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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써드: 메써드 최고의 음반이다. 이제 상을 받아야 한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스래쉬메탈 밴드 메써드의 4집 [Abstract]가 공개되었다. 헤비니스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동의하겠지만, ‘메써드’라는 브랜드는 언제나 신뢰를 충족시켜온 믿음과 사랑의 이름이다. 밴드 커리어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그들의 네 번째 음반 역시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인터뷰는 날씨 좋은 일요일 홍대의 한 카페에서 진행되었고 김재하(기타), 우종선(보컬), 김효원(베이스), 김완규(드럼)가 답변했다. 멤버 모두 안흥찬과 정용욱에게 감사를 표하며 이름을 꼭 언급해달라고 부탁했다.

 

안흥찬의 프로듀싱이 빛을 발한 음반이고, 그 결과 멋진 작품이 탄생했다. 딱히 주문했던 바가 있었나?

김재하: 녹음 들어가서는 80% 이상 흥찬 형 의견에 따랐다. 형이 자주 이야기했던 게 “최대한 드라이하게, 뺄거 다 빼고 가겠다. 너희는 음악에 너무 많은 걸 집어넣으려고 한다. 쓸데없는 게 많다”였다. 기분이 썩 좋진 않았지만(웃음), 마음을 열고 도전했던 부분이라서 기꺼이 받아들였다.

우종선: 내추럴한 부분을 살려보자고 하셨다.

김재하: 형이 해왔던 크래쉬 음악처럼 가자는 거였지. 우리는 그동안 그렇게 하지 않았다. 노트(note)도 많고, 더 익스트림 색깔도 강하고 스피드도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형 말을 전적으로 수용했다.

 

아는 형에게 부탁한다는 게 말처럼 쉬운 건 아니지 않나?

김재하: 무서운 형인 줄 알았다. 그런데 만나 보니까 그렇게 무섭진 않더라(웃음). 내가 크래쉬 6집 때 활동 같이 하지 않았나, 형이랑은 그때 알게 된 거다. 사람들이 오해하는 부분이 많은데, 흥찬 형 무서운 분 아니다. 신념이 강하고 착한 분이다.

 

마지막 작업이 꽤 걸린 것 같다.

김재하: 녹음 기간은 딱 정석대로 갔고, 사전에 준비한 게 이것저것 많았다. 작년 가을에 흥찬 형을 만나서 녹음 이야기를 했으니까 한 9개월 정도 준비했다고 봐야지. 그리고 녹음은 4월에 들어갔으니까 5개월 걸린 거다.

우종선: 녹음은 정확히 7월에 마무리된 상태였다.

 

3집 타이틀은 [The Constant] , ‘상수였고 이번 음반의 제목은 추상을 상징하는 [Abstract]의미는 뭔가?

우종선: 3집의 그늘에 머무르지 않고 변화하고 싶었다. 형이랑 그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했다. 멤버 모두 메써드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찾고 있었는데, ‘상수’라는 단어는 ‘딱 답이 정해진 정형화된 단어’처럼 느껴졌다. 이번에는 그 틀을 깨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저 제목은 메써드의 새 프레임을 만들겠다는 의지로 수용하면 된다. EP [Warrior’s Way]가 과도기적 음반이라고 보면(변화도 있지만 기존 메써드 색깔이 있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이번 [Abstract]는 그로부터 완연히 벗어난 모습이다. 제목에서부터 그걸 반영하고 싶었다. 그러다보니 ‘상수’와는 대척점에 놓인 말인 ‘추상’을 고르게 된 거다.

김재하: 어떻게 보면, 이 타이틀 때문에 아트워크 작업한 분도 애를 먹었다.

 

Niklas Sundin 형 말이군?

김재하: 맞다. Sundin 형이 제목만 보고 그림을 그려야 했다. 우리가 후보군으로 받은게 총 14점이다. 그런데, 와, 무슨…

우종선: 완전 바로크 양식이 나와 당황했다(웃음).

김재하: 1970년대 아트락 음반 같았다. 그래도 우리 익스트림 밴드인데, 좀 심플한 맛이 있어야 하는데 말이지. 결국 최종본은 좋은 게 나왔지만.

 

언제나 그랬듯, Niklas Sundin의 아트워크는 예술이다. 이번 음반은 그 극점을 찍었다고 본다. Machine Head 신보냐고 물어보는 친구도 있더라. 나는 오스트리아 왕가의 문장 같다. 정말 멋진 재킷이다.

