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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러시안: 밤마다

모든 가사는 경험으로부터 나오는 법

오해는 말자. 밴드명만 보고 호떡 같은 노래를 찍어내는 홍대앞 버스킹 300팀 중 하나로 생각해선 곤란하다. 그러므로 잠깐 소개 먼저. 블랙러시안은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에서 은상을 수상했던 리더 김예나를 중심으로 결성된 락 밴드다. 여기저기 모던락 밴드로 규정되고 그렇게 소비되는 모양이지만, 자세히 들어보면 오히려 한국에선 찾기 힘든 ‘어덜트 컨템포러리’의 한 변형에 가깝다. 당연히 한국에선 진공상태인 시장이지. 그 덕택에 이들이 계속 일정 수위 이상으로 치고 나가지 못하는지도 모르겠다. 이 곡 ‘밤마다’를 감상해보자. 감정의 강요나 폭력 없이 이런 반전을 연출할 수 있다는 건 쉬운 게 아니다. 물론 곡들이 비슷하다는 치명적 약점이 있지만 이대로 묻히기엔 아까운 밴드다. 그래서 여기 적어본다. 솔직히 연애와 이별의 치명적 일상성을 그려낸 이 가사에 기운다. “밤마다 너를 지우고 깨면 다시 널 그리던 나는/너의 시계가 되고 너의 달력이 되서/결국 너를 위한 내가 되어/밤마다 너를 지우고 깨면 다시 널 그리던 나는/너의 시계가 되고 너의 달력이 되서/결국 너를 위한 내가 널 잊을 수 있을까.”

About 이경준 (145 Articles)
현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 여기저기 불려다니며 글을 썼고, 하나둘씩 망해가는 잡지(웹진)들을 볼 때마다 역시 '이런 건 하면 안된다'고 다짐했다. 그런데 무슨 생각인지 또 이렇게 판을 키웠다. 왜 그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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