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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팩트: 1980년대의 전형에 갇혀 있기는 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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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아티팩트란 이름을 들어 봤다면 틀림없이 국내 헤비메탈을 좋아하거나 인디를 장르 구분 없이 골고루 듣는 사람일 것이다. 1980년대 헤비메탈을 현대식으로 가공해 들려주는 이들의 음악은 분명 색다른 구석이 있고, 조금 더 지켜볼 여지가 있어 보인다. 멤버들을 만나 첫EP [Reverse Driver]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인터뷰는 지하의 한 라이브클럽에서 진행되었고, 정태현(베이스), 박진영(보컬), 송재건(기타)이 답변해주었다.

 

보컬 진영 씨는 사일런트 아이의 키보디스트로 잘 알려져 있고, 정태현 씨는 ‘탑밴드2′에서 Accept를 멋지게 카피하던 정밴드 출신이다. 어떻게 팀이 만들어지게 되었나?

정: 이번이 아티팩트의 첫 EP지만 개인적인 활동은 이것저것 했다. 그런데 원래 한 군데 오래 있으면, 물이 고이게 되고, 고이면 썩게 마련이다. 그게 싫어서 뭔가 새로운 걸 해 보고 싶었다. 전에 하던 메탈과는 좀 다른 헤비메탈을 해보고 싶어서 새 팀을 결성했는데, 보컬리스트로 눈도장 찍어두었던 인물이 여기 박진영이다. 우연히 사일런트 아이 공연을 보다가 키보디스트가 노래하는 걸 들었는데 처음엔 이상한 목소리가 나와서 누가 부르는 건지도 몰랐다. MR인가 싶어서 두리번거리고 있는데, 여자분이 걸걸하게 노래를 하는 거다. “야, 괜찮다”, 그렇게만 생각하고 있다가 마침 새 팀을 꾸리는 마당에 이렇게 모이면 괜찮은 그림이 나올 것 같아서 선발했다. 여기 재건 형은 작곡가 출신이기도 하고 해서, 이 형이 곡을 담당하면 좋겠다 싶어 이야기를 나누고 한 배를 타게 되었다. 아티팩트는 그렇게 꾸려진 거다.

 

진영 씨가 제안을 받은 상태였을 땐, 사일런트 아이를 하고 있지 않았나?

박: 직접 제안을 받은 건 아니었고, 그 흔하디흔한 ‘뮬’에서 멤버구인정보를 보고 지원했다. 그래서 연락을 했는데, 타이밍 맞게 오빠도 나를 눈여겨보고 있었다고 해서 정식 멤버가 된 거다. 항상 노래하고 싶었고, 건반을 치던 때에도 보컬 자리를 보고 있었다. 그러나 인연이 닿지 않아서 마이크 잡을 기회가 많지는 않았는데, 이렇게 메인 보컬이 되게 되었다.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기타 치는 송재건 씨는 낯선 이름이다. 전에 어디서 활동했나?

송: 어렸을 때 메탈을 하다 군대를 다녀왔는데 더 프로페셔널한 음악을 하고 싶어 작곡자가 되었다. 그리고는 퓨전과 팝이 섞인 팝밴드에서 연주를 했고, 간간이 좋은 제의도 받긴 했는데 생각대로 일이 잘 풀리진 않았다. 그러다 29살에 직장에 들어가서 12~13년 조직생활을 했다. 그러다 직장을 관뒀고 자영업을 하게 되었는데, 그러다 보니 다시 음악이 하고 싶어졌다. 과격한 음악을 해보지 못한 응어리 때문인지 강한 메탈을 해보고 싶었고, 정밴드에서 이 친구(정태현)이 나오게 되면서 만나 의기투합하게 된 거다.

 

정밴드는 자작곡이 있었나?

정: 음반은 낸 적이 없고, 자작곡이 2~3곡 있었다. 그때는 자작곡 필요성을 별로 느끼지 못했다. 그저 “카피나 재밌게 하자”는 게 모토였으니까. 그땐 그게 재밌었다. 그러다 점차 한계가 왔고 자작곡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멤버들끼리 의견차이가 생겨서, 내가 밴드를 나가게 된 거다.