김재하: 대표님이 먼저 컨펌을 했고, 그 다음에 우리에게 보내준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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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봤을 때 어땠나?

김재하: 무서웠다(웃음). 처음 봤을 땐 그랬는데, 음악을 들으며 자꾸 보다 보니까 달라지더라.

우종선: 블랙메탈 음반 같기도 했다.

김재하: Sundin 형이 우리 재킷 빨리 해주고 싶다고 들떠했다. 그런데 Sundin 형 아내 분이 출산하게 된 바람에 예정보다 보름 정도 늦어졌다.

 

보컬 우종선의 진화를 엿볼 수 있다. 이미 EP [Warrior’s Way]에서 실력을 보여준 바 있지만, 이번 음반을 듣고는 더 놀랐다. 뛰어난 그로울러인줄만 알았는데 역량이 만개한 것 같다.

김재하: 고맙다. 그렇게 들리길 바랐다.

우종선: 기존 메써드 보컬 분들을 다 좋아한다. 그 중 1집과 2집에서 노래했던 상민 형 보컬의 팬이다. 하지만 이제는 내가 보컬이고, 형의 스타일로 가기는 싫었다. 그리고 요즘 익스트림 밴드 보컬 들어보면 그 보컬이 다 그 보컬 같고, 너무 트렌드 따라 움직이는 것 같았다. 내가 보기엔 그 친구들은 음악을 더 ‘강하게! 강하게!’만 하고 싶어하고, 그래서 “그로울링과 스크리밍을 어떻게 하면 더 강렬하게 집어넣는 것”에만 집착하는 것 같았다. 그들과는 다르게 나는 점점 사라지고 있는 멜로딕한 부분을 살리고 싶었고, 그러다 보니 보컬의 멜로디가 강화되었다.  ‘지르는 노래’에서 ‘부르는 곡’을 하고 싶었던 거다. 그래서 가사도 더 쉽게 썼다. 기존에는 어려운 단어도 많았는데 일부러 더 쉬운 단어를 골라 적었다.

 

‘Chemical Paradise’를 들으면, 클린 보컬에도 상당한 재능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김재하: 흥찬 형도 이 곡 듣고 깜짝 놀랐다 하더라. 처음으로 녹음한 곡이 ‘Chemical Paradise’였는데, 깔끔하게 한방에 간 곡이다. 그게 흥찬 형 방식이다. 좀 틀리고 빗나가도, 느낌만 좋으면 그대로 가는 스타일인 거지. 그 곡 레코딩 끝나고 형이 “재하야, 이거 죽이지 않냐” 그러더라.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형. 형이 그 느낌 살려서 잘 구체화해 주세요” 그랬다. 그때 우리가 가고자 하는 방식과 종선이의 보컬이 제대로 맞물리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첫 번째 특징을 우종선 보컬의 진화로 둔다면 두 번째 특징은, ‘극적 구성의 극대화로 보고 싶다. 재하 씨는 언제나 극적 구성을 강조했는데, 그게 이번 음반에 와서 정점을 이룬 것 같다. 스래쉬 특유의 미학과 멜데스의 강렬함이 마치 원래부터 한 몸이었던 것처럼 연결되는 지점은 압권이다. 가끔 구슬프기도 하다. 스래쉬적 표현이라는 것은 김재하에게 어떤 의미인가?

김재하: 맞다. 나는 항상 드라마틱한 구성에 신경써왔다. 그런데 지금 활동하는 많은 밴드들은 ‘트렌드의 기준’에 맞춰서만 움직인다. 이를테면 멜데스 밴드들은 멜데스적인 음악만 하고, 메탈코어 밴드들은 메탈코어만 들입다 판다. 뿌리가 없는 거다. 우리는 다 1970년대생이고, 여러 음악을 들어온 사람들이다. 1980년대에 나왔던 스래쉬를 사람들은  ‘스래쉬’라는 이름으로 퉁치는 모양이지만 자세히 들어보면 그 내부에 굉장히 다양한 스펙트럼의 음악이 들어있다. 그런 음악을 들으면서 ‘이 다양한 음악처럼 하나에 국한되지 않은 음악’을 해보고 싶었다. 기본 골격은 스래쉬를 유지하겠지만 가능한 한 많은 요소를 더해보자. 그게 내 신조다.

