겠지만, 남겨봅니다. 십수년의 공백을 무릎스고 새 앨범이 나올거라…아마 위에 링크에 걸린 곡을 Youtube에서 내려야 할지도 몰라요. TFP Vocal 입니다. 메일 부탁드려요. 그럼.. 아, 그리고 고마워요.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