 

7월에 4곡이 든 EP [Reverse Driver]를 발매했다. 음반을 들어보니 정통 헤비메탈. 파워메탈에 멜로딕 스피드 메탈을 가미한 스타일을 추구하는 것 같다. 이런 방향으로 가자는 건 누가 정했나?

송: 가요 R&B 작곡 이런 건 해봤는데, 메탈 작곡을 해 본 건 이번이 첫 번째다. 시간이 될 때마다 끄적거려 본 게 총 4곡인데, 그게 고스란히 이 음반에 담겨 있는 것이다. ‘M’이 가장 먼저 썼던 곡이고, ‘Reverse Driver’가 그 다음에 나온 곡, ‘Green Pig’가 세 번째 곡, ‘Dooms Land’가 최후에 완성된 곡이다. 의도한 건 전혀 없는데, 딱 하나 의도한 바가 있다면 “1980년대 스타일은 탈피하자”였다. 그래서 두 가지 원칙을 정했다. 첫째, 1990년대 음악 스타일로 가자. 둘째, 멜로디가 강조된 음악을 하자.

정: 자랑 같기는 한데, 4곡의 분위기가 모두 다르다. 곡마다 색깔을 다르게 했고, 지루하지 않게 만들려고 했다. 가사는 보컬이 썼는데, 아무래도 락밴드이다 보니 ‘시대적 아픔’을 노래해 보고 싶은 게 있어서 노랫말 쓰는 데도 고민을 많이 했다. 또 그 못잖게 공을 들인 게 전주다. 가령 유명한 메탈 송엔 다 ‘상징적인 도입부’가 있지 않나. ‘Smoke on the Water’만 해도 그렇고 말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국내 메탈에는 그렇게 쏙 박히는 전주가 없는 것 같더라. 그렇게 가기는 싫었고, 한 번 들었을 때도 머리에 쏙 남는 인트로를 구성하려고 노력했다.

 

그럼 곡을 작곡한 재건 씨가 4곡의 수록곡들을 소개해주길 부탁한다.

송: 메인 작곡은 내가 하지만 진영이와 함께 작업한다고 보면 된다. 내 스타일은 드럼, 베이스를 가녹음하는 게 아니라 일단 다 찍어두는 것이다. 그래야 사람들이 전체를 듣고, 거기에 자기 프레이즈를 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곡을 만들면서 “이 곡은 이런 가사였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한다. 진영이에게 내 생각을 이야기하면, 이 친구가 그걸 최대한 반영해 노랫말을 쓰고 멜로디라인을 붙인다. ‘M’은 멜로디까지 내가 다 했지만, 나머지 곡의 멜로디는 진영이가 썼다.

박: 오빠가 악기 파트까지 곡을 다 정해서 내게 주면서, “이 곡의 제목은 ‘Green Pig’야”라고 훅 던진다. 그러면 내가 “그 ‘green’은 만원짜리를 말하나요?”라고 물어본다. 오빠가 “맞다”고 하면, 그때부터 내가 멜로디라인을 적는 거다. ‘Reverse Driver’도 “이건 차를 거꾸로 몬다는 거겠네요?”라고 묻고, 그 후에 작업에 들어갔다.

송: 원래 생각했던 제목에서 바뀐 건 하나도 없고, ‘M’만 무제였다가 진영이가 제목을 붙였다. ‘Mother’의 ‘M’을 가리킨다. 사랑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정: 사랑 이야기가 될 수도 있지만,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른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송: ‘Green Pig’는 말 그대로 ‘초록돼지’다. 지금은 5만원이 많이 유통되지만 예전에는 돈 하면 ‘1만원권’ 아니었나. 이 노래의 내용은 돈만 좋아하는 탐욕스런 돼지를 벌주자는 거다. 그 다음곡인 ‘Reverse Driver’는 이번 EP의 타이틀곡인데, ‘획일화된 길만 가려고 하는 현대인’에 대한 일침이다. 똑같은 직장을 들어가서, 정해진 월급을 받고, 아이를 낳고. 그런 퍼즐처럼 짜 맞춰진 삶에 대한 비판이라고 보면 된다. 조금 창조적인 생각을 가지고 남들이 “예”라고만 할 때 “아니오”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은 되자. 그런 메시지가 실린 노래다. 예상했겠지만 ‘Dooms Land’는 작년 ‘4월 그 사건’의 진실을 파헤쳐달라는 곡. 다음 곡 ‘M’은 설명한 대로 엄마 이야기다. 나를 버리고 간 엄마에 대한 증오, 혹은 그리움이 들어 있다.