우종선: 스래쉬를 하는 밴드냐, 스래쉬를 기반으로 삼는 밴드냐. 내가 보기에 메써드는 후자 쪽이다.

김재하: 기타 인스트루멘틀 이런 음악도 엄청 좋아하는데, 그런 음악도 들어 있다. 둠이나 블랙메탈도 깊이 파 내려갔는데, 심지어 그런 성분들도 녹아 있을 것이다.

 

밴드로의 조화, 유기성에 신경 쓴 3집의 연장선상에 있지만, 이번 음반은 각 악기의 표현이 강조된 것처럼 들린다. ‘Lost Revolution’ 이나 ‘Elimination Dance’가 대표적인 예일 것이다. 그런데도 전체 그림과의 조화를 죽이지 않는다.

김재하: 4집이라는 무게감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있었다. 아마 그 전이었다면 시도조차 하지 못했을 것이다. 지금까지 50곡 정도가 메써드의 이름으로 발표되었는데, 그중 90%가 내가 작곡한 곡이다. 그렇게 작업을 해오다보니 이제 ‘쓸데없는 걸 버릴 줄 알게’ 되었다. 관건은 불필요한 부분을 최소화시키고, 각 악기를 살려주되 그것이 전체 앨범을 해치지 않게끔 하는 것이다.

 

김재하/우종선의 기타 인터플레이 또한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간결해졌다. 확실히 예전 5인조 때와는 플레이가 달라졌음을 느낀다.

김재하: 5인조로 할 때는 개개인의 실력을 최대한 끌어올려 누구도 따라하지 못하는 음반을 만드는 게 목표였다. 파트너에게도 ‘너의 테크닉, 나의 테크닉 최고조로 펼쳐내 보자’고 주문했었으니까. 3집까지도 그랬다. 그러다 EP에 와서 종선이가 기타와 보컬을 맡게 되니까, 우선은 ‘비지 않으면서도 메써드 색채를 버리지 않는 기타 사운드’를 구현하고 싶었다. 어떻게 보면 이번 4집을 기점으로 새로운 메써드 사운드가 정립되었다고 할 수 있다.

우종선: 기타 플레이어와 보컬리스트가 구분되는 밴드의 경우, 착착 맞아 돌아가는 사운드를 낼 수 있다. 그게 장점이다. 기타는 기타대로, 보컬은 보컬대로 흘러가면서 전혀 서로의 영역을 터치하지 않는 사운드. 메써드 2집이 그런 과의 음악일 것이다. 알다시피 보컬과 기타를 같이 하게 되면 그렇게 하는 게 어렵다. 하지만 둘 다 놓치기는 싫었다. 나도 보컬리스트이기 전에 기타리스트이기 때문에 기타는 기타대로 비중을 줄이긴 싫었고, 기타 욕심을 다 접지는 않았다. 노력하기 나름인 것 같다. 허나 재하 형 말처럼 ‘극한까지 내려가 각자의 기타 테크닉을 끌어낼 여유’까진 없었고, 사운드가 허해 보이지 않는 데 중점을 두고 연주했다.

김재하: 음반으로 들은 게 그대로 라이브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흥찬 형이 “음을 빼라”고 한 이유도, “라이브때는 이 음악이 안 나온다”는 이유였다. 리스너가 들었을 때 “뭐가 빈 것 같은데”라는 느낌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노트를 앞뒤로 바꾸고, 베이스나 드럼 킥으로 그 빈 공간을 채워보려고 무지 고민을 했다. “뭐야, 라이브가 더 좋잖아”라는 말이 나올 수 있도록 말이지.

 

적지 않은 팬들이 김정호의 공백을 아쉬워하고 또 걱정했는데, 김완규의 영입은 신의 한 수가 아니었나 싶다. 김정호의 장점이 ‘초인적인 블라스트’였다면, 김완규의 장점은 밴드 최적화’가 아닐까 싶다. ‘Dust Devil’을 들으면 그런 생각이 든.

김완규: 내가 좋아하는 플레이를 최대한 메써드 음악에 맞추려고 했다. 하고 싶은 연주는 굉장히 많았는데, 곡 하나하나를 살려주는 게 드러머의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앞으로 더 보여줄 것이 많다. 라이브를 기대해 달라.

