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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탈 몇 장 : 2017 상반기

상반기의 메탈 몇 장

바로 내일도 내다보기 어려운 게 인생사인지라 이명의 미니뷰도 쉰 지가 꽤 오래 되었습니다. 메탈웹진으로 자리매김하려는 듯한 이명의 이미지를 제고하려는 의도의 발로인 측면도 있었습니다만 미니뷰를 통해 소개되었어야 할 앨범들도 재고 쌓이듯 차곡차곡 쌓여만 갔던 시간이었습니다. 원래 물건이라는 것이 사 두면 자랑하고 떠들고 다니고 싶듯이 리뷰도 가끔은 그렇게 휘갈기고 싶을 때가 있는가봅니다. 그러면 왜 제때 써서 올리지 않았냐 물으신다면 사는게 다 그랬다는 웃기는 변명을 더해봅니다. 써 두었듯이 웃긴다는 건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상반기가 지나가는 마당에 올라가지 못했던 앨범들 몇 장에 대한 얘기를 풀어봅니다. 물론 제 글에서 대개 기대하시는 것들이 그렇듯이 올라가는 건 전부 메탈 앨범들입니다. 10장도 아니고 왜 7장밖에 없느냐 하면 7월에 올라오는 글이기 때문이라는 웃기는 변명을 하나 또 덧붙여 봅니다. 그래도 반응 좋으면 또 올라올 수도 있겠지요. 안 그렇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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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ernäl Mäjesty [No God]
[One Who Points to Death] 이후 13년만의 신작. 전작도 사실 훌륭한 앨범이었음을 생각하면 그 다음에 13년이나 쉬어야만 했을까 싶지만… 언제는 장사가 잘 됐던 밴드도 아니었던만큼 넘어가자. 전작이 최근의 독일 스래쉬 마냥 데스메탈 느낌을 강하게 담은 앨범이었다면(따지고 보면 그 ‘독일 스래쉬’ 앨범들보다 이들의 전작이 먼저기는 했다) 이번에는 좀 더 스래쉬의 원형에 가까워진 사운드이다. 하긴 캐나다 스래쉬 레전드이니 그렇게 가는 게 당연한 걸지도 모르겠다. ‘Enter the World of the Undead’ 가 아마도 앨범의 백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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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ctuary [Inception]
[Into the Mirror Back]의 그 밴드의 1986년 스튜디오 레코딩을 리마스터한 앨범이라고 한다. 문제는 이 ‘1986년 데모’가 이전에 전혀 알려진 바가 없는 음원이라는 점이고, [Refuge Denied]에 빠져 있는 곡도 2곡이나 있다. 그 2곡이 솔직히 그리 나쁘지 않다는 점에서 굳이 앨범에서 왜 뺐는지는 모를 일이다. 어쨌든 데모는 데모니까 정규반만 못한 음질을 제외한다면 곡이야 그 시절 메탈의 팬이었다면 충분히 만족할 만하고, 거칠다는 면에서는 Sanctuary(와 Nevermore)의 앨범들 중에서는 최고급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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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ist [So True, So Bound]
이 양반들이 언제 Prosthetic Records로 이적했는지도 몰랐다(사실 이 레이블은 내게는 데스메탈 레이블 이미지가 별로 없다). 멤버가 멤버이다보니 당연히 Cynic과 [Human] 이후의 Death를 짬뽕한 듯한 사운드인데, 거기에 Periphery풍 코어 사운드와 약간의 프로그레시브를 더한 게 이번 앨범에 가까울 것이다. ‘Happily Ever After’ 에서는 잠깐 Porcupine Tree 생각도 났다. Periphery를 좋게 들었다면 이 앨범이 아마 나쁘게 들릴 리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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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igin [Unparalleled Universe]
Origin 정도로 연주를 한다면야 앨범이 구리게 나오기도 쉽지 않겠지만 이 정도 레벨의 밴드들에게는 팬들이 요구하는 정도와 스타일이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원래 Origin이 이렇게 트레몰로를 많이 써먹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Hate Eternal의 예전 모습이 조금 겹치는 감이 있다). 덕분에 밴드가 이전에 보여주었던 테크니컬 리프 가운데 실린 그루브는 날이 무뎌졌다는 느낌이 있다. 뭐 그만큼 예전보다는 다양한 모습들이 등장하는 앨범이기도 하니 아마 만족하는 이들도 많을 것이고, 평론가라는 직함을 달고 있는 이라면 더욱 기껍겠거니 싶다. 나는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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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esiarch [Death Ordinance]
예전에 앨범 한 장 내고 사라진 러시아 블랙메탈 밴드 Heresiarh(말이 블랙메탈이지 겁나 빵빵대는 사운드이긴 했다. 하긴 드래곤 메탈이 웬말인가) 생각이 나서 구해본 밴드이지만 당연히 전혀 상관없는 뉴질랜드 데스메탈 밴드. 세상 아래 마냥 새로운 건 없다지만 Bolt Thrower를 참 열심히 따라하고 있는데, 그렇다곤 하더라도 요즘 이만큼 Bolt Thrower를 ‘충실하게’ 따라하는 데스메탈 밴드는 보기 드물다. 내가 Bolt Thrower를 아주 좋아한다는 점도 평가에 영향이 없지는 않을게다. 무난하다.

Barathrum-Fanatiko
Barathrum [Fanatiko]
이 핀란드 ‘블랙메탈’ 레전드는 2005년에 [Anno Aspera : 2003 Years After Bastard’s Birth]를 마지막으로 해체할 것…처럼 하다가 갑자기 금년에 [Fanatiko]를 내놓았다(뭐 말하고 보니 2014년에 나온 EP도 있긴 하다). 일단 베이스가 붕붕대다 못해 블랙메탈풍 락큰롤이 되어버렸던 시절의 사운드보다는 [Hailstorm]이나 [Eerie]의 좋았던 시절에 가까우니 팬이라면 만족이야 보장된다고 할 수 있다. ‘On the Dark River Bank’ 같은 곡에서는 블랙메탈 밴드가 ‘creepy’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방법의 정석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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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ck Starr’s Burning Starr [Stand Your Ground]
Jack Starr가 길지야 않았지만 Virgin Steele에 있었기 때문에 보통 이 밴드는 ‘Virgin Steele 출신이 주축이 된 미국 올스타 메탈 밴드!’ 식으로 홍보되는 편이다. 물론 멤버들이 거쳐온 밴드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아예 거짓말은 아니지만 아마 ‘마이너’란 표현은 레이블 임의로 생략했을 것이다. 앨범 커버도 이렇겠다 동명 타이틀곡에서는 10분짜리의 장대한 서사를 표현하려 하지만 그보다는 80년대 헤비메탈의 정석을 재현하는 ‘Hero’나 Iron Maiden 마이너 카피 느낌을 섞은 ‘The Sky is Falling’이 기억에 남는다. 하긴 그러다보니 마이너 올스타 메탈 밴드가 돼버렸겠지만.

About 빅쟈니확 (83 Articles)
워리어 알통 터져 죽었다는 기묘한 부고기사에 눈물지으며 메탈을 듣던 머리 큰 아이가 나이가 들어서도 메탈을 끊질 못하다가 결국은 글까지 쓰고 있다. 뭔가 흐름이 괴상한 것도 같지만 인생이 뭐 그렇지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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