정: 나는 그 곡을 들으면서 엄마의 절절한 심정을 느꼈다. 그런데 어떻게 들으면 증오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나는 초반부부터 타이트하게 조여드는 ‘Reverse Driver’가 좋았다. 멤버들은 어떤 곡이 마음에 드나?

송: 주변 분들도 다 그 곡이 좋다고 한다. 그런데 나는 들을수록 ‘Dooms Land’에 끌린다.

박: 나도 ‘Dooms Land’다. 이 보컬라인 만들기 힘들어서 더 그랬던 것 같다. 정말 뛰쳐나갈 뻔 했다(웃음).

정: 내가 우겨서 첫 곡으로 들어갔지만 나는 ‘Green Pig’가 참 좋다. 듣기에도 편하고 밝다.

송: 트랙 순서는 잘 정한 것 같다.

 

현재 정규 멤버는 3명인가?

박: 얼마 전 드러머가 충원되었다. 현재 글리(GLee)에서 활동하고 있는 조영무라는 친구고, 합을 맞추고 있다.

정: 기타 하나는 세션으로 쓴다.

 

장기적으로 기타는 한 명을 더 구해야 하는 상황 아닌가? 곡 자체가 트윈으로 작곡된 곡인데.

박: 그렇다. 구해야 한다.

송: 다크 에이지에서 기타를 쳤던 안현수라는 친구가 라이브를 도와주고 있다.

 

이 음반의 장점은 깔끔한 편곡과 훌륭한 녹음상태에 있다고 생각한다.

송: 음반 녹음하기 전 라이브용으로 곡을 썼는데, 그걸 그대로 앨범으로 옮겼다. 보통은 앨범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프로듀서가 다시 편곡하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는 거의 손대지 않았다. 살포시 이펙터만 건 게 전부고, 전곡을 라이브와 똑같은 느낌으로 했다. 작곡 초짜 땐 나도 뭔가를 자꾸 곡에 붙였다. 그게 초보들이 범하는 오류다. 자기 딴에는 뭔가 꾸며야 된다고 생각하는 거지. 그러나 나중에 보면 이도저도 아닌 모양이 나온다. 중요한 건 여백이다. 그래야지만 보컬도 자신의 기량을 충분히 실을 수 있다. 자꾸 곡만 복잡해지면 멜로디를 싣기도 어렵고 듣는 사람도 괴롭다. 때문에 일부러 ‘드라이’하게 가려고 했다. 어떤 분은 보컬 리버브가 없다고 지적하는 분도 계시더라. 그거 최대한 걷어낸 거다. 리버브가 자주 걸리면 귀에 거슬린다. 다른 음악이 계속 나오면 괜찮을 수도 있는데, 우리 음악엔 여백이 많이 있기 때문에 오히려 독이 된다. 그래서 어떻게 들으면 짜임새 있는 음악이 되었을 수도 있고, 어떻게 들으면 무미건조한 음악일 수도 있다. 조미료가 없어서 거칠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정리하면 진영 씨가 보컬 파트 작곡과 작사를, 재건 씨가 메인 작곡을, 멤버들이 함께 편곡을 담당하는 구조인 것 같다. 그렇게 되면 혼선이 발생한다거나 하진 않나?

정: 철저하게 작곡자를 따라가려고 한다. 나는 작곡을 못하니, 그게 맞는 거다.

송: 드럼 파트는 찍을 수 있는 게 한계가 있다. 그걸 일일이 다 찍으려고 하면 안 된다. 어느 수위까지만 그렇게 해 주고, ‘필인(Fill-in)’ 부분에만 여기에 ‘필인 넣으라’고 체크해주었다. 그렇게 라이브를 하면 드러머가 편하게 칠 수 있다. 그렇게 해 보다가 바꾼 드럼이 더 좋으면 그렇게 가는 식으로 고쳤다. 그래서 그런지 부딪힐 일이 없었다.