 

가장 좋아하는 드러머가 누군가?

김완규: Derek Roddy와 George Kollias를 좋아한다.

 

재하 씨는 처음 완규 씨의 드럼을 들었을 때 어땠나?

김재하: 스피드만 빠르구나(웃음). 놀라움 반, 걱정 반이었다. 그러다 이 친구를 멤버로 받아야겠다는 결심을 굳히게 된 계기는 이 친구가 하는 노력을 본 이후다. 자신이 뭘 해야 될 지도 알고, 무엇보다 메써드 음악에 대한 연구가 엄청나다. 원래 완규가 혼자 연습할 때는 잘 되던 플레이들이 멤버들과 같이 하면 나오지 않았었다. 못하는 연주는 아닌데, 긴장을 심하게 했던 거지. 그런데 이 친구가 어느 순간부터 다 맞추더라.

 

비교적 짧은 시간 맞춰봤을 뿐이지만 효원 씨와의 플레이도 잘 맞는다. 효원 씨는 처음 이 친구를 봤을 때 어땠나?

김효원: 그냥 그렇네(웃음). 나아지겠지. 그렇게 봤다. 기본기야 있는 친구고, 우리 스타일을 안 해봐서 그런 거니 믿고 놔뒀다.

 

그럼 이전에 익스트림 밴드 활동은 해본 적이 없나?

김완규: 해본 적은 있지만, 메써드 음악은 내겐 어려운 음악이었다. 지금도 어렵지만. 1집-2집-3집의 분위기도 다 다르고 말이지. 여전히 공부할 게 많다. 이번 4집 음원에선 해내지 못했던 사운드도 라이브에선 연주할 수 있도록 연습하고 있다. 늘 학습하고 연구해야만 라이브를 제대로 해낼 수 있다. 그 부분에선 대단한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 형들이야 워낙 잘하는 분들이고, 이제 나만 잘 하면 된다(웃음).

우종선: 경준 씨가 말했다시피 내가 보기에 정호 형의 강점은 “초인적인 블라스트비트”인데, 완규는 ‘발’에 큰 강점을 가지고 있다. ‘After Burn’이 둘을 비교하며 들을 수 있는 좋은 사례일 것이다. EP에도 있던 곡인데, 새로 녹음한 버전에는 드럼이 더 빡빡하게 들어가 있다. 3번 칠 곳에 4번 치고 그런 게 있다. 노트가 많다.

김완규: 개인적으로도 노트가 많고 빠른 곡을 선호하는 편이다. 3연음도 중요하지만, 이 부분에서 더 타이트하게 가야한다고 그러면 4연음 처리를 하거나, 혹은 테크니컬한 필인을 넣거나 했다. 아쉬움이야 항상 있지만.

김재하: 앨범이라는 게 늘 그렇다. 끝내면 항상 아쉬운 게 생긴다.

 

작사가로서의 우종선의 재능 역시 언급하고 싶다. 가사가 어느 때보다 명징하고 또박또박하게 들린다. 익스트림 메탈에서 이러기 쉽지 않은데 말이다.

우종선: 흥찬 형에게 많이 배웠다. 큰 은혜를 입은 느낌이다. 재하 형도 반신반의했을 것이다. 기타만 치던 친구가 보컬도 한다고 했으니까 말이지. [Warrior’s Way] 공개할 때까지만 해도 “내가 할 수 있는 게 뭘까” 갸우뚱하고 그랬는데, 이번에 흥찬 형과 작업하면서 크게 개선되었다. 발음도 그렇고, 호흡도 그렇고, 창법도 그렇다. 흥찬 형이 요구했던 게 “종선아, 힘 빼고 해”라는 거였다. 나는 메탈은 더 세고 강하게 부르면 다라고 생각했는데, 형의 말처럼 “살살” 불렀다. 이렇게 살살 불러도 될까 싶었는데, 역시 형의 조언을 듣길 잘했다.

 

‘Downfall of Doom’을 작곡하기도 했다. 앞으로 작곡 지분을 늘릴 생각이 있는가?

우종선: 여유만 있다면(웃음).

