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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 씬의 독설가들

Noel은 잊어라. 여기 Billy와 Dave가 있다

최근 Lou Reed가 1987년에 했던 인터뷰가 새삼 구설에 올랐다. 아마 발언의 강도가 문제였을 것이다.

(Velvet Underground의 목표는) 락큰롤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것.

정도는 애교에 불과했다.

(Beatles 같은) 밴드들이 예술적인 경지에 오르려고 발버둥 좀 쳤는데, 차라리 원래 했던 ‘멍청한’ 음악이 낫다. Doors 정도가 그나마 ‘멍청한’ 수준에 머물렀지.

이런 수준의 독설에는 대꾸할 기력조차 쇠할 듯

Beatles나 Doors의 열혈팬은 흥분하지 마시라. 생각해보면 John Lennon은 예수에게까지 독설을 퍼붓지 않았나? 자유분방의 상징인 영미 팝·락스타들에게 이 정도 독설은 아침 인사 수준에 지나지 않는 듯하다.

Bob Dylan은 진짜하고는 거리가 멀어. 노래는 표절이고 이름하고 목소리는 가짜.
-Joni Mitchell

만약 Morrissey가 고기를 먹지 않는다고 선언한다면 나는 고기를 먹을 거야. 그만큼 난 Morrissey가 싫어.
-Robert Smith(Cure)

£75를 주고 공연을 보러 갔는데 립싱크를 하고 있으면 바로 총으로 쏴버려야 해.
-Elton John, Madonna의 공연에 대해

사람들이 Eric Clapton에 대해 얘기할 때 항상 그건 빼먹더라고. 자기 애를 창밖으로 던져놓고 그거에 대해서 노래(‘Tears in Heaven’) 만든 거.
-Anton Newcombe(Dandy Warhols)

말투가 맘에 안 들면 대통령도 탄핵해버리는 동방예의지국, 한국에서는 상상도 못할 수위다. 우리에겐 일베가 있다고? 자고로 독설에는 위트가 함께 해야 하는 법. 그리고 실명을 까는 건 기본이다. 자기 말에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적어도 Noel Gallagher 정도로 당당할 수 있다면 그런대로 독설가로 인정해줄 수 있겠다. 변 모 씨? 당당하긴 한데 센스가 없으므로 통과.

 

이렇게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영·미 음악계에 연일 날이 선 발언으로 주목 받는 두 사람이 있다. 바로 Smashing Pumpkins의 Billy Corgan과 Foo Fighters의 Dave Grohl이다.  Billy Corgan이야 원래 독설로 유명했지만 그간 밴드 활동이 뜸했던 관계로 별다른 소식을 들을 수 없다가, 최근 낸 앨범들이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하자 본격적으로 입을 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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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lly Corgan의 최근 모습은… 그래서 존 메이어를 닮은 아주 예전 사진을 가져왔다.

Kurt Cobain과 내가 앞장서서 씬의 역사를 썼지. 나머지는 한참 뒤처진 3등이었어. … (누가 3등이었는지 예를 든다면?) … Eddie Vedder 같은 인간들이지. Kurt의 죽음에 대해 죄책감을 느낀다고 떠벌리는데, 그 친구는 누구한테나 그러고 다녀

Pearl Jam의 오랜 팬으로서, 옆에서 저 말을 들었다면 아마 선빵을 날렸을 것이다. 물론 190cm에 육박하는 Billy Corgan에게 붙잡혀 죽도록 맞았겠지만. 여하튼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

알다시피 나는 Beatles Guy이고 Stones Guy이자 Kinks Guy야. 그들은 모두 자신만의 ‘노래’가 있어. 그건 나도 마찬가지고. 근데 Pearl Jam은 그게 없어. 사람들은 흔히 우리가 경쟁 밴드라고 생각하는데, 나는 되묻고 싶어. 대체 나는 누구와 왜 경쟁하는 거지?

그래도 Lou Reed와 달리 Beatles에 대한 존경심은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두 사람 다 동년배들이 잘나가는 걸 고까워했다는 점에서는 도찐개찐이다. 그런 점에서 Billy Corgan은 Lou Reed의 정신을 훌륭하게 계승한 셈이다. 이 독설의 왕자는 팬에게도 자비심이 없다.

예술가로서 내 위치는 변한 게 없어. 근데 내 주변에서 팬을 자처하면서 진정성 운운하던 인간들은 다 어디 있지? 진작 사라졌어.

이와 비슷한 내용의 발언을 2014년 12월 한 달 내내 떠벌여댔다. 2015년에는 안 그러냐고? 그럴 리가 없지. 이에 대해 Sonic Youth의 Kim Gordon 여사가 짜증이 났는지 한마디 했다.

Billy Corgan은 칭얼대는 아기 같아. 아무도 그를 좋아하지 않았어.

요즘 잘 나가는 Foo Fighters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할까? 뜻밖에 평가가 후하다.

Dave Grohl은 훌륭한 뮤지션이고 작곡가야. 하지만 Foo Fighters의 노래는 항상 똑같아. 매번 포장지만 바꿔서 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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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을 수록 얼굴이 피는 Dave Grohl의 최근 모습. 수염을 기른 게 신의 한수였다.

Dave Grohl이 이 말에 어떤 자극을 받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뭔가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 중인 것은 확실하다. 독설가로서의 면모 말이다. 사실 그의 예전 동료야말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독설가였다.

