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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동석: B.D.T (Begin Delicious Time)

묵직한 연기자의 가벼운 가수 변신

두 번 보고 세 번 봐도 그가 맞다. 이름과 앨범 커버의 사진, 틀림없는 배우 마동석이다. SNS를 통해 연기와는 다른 푸근하고 귀여운 면모를 드러내 오곤 있다지만 가수 데뷔는 예상 밖이다. 그것도 래퍼. 놀라움과 의아함을 금할 수 없다.

그에게 가수 명함을 덧붙여 주는 데뷔 싱글 ‘B.D.T (Begin Delicious Time)’은 경악스러움을 연장한다. 목소리를 낮게 깐 도입부의 짤막한 내레이션(“네 곁엔 내가 있어”)부터 느끼함이 밀려온다. 뒤이어 내뱉는 대사(“목소리 들려줘”, “널 보고 싶었어”)와 고풍스러운 스캣(“예아”)으로 또 한 번 느글거림을 증폭한다. 단 20초 만에 푹 익은 김치, 피클, 무절이를 애타게 찾게 만든다.

이어 마동석은 중간 템포의 나긋나긋한 비트에 래핑을 펼친다. 애초에 기대감이 높지 않았기에 “달라”, “목말라”, “달아올라”, “빨라” 같은 단순한 라임을 잇는 퍼포먼스는 특별히 고약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냥 MC몽의 노래를 데프콘의 목소리로 듣는 듯한 기분이 들 뿐이다. 함께 소화하는 싱잉도 이렇다 할 특징은 없다. 다만 간헐적으로 등장하는 저음의 추임새는 초반의 내레이션과 마찬가지로 거추장스러움을 증대한다.

무미건조한 래핑, 과도한 폼 잡기, 휘성을 흉내 낸 엉성한 코러스 애드리브로 말미암아 유치함과 거북함이 내내 감돈다. 그러나 어느 정도 감미로움을 내는 반주, 무던한 멜로디의 후렴 덕분에 노래는 제법 편안하게 들린다. 애써 발견할 수 있는 장점은 안타깝게도 이것에 불과하다.

노래를 쉽게 하는 시대다. 배우, 개그맨 등 가수 아닌 다른 분야의 연예계 종사자들이 자신의 홍보를 위해서, 혹은 취미 활동의 일환으로 간단하게 음원을 발표한다. 음악에 대한 분명한 숙고 없이 이런 목적으로 만들어진 노래들은 하나같이 너절하다. 마동석도 다르지 않다. 묵직한 연기를 보여 온 이가 쓸데없이 가볍게 변신하고 말았다. 이런 걸 두고 헛짓거리라고 한다.

About 한동윤 (27 Articles)
음악 듣고 글 쓰는 게 고역이라고 툴툴거리지만 하루 대부분을 음악을 듣거나 글을 쓰는 데 보낸다. 로또를 사지 않으면서 로또에 당첨되고 싶다는 원대한 꿈을 꾼다. 라면을 먹을 때 무척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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