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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신: I am A Dreamer

묵직한 귀환

박효신은 역시 한국인이 사랑하는 보컬리스트다. 여섯 번째 정규 앨범 이후 무려 6년이란 공백기를 가졌음에도 신보를 내자마자 음원 차트 정상을 거머쥐었다. 그간 파산과 소속사 이적 등, 음악보다 음악 외적인 소식이 더 많았고, 별다른 홍보를 펼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대단한 성과다.

2014년에 공개한 ‘야생화’부터 시작한, 길고 긴 작업 과정의 마침표는 [I am A Dreamer]다. 당장 눈에 띄는 부분은 작사, 작곡의 참여진인데, 단 한 곡도 그의 손을 거치지 않은 노래가 없다. 그만큼 앨범을 만드는 내내 직접 챙긴 부분이 많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노래는 물론이고 음악마저 온전히 그의 손길이 닿은 신작은 시대에 흐름에 맞춰 눈치 봤던 6집 [Gift] 시리즈보다 더 그의 앨범답게 들린다. 먼저 창법부터 살피자. 적지 않은 이들이 박효신의 폭발을 기대했겠지만, 의외로 그러한 호흡은 사전에 공개한 ‘야생화’를 끝으로 차단해 버린다. 폭발을 거세하며 부드럽게 다가오는 ‘Home’, ‘숨’, ‘꿈’의 트랙들은 17년 차 가수의 절제미를 확실히 드러낸다.

‘Shine Your Heart’와 ‘HAPPY TOGETHER’는 ‘It’s Gonna Be Rolling’ 등 경쾌한 곡에 대한 갈증을 풀어내는 노래다. 그를 떠올릴 때 확보되는 대표 표현법 중 한 가지인데, 덕분에 앨범에 대한 인상이 훨씬 유연해진다.

이 부분이 신작의 가장 중요한 지점이다. 오랜만에 등장한 만큼 음악적으로 어떤 것을 해내겠다는 강한 의지보다는, 박효신이란 가수의 존재, 대중에게 다가가는 접근법, 이 두 가지를 최우선으로 염두 했다. 물론 정재일과 Mamas Gun의 리더 Andy Platts가 해결해놓은 편곡 방식이 대중 친화적이라고 볼 순 없지만, 빈티지한 사운드를 내면서도 편하게 다가가려는 노력은 확실히 캐치 된다.

덕분에 혼자서 많은 것을 도맡았음에도, 균형이 흐트러지지 않은 앨범이다. 함께 참여할 작곡가, 편곡가를 선택한 안목도 훌륭하며, 프로듀서로서 어떠한 앨범을 내야 할지에 대한 판단도 적합하다. 다만, 2014년부터 매년 한 곡씩 공개한 싱글을 제외하면 겨우 여덟 곡밖에 되지 않은 양은 오랜 기다림에 대한 보상을 충분히 해결하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음색만큼은 특허받은 존재를 자랑하지만, 그 기능을 충분히 사용하지 못한 부분은 아직 풀지 못했다고 할까. 17년 차 가수의 고민 치고는 조금 쑥스러운 숙제다.

3.5 Stars (3.5 / 5)

 

About 이종민 (55 Articles)
음악 글쓰는 건 평생 한다는 생각으로 천천히 배우며 쓰고 있다. 50년 배우면 50년 써먹을 수 있으니까. 내가 한 말이 아니라 강레오 쉐프가 한 말 인용했다. 현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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