김재하: 나도 전과는 시각이 달라졌다. 처음에는 다른 사람이 작곡하면 밴드 정체성이 사라진다고 봤다. 메써드라는 밴드의 정체성을 유지하려면 내가 다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종선이는 내가 이 친구 고등학교 때부터 알던 사이기도 하고, 또 잘 맞았기 때문에 “같은 곳을 본다면 한번 해봐”라고 먼저 제안을 했다. 제안이라기 보다는 닦달을 했다. “종선아 좀 줘라. 이제는 줘야 하지 않니. 종선아.”(웃음) 그렇게 해서라도 종선이 곡을 넣고 싶었다. 다음 앨범에서도 얼마든지 다른 멤버들 곡을 받을 의향이 있다. 보고 X같으면 다 찢어버리겠지만(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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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es on Your Lip’은 도발적인 트랙이다. 이런 말하긴 뭐하지만 가장 댄서블한 트랙이기도 하다.

김재하: 어떻게 보면 일종의 콘셉트다. 앨범 전체를 들었을 때 이런 즐거움 하나 남기고 싶은 게 있었다. 우리 음악을 많이 들었던 친구들이 음반을 플레이했을 때 “어, 이상하지만 이 정도면 충분히 수용할 만한데”라는 반응도 보고 싶었다.

우종선: 올드한 구조에 올드한 보컬 스타일을 심어본 곡이다. Testament 초기작의 느낌을 살려 보고 싶었다. 메써드 답지 않게 뻔한, 정형화된 정박 리듬에 떼창이 나오는 곡인데 그게 또 재미다.

 

메써드 음반에 감초처럼 삽입되는 ‘Cry of Liberation’을 빼놓으면 섭섭하다이걸 모아서 나중에 음반으로 발매해도 좋을 것 같다. 벌써 3탄이지 않나.

우종선: 이번이 마지막일 것 같은데.

김재하: 음반으로 내고 싶은 생각도 있다. 의외로 파트 1부터 이 트랙을 좋아하는 분이 많더라. 그분들을 위한 선물 같은 개념이다. 뜬금없지 않으려고 트랙 위치까지 치밀하게 계산했다.

 

EP 수록곡 ‘After Burn’을 다시 수록했다. 더 강력한 버전으로 탈바꿈했다. 애초부터 정규에 실을 계획이 있었나?

우종선: EP 수록곡 중 하나는 정규로 가져오고 싶었다. 그 중에서 이 곡이 선택된 건, 완규가 들어왔기 때문이다. 이 친구랑 잘 맞을 것 같았다.

김재하: 이번 정규에 넣을 계획은 없었다. 이번에 실리지 않았던 다른 곡들도 많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이 곡을 굳이 실은 건, 완규의 플레이를 잘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해서다.

김완규: 처음 밴드에 들어와 곡을 듣는데 처음으로 필이 온 곡이 이 곡이다. 가장 좋아하고 자신 있던 곡이기도 해서 내 플레이를 잘 보여줄 수 있겠다 싶었다.

김재하: 너 때문에 넣은 거야(웃음).

 

후반부로 갈수록 뒷심이 붙는 괴상한 음반이다. 후반부 곡들이 더 좋다. 마지막 곡 ‘Violence Death’ 듣곤 전성기 Kreator가 떠올랐다. 작정하고 후반부를 배열했다는 생각이 든다.

김재하: 흥찬 형의 ‘베스트 곡’이 이거다. 길이도 짧고, 스래쉬가 드러낼 수 있는 모든 미학을 다 제시한 곡이다. Morbid Angel 듣는 것 같다고 하더라(웃음). 스래쉬란 우리의 장점을 특화시켜줄 수 있는 ‘받침’ 같은 거다. “우리에게 스래쉬를 원해? 그럼 보여줄게. 할 수 있어. 맛만 봐”, 그런 말을 하고 싶은 곡이다.

우종선: 요즘 메탈을 듣는 친구들에게 들려주면 이 곡은 데스메탈이다. 하지만 사실 이스타일은 예전 스래쉬 밴드들이 다 연주했던 스타일이다. “우리 음악의 뿌리는 데스가 아닌 스래쉬에 있다”는 걸 말하고 싶었다.

김재하: 전체적으로 이런 스타일로 곡을 다 쓸 수도 있었다. 그런 자신감이 있었다.

 

이제 장르를 논하는 건 진짜 무의미하다고 본다. 스래쉬에 대한 애정은 팍팍 느껴지지만, 올드 스쿨의 컨벤션에 갇히지 않았음은 물론, 전형적인 멜로딕 데스라고 보기도 힘들다.

