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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수미: 한여름의 어떤 낭만을 담아 보려고 했다

 

세이수미는 광안리의 낭만을 서프 선율에 실어 보내는 부산의 4인조 인디락 밴드이다. 얼마 전 7월 이들의 EP [Big Summer Night]가 릴리즈되었다. 인터뷰 내용에도 실려 있지만 이번 EP는 ‘뜨거운 계절’의 어떤 경관을 소소하고 잔잔하게, 하지만 꽤 날카롭게 포착한 그들만의 어떤 시선이라 하겠다. 멤버들이 부산에 있는 관계로 이 인터뷰는 이메일로 진행되었고, 멤버 김병규(기타와 코러스)가 주로 답변해주었다.

 

반갑다. 우리는 웹진 이명이라고 한다. 먼저 인사부터 하자. 이번 음반 참 좋다. 여러 곳에서 지적되었지만, 정말 멋진 여름 음반이다. 우선 ‘Big Summer Night’라는 제목부터 그렇다.

반갑다. 그리고 좋게 봐주니 고맙다. 애초에 앨범의 콘셉트를 여름으로 맞추고 작업된 앨범이다. 당연히 앨범의 이름이나 곡들도 여름을 생각하며 작업되었다. 녹음 전부터 ‘Summer Night’를 염두에 두었고 앨범 타이틀을 정하는데도 반드시 넣고 싶었던 단어들을 조합해서 만들었다.

 

한여름의 한 구석을 잘라낸 것 같은 재킷 사진도 인상적이다. 사진 찍은 분은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분인가?

그렇다. 1집 [We’ve Sobered Up] 수록곡 ‘One Week’의 뮤직비디오를 제작하며 알게 되었다. 뮤직비디오 촬영에 도움을 주었고 중간에 나오는 작은 무인 카페의 사장님이기도 하다. 여행과 사진을 사랑하는 21세기에 몇 남지 않은 낭만가로 보인다. 1집 뮤직비디오에 나왔던 무인 카페는 지금은 운영하지 않고 개인 작업실로 사용중이다.

 

전작에 이어 친구인 Casey McKeever가 프로듀스를 담당했다. 밴드의 사운드를 누구보다 잘 알 것이니, 확실히 편하게 작업했으리라 생각된다. 어떤가?

그렇다. 1집이 나온 시점부터 다음 앨범에도 작업을 부탁한다고 미리 말해뒀었다. 지니어스(Genius)의 드러머로, 바비돌스(Barbie Dolls)의 기타/보컬로 활동하는 능력 있는 뮤지션이기도 하고, 다행히 우리의 음악을 좋아해주고 우리가 원하는 방향을 잘 이해해 주었기 때문에 서로 별 다른 말없이도 쉽게 작업이 진행 될 수 있었다.

 

서프락과 인디락이 절묘하게 뒤섞인 음악은 [We’ve Sobered Up]과 큰 차이가 없다. 기타는 명징하게 라인을 잡으며, 베이스/드럼은 묵묵히 뒤를 받치며 사운드의 그림을 완성한다. 세이수미의 곡은 어떤 경로를 거쳐 만들어지는가? 순간순간 그런 아이디어들이 잘 떠오르는가?

큰 생각 없이 손이 가는대로 탄생하기도 하고 처음부터 곡의 콘셉트를 잡고 쌓아나가기도 한다. 1집의 ‘To Be Wise’, ‘I Know I’m Kind of Boring’, ‘아무 말도 하지말자’ 같은 경우가 손버릇대로 만들어진 음악이다. 이번 EP에서는 My Problem을 제외하고는 서프라는 틀을 미리 정해두고 그 안에서 작업된 곡들이다.

 

사람들은 세이수미의 곡을 거론하면서 Yo La Tengo를 많이 거론하는데, 나는 오히려 The Ventures를 꼽고 싶다. 이번 곡 ‘Fight the Shark’를 들으면 확실히 The Ventures의 음악이 연상되는 구석이 있거든.

