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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윗소로우: For Losers Only

역시 스윗소로우는 슬퍼야 한다.

‘달콤한 슬픔’이란 팀 명답게, 역시 스윗소로우는 밝은 노래보단 슬픈 노래가 더 적격이다. 이러한 판단을 내리기 위해 굳이 데뷔작 [Sweet Sorrow](2005) 까지 거슬러 올라갈 필요는 없다. 당장 사랑 이야기로 채운 네 번째 정규 앨범의 Part 1인 [For Lovers Only]와 비교해보자. 어떤 옷이 어울리고, 어떤 감정에서 네 남자의 진가가 나오는지는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그런데도 그간 팀이 정규작에서 ‘사랑해’(2집), ‘VIVA’(3집) 등 화사한 타이틀곡을 들고 나올 수밖에 없던 건, 방송 출연이 큰 영향을 끼쳤다. 팀은 [무한도전]과 함께 밝은 이미지를 흡수해버렸고, [나는 가수다]와 [불후의 명곡] 등에서는 진중한 분위기를 많이 소모해버렸으니까. 변화의 갈림길에서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는 상황이다.

4집 Part 2 [For Losers Only]의 등장은 그래서 더 반갑다. 다시 슬픔을 얘기하는 스윗 소로우의 모습은 어느 때보다 멋지고, 강력하기 때문이다. 첫 곡 ‘Love Never Fades’로 간단하게 맞춘 하모니는 곧바로 ‘사랑한다는 말을 못해도’로 이어지며 감성을 폭발해버린다. 덕분에 감정을 절제하며 건반과 목소리에 집중을 가한 ‘서울은 비’는 자연스럽게 앨범의 중심에서 돋보이는 트랙. 좀 더 대중성을 노렸다면 ‘사랑한다는 말은 못해도’나 ‘우리 다시’ 등을 선택할 수 있었겠지만, 뻔한 결론이 아닌, 팀의 새로운 모습을 보이고자 결심한 이들의 타이틀곡 선정은 보컬 팀들 사이에서 본보기가 될만하다.

그러나 ‘서울은 비’보다 더 진한 감동을 전달한 노래는 네 번째 트랙인 ‘겨울 여행’이다. 처음부터 화음을 넣으며 ‘보컬 팀’의 강점을 펼치는 곡은 스윗소로우만의 처절한 외로움을 잘 표현한 넘버. 아직 미혼자인 멤버 인호진이 쓴 가사는 “검은 밤 널 잃은 나를 버리러 / 끊어진 듯한 내 기억들을 따라간다”의 노랫말을 내뱉으며 고독의 정점을 찍어낸다.

슬픈 노래로 가득 찬 앨범에서 마무리로 고른 ‘아현동’도 흐름에서 매우 적절하다. 긴장이 잔뜩 돼버린 상황에서 잠시 여유를 가져다준 트랙이라고 할까. 물론 ‘아현동’ 이후 다시 얘기를 시작해야 하지만, 거기서 급하게 마무리를 짓는 것이 신보에서 갈증이 남는 이유일 것이다.

팀은 네 번째 정규 앨범을 두 장으로 나누고, 이 두 장을 각각의 콘셉트에 맞춰 만들었지만, 이 기획은 자연스럽게 가장 잘하는 것이 무엇이고, 가장 잘 어울리는 것이 무엇인지를 재차 확인시켜준 기회가 됐다. 딱히 다음 앨범에 대한 걱정을 덜게 해준 청사진이라고 할까. 더불어 데뷔 10년이 지나 이제 매체에서 자주 보이는 팀이 됐음에도, 음악만큼은 변질하지 않은 뚝심을 보여주기에, 팀에서 [For Losers Only]의 존재는 더 남다르다.

3.5 Stars (3.5 / 5)

 

About 이종민 (55 Articles)
음악 글쓰는 건 평생 한다는 생각으로 천천히 배우며 쓰고 있다. 50년 배우면 50년 써먹을 수 있으니까. 내가 한 말이 아니라 강레오 쉐프가 한 말 인용했다. 현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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