김재하: 그렇다. 이런 말이 나올 줄 알았다. 우리는 최신 음악을 무시하는 밴드가 아니다. 그걸 스래쉬라는 그릇 안에서 잘 정제해 우리만의 음악을 하는 밴드다. 그래서 언젠가는 ‘스래쉬 밴드’라는 명칭이 우리 앞에서 떨어지리라는 걸 각오했다.

 

조일동 평론가의 말처럼 “이제 멤버들이 해낼 수 있는 바는 다 했고, 출중한 프로듀서만 붙으면 된다는 게 정답이었던 것 같다. 훌륭한 음반을 내줘 고맙다. 이제 더 주목만 받으면 된다.

김재하: 우린 언제나 해외로 갈 준비가 되어 있다. 음악 비즈니스 쪽에서 밴드가 할 수 있는 건 한계가 있다. 특히 헤비니스 쪽은 ‘매니지먼트’라는 토대도 잘 되어 있지 않다. 인맥으로 판로를 만들어야 하는데, 그게 어렵더라. 그래도 나가고 싶다. 한국에서 활동하지 않는다는 게 아니라, 더 큰 무대에서 활동해보고 싶다는 거다.

우종선: 미국이나 영국으로 진출하는 한국 락 밴드들이 늘어났다. 그런데 한국 밴드이기 때문에 가능한 외형을 가진 밴드들이 주로 나가게 되는 것 같더라. 그런 음악은 그쪽 사람들이 보았을 때, “와, 이런 음악도 있네!”라며 신기해하고 관심 가져줄 수 있다. 그런데 메탈은 그쪽 시장에 널린 음악들과 동일한 컨벤션 안에서 경쟁해야 한다. 그런 데서 오는 부담이 있는 것 같다. ‘한국형 메탈’이 나오기는 좀 그렇지 않나?

김재하: 그런 말은 난 의미 없다고 본다. 한국형 메탈이라는 말은 없다. 그런 발상으로 음악을 만들면 더 괴상해질 것 같다. 우리 밴드의 음악을 더 양질의 작품으로 만들어내면 된다. 그 친구들보다 잘 할 자신이 있다. 공연할 기회라도 주어지면 좋겠다.

 

탄탄한 팀워크, 관습적이지 않은 리프, 장르를 넘나드는 표현력, 레코딩 퀄리티. 단연코 메써드의 최고작이라고 본다. 2015년은 가히 국내 헤비니스 대폭발의 해다. 상 받을 자신이 있나?

김재하: 그에 대해 말할 게 있다. 두 번이나 ‘한대음’에 노미네이트 된 건 감사한 일이다. 하지만 이젠 4집이다. 이제는 받아야 한다. 모든 것을 쏟아 부은 작품이기 때문이다. 하드한 음악을 조금이라도 접해본 분이라면 다 좋아할 것이다.

우종선: 스트레이트한 음악이 줄고 있는 시대다. 헤비 씬에서 나오는 음악들도 ‘꿀렁꿀렁한 리듬’ 위주의 음악들이 대세가 된 시대인데, 우리는 역으로 더 스트레이트하게 갔다. 음반을 들어본다면 그 매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4집 공연 계획은?

김재하: ‘잔다리 페스타’에 나간다. 그리고 10월엔 매주 공연이 있을 것이고, 11월에 단독공연이 잡혀 있다.

 

준비한 질문은 여기까지다. 혹 더 말하고 싶은 게 있는지.

김재하: 올해 헤비니스 씬에서 좋은 음반이 많이 나왔다. 그렇기에 그 음반들과 선의의 경쟁을 할 수 있게 되었다고 본다. 만일 격 떨어지는 음반만 쏟아졌다면 이런 기분이 들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괜찮은 음반들이 여럿 배출된 상황이고, 그럴수록 더 자신감이 생긴다. 4집이 이런 무드를 타고 나와서 너무 좋다. 하지만 잘 들어본다면 [Abstract]가 독보적이라는 걸 알게 될 것이다.

 

 

About 이경준 (145 Articles)
현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 여기저기 불려다니며 글을 썼고, 하나둘씩 망해가는 잡지(웹진)들을 볼 때마다 역시 '이런 건 하면 안된다'고 다짐했다. 그런데 무슨 생각인지 또 이렇게 판을 키웠다. 왜 그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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