Yo La Tengo가 거론되는 일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모든 멤버가 Yo La Tengo의 엄청난 팬이기도 해서 의도치 않더라도 그런 뉘앙스는 조금씩 풍겨 나오는 것 같다. ‘Fight the Shark’의 경우에는 일부러 The Ventures의 맛을 살리려고 했다. 서프 음악하면 떠오르는 우선 떠오르는 밴드라 그 느낌을 내고 싶었다.

 

big summer night cover

 

‘Bad Habit’, ‘My Problem’ 등이 표상하는 세이수미의 정서는 확실히 로맨틱하다. 그런데 대체적으로 밝고 경쾌하지만 꼭 가볍지만은 않은 서정이다. ‘Spy on Motorbike!’ 같은 곡이 들려주듯 느와르같은 어둑한 곡들도 있다. 어렵게 이야기했지만, 그런 게 좋다는 거다.

‘My Problem’은 버릴 수 없는 우리의 정서가 잘 묻어난 곡이라고 생각한다. 앞서 말했듯이 이번 EP의 색깔을 버리지 않으면서 1집에서 보여준 우리의 느낌의 연장선이 된 곡이다. ‘Bad Habit’은 이번 앨범을 위해 만들어진 곡인데 여기서도 그 ‘로맨틱’을 느껴준다니 고맙게 생각한다. ‘Spy on Morotbike!’은 스파이 느낌의 서프 음악을 노리고 쓰였다. 우리도 이런 곡 한 곡 쯤은 있어야 되지 않겠나 싶은 마음도 있었다.

 

One Question’ 가사 죽인다. 마치 Leadbelly‘Where Did You Sleep Last Night?’ 노랫말을 읽는 듯했다. 이건 본인들이 쓴 곡은 아니지 않나? 어떻게 넣게 된 건가?

그렇다. 원곡은 녹음을 도와준 Casey McKeever가 드러머로 활동하고 있는 지니어스의 곡이다. 지니어스 앨범 발매 공연을 함께 하며 선물처럼 작업된 곡인데 앨범에 꼭 넣고 싶었다. 이 곡 뿐만 아니라 지니어스의 모든 곡은 가사가 죽인다. 보컬 김일두의 솔로 앨범은 가사만 읽으면 등단한 시인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어 보인다.

 

생각보다 EP가 빨리 나왔다. 원래 정규 피지컬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말이지. 그렇다면 정규 2집은 더 늦춰지는 것인가?

1집을 시작할 때부터 반드시 여름에 앨범을 내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많이 늦어졌다. 이번 앨범 발매 시기는 고스란히 그 염원이 담겨있다. “꼭 여름에는 앨범을 공개해야지”, 마음먹고 작업했다. 정규 2집 발매시점에 대해서는 지금 당장 대답이 어려울 것 같다. 아직 새 앨범이 나온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서 정신이 없다.

 

이 순간 밴드의 플레이리스트에는 어떤 곡들이 들어 있는가? 멤버별로 답변 부탁한다.

최수미 : 여전히 Yo La Tengo

김병규 : 여전히 Pavement, Yo La Tengo, Seam. 그리고 국내 음반으론 김일두의 솔로 앨범과 코가손.

하재영 : Wampire나 Smith Westerns의 몇곡을 좀 들었는데, 결국 Pavement로 돌아왔다.

강세민 : 세뇨리따 스페인어 회화. 스페인어의 사운드적 질감이 굉장히 좋다.

 

부산의 밤바다는 지금 굉장히 아름다울 것 같다. 술 마시러 자주 나가나?

종종 작업실에서 나와 바다를 보곤 한다. 항상 아름답고, 술을 부르는 광경이 만들어진다. 사실 요즘은 낮에는 너무 덥고 빛나는 광안대교 앞뒤로 펼쳐진 바다는 항상 멋지다. 그야말로 Big Summer Night다.

 

About 이경준 (145 Articles)
현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 여기저기 불려다니며 글을 썼고, 하나둘씩 망해가는 잡지(웹진)들을 볼 때마다 역시 '이런 건 하면 안된다'고 다짐했다. 그런데 무슨 생각인지 또 이렇게 판을 키웠다. 왜 그랬니?

1 Comment on 세이수미: 한여름의 어떤 낭만을 담아 보려고 했다

  1. 결국 Pavement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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