Guns N’ Roses는 정말 재능이 없고 거지 같은 노래를 쓴다. 그리고 그들은 지구에서 가장 유명한 밴드지. 세상에.
-Kurt Cobain

사실 ‘재능이 없다’는 말은 Dave Grohl이 들어야 한다. 적어도 독설이라는 분야에서만큼은. Courtney Love는 화해하기 전 Dave Grohl에게 이런 평가를 했다.

Dave Grohl은 나를 진짜 싫어해. 그러니까 계속 나를 누구보다도 싫어한다는 노래나 쓰지. Kurt Cobain은 그를 누구보다 지긋지긋하게 여겼다고. 아, 기자들 빼고. 여하튼 그놈은 평균 이하야. 그런 놈한테 ‘Nice Guy’라니 말도 안 돼.

이에 대한 Dave Grohl의 반응은 너무도 단순했다.

졸라 못생긴 개 같은 년

이래서야 키보드 워리어라고 하기도 민망하다. 다른 곳에서는 그래도 독설이라고 할만한 걸 날렸다.

(최근 밴드들이 20주년 기념 앨범을 내는 데에 대해) 젠장! 나는 겨우 지난 앨범 하나 가지고 투어 도는 게 너무 맘에 안들어. 심지어 그 앨범을 다시 녹음한다고? 그건 너무 뻔뻔한 짓이잖아. 내가 20주년을 기념한다면 지난 20년이 아닌 앞으로 다가올 20년을 기념할 거야.

뭔가 앞뒤가 안 맞는데? 더군다나 당신은 Nirvana의 [In Utero] 20주년 기념 앨범을 냈다고. Kurt Cobain도 없는데. 아무래도 Dave Grohl은 종합적 사고가 불가능한 것 같다. 그리고 ‘Nice Guy’라는 수식어를 너무 의식하는 것 같다. 뭐 어쩔 수 없지. 사람은 생긴 대로 살아야 하는 법이다. 착하게 살자는 그의 의사를 존중해주자. 근데 요즘 들어 그의 발언들이 묘하게 거슬리기 시작했다.

Lorde의 ‘Royals’를 처음 듣고 나는 1991년의 그런지 혁명이 팝 쓰레기를 쓸어버렸을 때를 떠올렸어요.

Grammy 선정위원들이야말로 진짜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에요. 진정한 공동체죠.

Royal Blood는 락의 미래입니다.

Justin Bieber를 보면 측은한 마음이 들어요.

딸이 소리쳤어요. ‘아빠 전갈이에요!’ 나는 재빨리 사발을 가져와서 그 전갈을 잡았죠. 그리고 모두를 진정시켰습니다. 이게 내 인생이에요.

딸 얘기가 나온 김에 Guns N’ Roses에서 기타를 쳤던 Slash의 얘기를 들어보자.

보컬들이 사이가 안 좋았던 거지 나머지 멤버들은 사이가 좋았어. Dave Grohl 네 애들하고 우리 애들이 다니는 학교도 같아. 학부형회의 같은 데서 볼 수도 있는 거지.

이제 왜 Courtney Love가 Dave Grohl을 가롯 유다에 비유했는지 알게 되었다. 이런 행보가 맘에 들지 않았던 것은 비단 나 뿐만은 아니었던 것도 같고

The Pretender: Why I Can’t Stand Dave Grohl

 

사실 본격적으로 거슬리기 시작한 것은 2012년부터다. 그 해 Grammy 시상식에서 그의 발언은 꽤 큰 반향을 일으켰다.

할리우드에 있는 세계 최고의 스튜디오에서 녹음하거나 최신 컴퓨터를 쓰지 않고 내 차고에 있는 마이크와 아날로그 녹음기로 앨범([Wasting Light])을 녹음했습니다. 우리가 이번에 Grammy를 받은 것은 음악에서 인간적인 면이 중요하다는 걸 보여준 겁니다. 노래와 연주 연습에 신경 쓰세요. 완벽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런 건 컴퓨터에서나 벌어지는 일이죠. 음악은 당신의 가슴과 머리에서 나오는 겁니다.

일견 그럴듯해 보이는 저 얘기는 결국 자기기만일 뿐이다. 녹음이야 차고에서 대충 했는지 모르겠으나 그 음원을 앨범 수준으로 만들어내려면 결국 최첨단 컴퓨터와 고급 스튜디오 인력이 필수불가결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비용은 Foo Fighters 같은 거물 밴드나 감당할 수 있다. 음악이 “당신의 가슴과 머리에서 나오는” 것이라면 굳이 도구를 가릴 필요가 있나? 어쨌든 그 도구에 인간적인 면이 반영될 텐데?

사실 Dave Grohl이 무슨 죄가 있겠나. 이제 밴드 멤버마저 이해할 수 없다는 기사까지 나왔지만, 이 모든 건 그저 그가 유명하기 때문이다. 그게 눈꼴이 시어 보이는 거지. 이렇게 유명해지면 독설을 하지 않아도 독설가가 될 수 있다. 그렇다. 독설가가 되고 싶다면 유명해져라. 그게 이 글의 결론이다.

About 박근홍 (5 Articles)
이명... 박... 같은 개드립을 언제나 치려고 노력 중인 팟캐스트 방송인. 부업으로 밴드 활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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