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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 13TH UNCHANGING – TOUCH

싱글로 TOUCH만 내놨으면 어땠을까 싶다.

신화의 열세 번째 정규 앨범은 ‘TOUCH’와 그 외 수록된 9곡의 대립으로 구분된다. ‘TOUCH’는 그간 신화가 추구해온 대중성 높은 타이틀곡과는 거리가 있는 노래다. 대부분의 댄스 그룹이 일렉트로닉의 소스를 일부 차용하는 것과는 달리, ’10 Minites’의 작곡가 김도현이 주도한 이 노래는 퓨처 베이스 기반의 전자 음악 구성을 전면으로 내세웠다. 덕분에 후렴조차도 멜로디를 걷어낸 채 강렬한 반주로 버무리며 메인스트림에서 만나기 귀한 소리를 제공한다.

오래된 그룹이지만, 유행에서는 최전방을 달리고 싶다는 의지가 강하게 전달된다. 물론 앨범을 만들 때 이러한 기조가 전체로 잡혀야 호흡을 이어갈 수 있는데, 생뚱맞다는 생각이 들 만큼 이 자세를 ‘TOUCH’ 한 곡에서 끝낸 게 [13TH UNCHANGING – TOUCH]가 가진 문제라고 볼 수 있다.

나머지 9곡의 태도는 예전과 변함없다. ‘SUPER POWER’, ‘TONIGHT’, ‘BYE BYE BYE’로 이어지는 강렬한 비트의 곡들은 남성성을 강조하는 신화의 이미지와 잘 맞는다. 여기서 앨범은 다시 세분되는데, 사전에 EP로 공개한 [UNCHANGING PART1](2016)이 포진된 후반의 다섯 곡은 소프트한 리듬을 들려준다. 이 때문에 앨범은 3조각으로 나뉘는 느낌까지 전달하게 되며, ‘우리’, ‘오렌지’, ‘아는 사이’ 등의 곡들은 귀에 걸리기 어려운 멜로디들을 나열하여 맥없는 진행을 이어가고 만다.

무려 열 세 번째 정규 앨범이고, 딱히 음악적 변화를 고민했던 팀이 아니기에 이러한 구성의 허점은 의외다. 시대에 흐름에 맞춰 선 싱글, 선 EP를 공개한 전략은 좋았지만, 신보에 대한 첫인상을 결정할 주인공들의 매력이 변변치 않음은 물론이고, EP를 정규 앨범에 다시 넣으면서도 트랙 순서를 강제적으로 나누다 보니 재생 순서가 어색해지고 만 것이다.

이쯤 되면 굳이 ‘앨범’이란 단위에 집착할 필요가 있나 싶다. 신화라는 그룹이 가진 위치가 정규 앨범을 내야 하는 무게를 어느 정도 짊어질 순 있으나, 이토록 앨범이란 가치를 퇴색시킬 만큼 무질서한 전개로 곡을 묶어 내야 할 정도는 아니니까. 이 앨범은 ‘TOUCH’로 인해 너무 많은 것들이 희생됐다.

2.5 Stars (2.5 / 5)

 

About 이종민 (55 Articles)
음악 글쓰는 건 평생 한다는 생각으로 천천히 배우며 쓰고 있다. 50년 배우면 50년 써먹을 수 있으니까. 내가 한 말이 아니라 강레오 쉐프가 한 말 인용했다. 현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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