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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로스(feat. 이승열): Time

로로스의 전성시대

투신하는 장르는 다르지만 일면 로로스와 이승열이 겹치는 영역이 있을 법도 한데, 그건 바로 둘 모두 한음 한음 층을 쌓듯 음을 쌓아 두었다가 둑을 터뜨리듯 한방에 파장을 극대화시키는 전략을 취한다는 점이다(로로스의 ‘I Say’나 이승열의 ‘Fear’를 즐겨 들었던 사람에게는 더욱 이해가 쉬울 것이다). 일가를 이룬 아티스트 둘이 모였다는 것은 일면 기대감을 증폭하는 기제가 되기도 하지만, 어떤 점에서는 개성과 개성이 충돌하며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의문스러울 때도 있다. 다행히도 로로스가 곡을 쓰고 이승열이 부른 ‘Time’은 그런 우를 범하고 있진 않다. 아마 밴드가 이승열을 염두에 두고 곡작업을 해서 그럴 지도 모른다. 여하튼 예측을 벗어나 갑작스럽게 훅 치고 들어오는 도입부의 보컬, 줄곧 슬픔과 비탄으로 일관하는 정서, 3분을 넘어가며 펼쳐지는 멜랑콜리아의 바다 등 우리가 밴드에게 기대한 뭔가를 그대로 돌려준다. 당연한 말이지만 [W.A.N.D.Y]의 그것과는 또 결이 다르다. 당분간 로로스의 전성시대구나.

About 이경준 (145 Articles)
현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 여기저기 불려다니며 글을 썼고, 하나둘씩 망해가는 잡지(웹진)들을 볼 때마다 역시 '이런 건 하면 안된다'고 다짐했다. 그런데 무슨 생각인지 또 이렇게 판을 키웠다. 왜 그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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