 

태현 씨는 정밴드 활동을 오래 했다. 다시 악기를 잡게 된 계기는 뭔가?

정: 고등학교, 대학교 때까지 음악을 하다가 악기를 놓은 지 꽤 되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이제는 다시 기타를 잡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때가 있다. 이후 옛 버릇 누구 못 준다고 불이 붙어서 여기까지 오게 된 거다.

 

어느 필드나 그렇겠지만, 멤버 교체나 탈퇴 문제가 가장 큰 것 같다.

정: 과거엔 한 사람이 두 밴드를 하면 “배신자”라고 낙인찍는 분위기가 있었다. 그런데 최근엔 안 그런다. 그렇게 두 탕 뛰는 게 당연시되는 추세다. 헤비니스 씬이 작다보니 다 그 사람이 그 사람이고, 만일 그 사람이 팀을 옮겨 다른 팀으로 가도 다 아는 사람이 된다. 그러니 팀을 옮기더라도 인정하고 가야지, 그런 것 때문에 스트레스 받고 그러면 골치 아프다.

송: 두 번의 멤버 교체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본다. 그러다 세 번째에서 뭔가 ‘임자’를 만나서 몇 년 동안 죽 가는 게 베스트다. 그런데 그건 현실적으로 쉬운 일은 아니다. 우리 팀 같은 경우도 기타가 3번째고, 드럼도 3번째다. 이제는 뭔가 ‘진짜 멤버’를 찾아야 할 때다. 음악도 “1980년대를 탈피하자”라는 막연한 캐치프레이즈로 했는데, 2년 남짓 해오다 보니 어떤 음악을 해야겠다는 공통분모가 생겼다. 그 음악을 하기 위해서는 어떤 연주를 하는 멤버가 있어야겠다고 공감대가 모인 것도 있고, 그래서 그런 멤버를 구하고 있는 중이다.

정: 나름대론 1990년대 이후 분위기를 내보려고 했는데 듣는 분 중에는 “1980년대 음악 같다”는 말을 하신 분도 있다. 내가 해왔던 게 그거고 몸에 배인 게 그 음악이라, 그런 필이 안 날 수는 없을 것이다.

 

장르 따지고 그런 거 좋아하지 않는데, 요즘 헤비니스 씬의 상황과는 사뭇 다르게 상당히 오소독스한 음악을 한다. 이 장르가 본인들에게 매력이 있는 이유는 뭔가?

정: 워낙 정통 헤비메탈을 좋아한다. 그것밖에 모른다. 실제로 “너희 정통 헤비메탈 같아”라고 평가해 주는 분들이 있었는데, 그런 말들이 듣기 좋더라. 욕 같으면서도 칭찬 같기도 하고(웃음).

박: 우리 음악이 말랑한 과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익스트림 쪽도 아니다. 그래서 더 개성 있는 사운드가 나온 것 같다.

송: Rage Against the Machine 이후로 메탈을 듣질 않았다. 내내 R&B, 펑크(funk), 재즈 이런 것만 팠지. Tower of Power나 Earth, Wind & Fire 이런 음악만 듣고 살았고, 메탈음악과는 서서히 멀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메탈을 다시 듣게 된 건 3~4년 전이다. 익스트림 메탈이나 메탈코어 쪽은 모르는 게 당연했고, Slipknot만 알고 있었다. 다시 하나씩 하나씩 뉴메탈부터 찾아 들으면서 공부를 한 거다. 그렇게 하다 보니 지금 mp3 음악의 90%가 메탈 음악이다. 그 탓일까? 우리 음악은 내가 아는 범위 내에서 나온 것 같다(웃음). 요새 들은 것들이 가미되어 있지만 80%는 내가 옛날 들었던 메탈 음악이 배어나온 거다.

 

R&B, 소울 밴드 경험이 헤비메탈 밴드 연주할 때 분명 도움이 될 것 같다. 어떤 면에선 그런 팀들 연주가 더 난이도 높지 않나.

