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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싸이트 토끼: Wallflower

일렉트로닉도 믿고 들을 수 있다니!

루싸이트 토끼는 집중을 잘한다. 기타에 중심을 잡으면 기타에, 드럼에 힘을 쏟으면 드럼에. 딱히 설명을 듣지 않아도 이 곡에선 어떤 것에 초점을 잡았는지가 바로 확인된다. 덕분에 다른 음악에서 늘 듣던 건반 소리도, 익숙한 박자도 듀오의 음악에선 신기할 만큼 집중된다. ‘감칠맛 난다’라는 표현을 써도 될 만큼 보통의 것을 살려내는 기술이 탁월하달까.

[너와 함께 난 겨울](2014) 이후 일 년 만에 등장한 두 번째 계절 시리즈 [너를 보는 난 여름]에 수록된 ‘Wallflower’는 일렉트로닉으로 나왔다. 어쿠스틱 밴드 구성에 익숙한 팀이 전자 음악에 손을 뻗었다는 것이 의외지만, 이미 작년에 ‘Let Me Dance’로 도전을 시작했고, 앞서 설명했듯 이들의 집중력이 보통내기가 아니기에 무리한 시도로 비치진 않는다.

이 예상만큼 곡은 전자 음악에서 기대하기 좋은 경쾌한 그루브를 지닌 것은 물론이고, 선명한 멜로디까지 겸비하며 일 년의 기다림을 말끔히 보답한다. 중간에 다운 템포로 전환되는 지점도 물 흐르듯 흘러가고, 후렴에서 뽑아내는 리듬은 감상으로도, 몸을 흔들며 즐기기에도 충분하다. 감히 루싸이트 토끼에게 이런 매력이 숨어있나 의심될 정도. 지금의 컨디션이라면 전자음악으로만 구성된 미니 앨범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아니, 이들은 할 수 있다.

About 이종민 (55 Articles)
음악 글쓰는 건 평생 한다는 생각으로 천천히 배우며 쓰고 있다. 50년 배우면 50년 써먹을 수 있으니까. 내가 한 말이 아니라 강레오 쉐프가 한 말 인용했다. 현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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