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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소리: Secret Garden

서로가 마련한 쉼터

하우스룰즈의 서로가 ‘서로 소리’란 이름으로 돌아왔다. 2011년 첫 솔로 데뷔작 [New Vintage]를 내놓은 것과는 다르게 활동명을 바꾸면서 ‘다른 프로젝트’임을 안내한 셈인데, 음악을 들어 보면 굳이 이름까지 바꾸고자 한 의도에 절로 수긍하게 된다. 그간 굵직한 선율과 빠른 비트로 뜨거운 밤을 그려낸 세계관에서 벗어난, 담백하고 차분한 진동이 휴식을 안내하기 때문이다.

뮤지션 서로의 디스코그래피 전체를 놓고 봐도 [Secret Garden]의 등장은 어색하지 않다. 파티 문화를 전파하고자 춤추는 멤버를 영입하며 클럽 공연에 열중했던 하우스 룰즈는 늘 강했으니까. 힘차게 달렸던 음악들이 쌓였으니, 휴식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다가왔을 것이다.

어느덧 정식 데뷔가 10년이 된 그의 음악에서 [Secret Garden]은 쉼표 역할을 훌륭하게 해낸다. 음원 회사에 등록된 이 앨범의 장르는 ‘재즈 힙합, 일렉트로닉 팝, 라운지’ 등으로 뒤섞여 있으나, 앨범을 관통하는 단 하나의 스타일은 ‘라운지’다. 곡의 제목부터 살펴보자. ‘Shilla Harmony (新羅和音)’, ‘City Meditation’, ‘Remedy’로 정리된 명찰은 단어들만으로도 의도를 눈치챌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재즈 힙합의 구성들을 주로 차용했으나, ‘City Meditation’의 새소리와 ‘Shilla Harmony (新羅和音)’, ‘Remedy’의 건반 소리를 통해 도심 속의 쉼터를 만나고자 하는 목적을 분명히 전달해낸다.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에 필요한, 그리고 지금 그에게도 필요한 도시 속의 비밀 정원을 직접 만든 셈이다. 비록 이 앨범의 자극이 하우스룰즈만큼은 아니겠으나, 적어도 다섯 곡이 표현해낸 휴지(休止)의 여운은 오래갈 만하다. 더불어 기존의 스타일을 배제하고 다른 기술을 쓴 부분도 기억해야 할 점이다. 그는 쌓이는 경력에 걸맞은 도전을 하나씩 행하고 있으니까.

3.5 Stars (3.5 / 5)

 

About 이종민 (55 Articles)
음악 글쓰는 건 평생 한다는 생각으로 천천히 배우며 쓰고 있다. 50년 배우면 50년 써먹을 수 있으니까. 내가 한 말이 아니라 강레오 쉐프가 한 말 인용했다. 현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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