송: 도움이 된다. 공연을 다니다 보면, 곡이 좋은 팀들이 있다. 곡도 잘 쓰고 플레이도 잘 하는 팀들. 헌데 아쉽지만 그런 팀은 100팀 중 한 10팀 남짓이다. 나머지 팀들은 열심히는 하지만 내가 듣기엔 ‘곡을 쓰는 능력’이 그다지 출중하지는 못한 것처럼 보였다. 나는 흑인음악을 하다가 메탈로 온 케이스인데, 그런 루트를 밟다 보니 ‘틀에 박힌 연주’를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연주를 할 수 있다. 나는 편하게 쓴 곡인데 태현이가 악보를 보더니 한숨을 푹 내쉬더라. 이런 리듬은 해 본 적이 없다는 거지. 태현이는 아니었겠지만, 난 그 연주가 친숙했거든. R&B나 퓨전에서 많이 쓰는 싱코페이션 이런 것도 쉽게 할 수 있다. 그런 걸 정통 메탈만 파오던 친구는 난해하다고 느꼈을 것이다.

정: 그런 것도 2~3번 해보니 익숙해졌다.

 

진영 씨는 DoroLeather Leone(Chastain)을 동경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 누구를 롤 모델 삼아서 보컬을 공부했나?

박: 21살 때 보컬을 시작했다. 늘 원했던 것도 보컬이었다. 키보드는 잠깐 한다는 게 그렇게 길게 왔던 거다. 아까도 말했다시피 인연이 되지 않아서 이 나이 먹도록 자리를 못 구하다가 이제야 연을 만나게 된 거지. 딱히 정해둔 롤 모델은 없었는데, 노래 들으면서 “끝내준다”고 생각한 사람이 Skid Row의 Sebastian Bach다. 아마 내 ‘샤우팅’ 보컬에도 그의 유산이 일정 부분 들어가 있을 것이다.

송: 멤버끼리 만났을 때 ‘합’을 맞춰보기 위해서 카피를 몇 곡 해봤다. 그때 Megadeth의 ‘Symphony of Destruction’을 했는데, 완전 남자 톤으로 부르는 거다. 그래서 “진영아, 1옥타브 올려서 해”라고 했는데, 그렇게 바꾸니 좋았다.

 

재건 씨가 좋아했던 뮤지션은 누구였나?

송: 어릴 때부터 팝 음악을 사랑해왔다. 아버지가 음악 애호가셔서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팝을 죽 왔다. 그러다 중고등학교 올라오면서 Led Zeppelin을 듣게 되었고, Deep Purple보다는 Led Zeppelin의 팬이 되었다. 메탈에 꽂히게 된 건 Ratt의 판을 사면서부터다. 내 기억에 2집 [Invasion of Your Privacy]였을 것이다. 그 이후 헤어메탈에 꽂혀, 그 다음 나온 헤어메탈 쪽은 섭렵하다시피 했다. Mötley Crüe, Dokken, Ratt 이 3팀을 제일 좋아한다. 기타리스트도 Mötley Crüe의 Mick Mars, Dokken의 George Lynch, Ratt의 Warren DeMartini 이 3사람이다. 거기에 Loudness의 Akira Takasaki. 그리고 다른 쪽으로 넘어와 Larry Carlton, Lee Ritenour, Joe Satriani를 추가하고 싶다. 그런데 이분들의 프레이즈는 내 연주엔 없다. 좋아만 한 거다. 저렇게 못 칠거란 걸 알았기 때문이다(웃음). 들었을 때 “아, 사람이 아니구나” 싶었고, 어떻게 저런 프레이즈를 만들었는지 연구만 했다.

 

태현 씨도 빠지면 섭섭하니 좋아했던 아티스트를 말해 달라.

정: Deep Purple파였다. 그러다 Rainbow 갔다가 Accept, Judas Priest, Iron Maiden으로 이동했다.

 

올해 해머링, 위키드 솔루션스, 블랙 메디신, 어비스 등 양질의 음반이 많이 나왔다. 다 들어 봤나?

송: 나는 어비스와 해머링이 좋았다. 그런 팀들 여기(라이브와이어)에서 공연할 때, 술 한잔 먹다 물어보면 다 음반 준비하고 있더라. 역시 활동 오래 한 티가 났다. 그런데 나는 이 바닥 입문자고, 태현이도 거의 그렇고, 진영이도 보컬리스트로는 커리어가 길지 않으니 거의 ‘초보 밴드’인 셈이다. 경력들이야 10년 이상 씩 되었지만 ‘꿈나무’에 가깝다. 나이 많은 꿈나무지만(웃음). 저 쟁쟁한 팀들 중간에 우리 이름을 살짝 넣을 수 있다는 게 영광이고, 녹음할 때 우여곡절이야 있었지만, 평이 아주 나쁘진 않은 것 같아 다행이다. 다 진영이의 보컬 힘이 아닐까 싶다. 진영이를 알던 분들도 이번 음반을 듣고 노래에 깜짝 놀랐다고 하더라. “야, 네가 노래를 이렇게 잘 했어?” 어떻게 보면 태현이나 나나 행운을 잡은 거다.

 

정규 음반의 성격은 어떻게 될까?

정: 1990년대를 가봤으니, 이제는 2000년대로 가야겠지. 그래야 진짜 1990년대 음악이 나올 것 같다.

송: 내년은 빠르고 내후년 초쯤일 거다. 그 전에 싱글은 2~3회 낼 것 같다. 앨범 방향에 대해 이 친구들과 논의한 게 있는데 싱글을 통해 그걸 테스트해 볼 것이다. 방향이 “괜찮다” 싶으면 그때부터 박차를 가하게 되겠지.

 

향후 공연 스케줄이 잡혀 있나?

송: 이제야 멤버들이 합주를 2번 해봤다. 아직 1달에서 1달 보름은 합을 맞춰야 할 것 같고, 쇼케이스는 정비가 된 다음에 할 수 있을 것이다. 아직 멤버가 불안정해서 홍보를 하려고 해도 할 수가 없었다. 멤버가 다 꾸려지면 그때 정식으로 하려고 하고 있다. 최대한 ‘라이브와이어’를 많이 이용해보려고 하는데, 올해는 적어도 1달에 1번은 무대에 서려고 계획 중이다.

 

어떤 음악을 만들어가고 싶은가?

정: 1980년대가 되었든, 1990년대가 되었든, 2000년대가 되었든 락음악의 맥락은 같다고 본다. 사람들의 답답함을 풀어주는 음악. 뭔가 뜻이 있고 생각이 있는 음악을 해 보자는 거지. 그것만 맞는다면 헤비니스 안에서 어떤 장르의 음악이라도 쫒아갈 용의가 있다.

송: 사랑 노래는 20곡에 한 곡 정도 쓸 것이다. 가사의 기본 틀은 사회에 대한 비판이나 편향된 사고에 대한 비판이 될 것이고, 음악은 더 간결하게 가고 싶다. 파워는 힘껏 싣지만 더 심플해진 리프를 가진 음악 말이다. 지금 리프는 다 트윈용인데, 나중에는 트윈이 아니어도 할 수 있게 가야되지 않을까 싶다.

박: 앞으로는 초기 Nickelback 스타일도 가미될 수 있다. 우리 EP 들으면 그로울링 보컬도 들어있고, 팬 중엔 그런 보컬을 좋아하는 분도 있지만 노래 부르는 사람입장에서 지향하는 보컬은 아니다. 그런 분들이 나중 음반을 들으면 실망할 수도 있다. 아, 이건 이 순간 생각이 그렇다는 거고 언제든 수정될 수 있다.

 

 

About 이경준 (145 Articles)
현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 여기저기 불려다니며 글을 썼고, 하나둘씩 망해가는 잡지(웹진)들을 볼 때마다 역시 '이런 건 하면 안된다'고 다짐했다. 그런데 무슨 생각인지 또 이렇게 판을 키웠다. 왜 그랬니?

1 Comment on 아티팩트: 1980년대의 전형에 갇혀 있기는 싫었다

  1. 역시 많은 장르를 접해봐야 하는 거군요~ 잘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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