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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스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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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Weiland(1967~2015)

 

안녕 Scott. 일단 우리와 함께 해준 것에 대해 감사하며 시작할게.
우리가 함께 만든 음악적 유산은 많은 사람들에게 기쁨과 행복의 기억을 안겨줬어.
그 기억은 정말 셀 수 없을 정도였고, 그 것들은 우리 깊숙한 곳에 흐르고 있지.
우리는 네가 좋은 것과 나쁜 것들 사이에서 계속 몸부림쳐왔다는 걸 알고 있어.
그 모든 것들이 너라는 사람을 만들었지.
Scott, 너는 정말 말로 형언할 수 없을 만큼 축복받은 사람이야.
그 축복의 일부는 저주이기도 했지.
너와 네 가족에게 깊은 애도의 마음을 전하여, 네가 가는 것을 봐야하는 슬픔을 견디고 있어.
우리의 모든 사랑과 존경을 담아.
널 정말 그리워 할 거야 형제여.
Robert, Eric, Dean

-Stone Temple Pilots의 페이스북 페이지 글

 

안녕 스콧, 아니 적어도 이 글에서 만큼은, 스캇이라고 불러야 할 것 같아. 사실 직접 만난 적도 없는 사람에게 대뜸 반말을 하자니 뭔가 꺼림칙하지만, 당신은 사실 그런 존재였어. Pearl Jam이나 Alice in Chains 같은 밴드들의 후배 같은 느낌. Stone Temple Pilots로 한창 잘 나갈 때, 당신의 목소리에 열광했던 틴에이저들과 비슷한 나이일 것 같은 느낌. 그래서 Kurt Cobain이나 Layne Staley와 같은 해에 태어났다는 걸 알았을 때는 좀 충격이었지. 물론 당신의 사망 소식보다 더 놀랍지는 않았지만.

결국 동년배 친구들이 있는 먼 곳으로 떠나버렸네. 그 망할 헤로인과 함께. 얼마 전 인터뷰에서는 약물 안 한지 십 수 년이 지났다고 큰소리치더니, 결국 Richard Patrick의 빈정거림이 당신의 미래를 예언한 셈이 됐어. (Fliter의 Richard Patrick은 <Music Frenzy>와의 인터뷰에서 Scott Weiland가 호텔 방에서 주사기를 꽂은 채 사망하는 록 스타 될 거라고 비꼬았다. 이에 대해 Scott Weiland는 자신이 약물을 끊은 지 13년이 되었다고 반박했다.)

큰소리라… 사실 당신은 큰소리를 내는 데는 익숙하지 않았어. 목청이 좋은 편도 아니었고 고음역의 노래는 아예 시도하지 않았지. Stone Temple Pilots 초기에 ‘외모는 Alice in Chains를 목소리는 Pearl Jam을 흉내 낸다’(왜 당신의 선배로 저 두 밴드를 들었는지 알겠지?)는 악평을 듣기도 했지만, 사실 그건 Eddie Vedder에 대한 실례지. Eddie는 정말 큰소리로 노래 하는 보컬이라고.

하지만, 당신은 저 두 밴드, 아니 세계 그 어느 밴드도 보여주지 못 한 기괴한 화려함을 보여줬어. 동료 그런지 밴드들이 여전히 거지같은 옷을 입고 무대에 나섰을 때 당신은 여성 속옷을 입고 공연장을 휘저었으니까. 말이 나온 김에, 당신은 정말 옷을 잘 입었지. 그래서 그런지 당신 무대를 보면 David Bowie가 제일 먼저 떠올라. 그의 팔색조 같은 매력을 똑 닮았어.

그래서 The Beatles 같은 음악을 들려줬을 때도 그렇게 놀라지는 않았어. David Bowie도 변신에 익숙했으니까. 무엇보다 당신도 Bowie처럼 멜로디 감각이 탁월했거든. 아쉽게도 그 즈음부터 대중의 관심은 서서히 떠나갔지만, 당신의 진짜 매력은 그때 발현되었다고 생각해. 당신은 완벽한 팝 보컬이었어. 그렇기 때문에 당신이 Velvet Revolver로 돌아온 게 그다지 반갑지는 않았어. 물론 “Slither”는 꽤 멋졌지만.정말 신기한 게, 당신 노래를 듣고 있으면 자기도 모르게 당신 목소리를 따라하게 돼. 어찌 보면 그게 대중음악을 노래하는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능력일 거야. 큰 소리로 고음역을 소화하는 것보다. 아까 말했었잖아. 당신은 완벽한 팝 보컬이었다고.

하지만 당신이 돌아가고 싶은 곳은 결국 그런지 음악을 하는 Stone Temple Pilots였던 것 같아. 이 글을 쓰는 도중에 당신을 좋아했던 한 선배와 전화 통화를 했어. “스캇 걔는 왠지 그렇게 될 것 같았다.” “왜요?” “체스터가 보컬로 들어왔잖아.” “아…” 그토록 오랫동안 밀당을 해왔던 애인이 결국 다른 사람과 맺어진 느낌? 아니, 당신에게는 돌아갈 집이 없어진 느낌이었을 거야.

지금 Velvet Revolver의 “Fall To Pieces” 뮤직비디오를 보고 있어. 괴로워하는 모습이 결코 연기처럼 보이지 않아. 저런 고통이 당신에게는 일상이었겠지. 하지만 이 비디오의 결말처럼, 당신이 Wildabouts가 아니라 Stone Temple Pilots와 함께하고 있었다면 현실은 좀 달라졌을까?

이제 하늘나라에 도착해서 친구들과 재회해서 회포를 푸는 중이겠지?  새삼 당신이 그 기괴한 화려함을 다 벗어던진 모습이 그리워져 이 영상을 골라봤어.  그러고보니 다른 친구들의 마지막도 언플러그드였네.

그럼 이제 정말 안녕, 스캇.

 

About 박근홍 (5 Articles)
이명... 박... 같은 개드립을 언제나 치려고 노력 중인 팟캐스트 방송인. 부업으로 밴드 활동 중.

2 Comments on 안녕 스캇

  1. 이런식으로 추모하는글도 참 더 애잔하게 다가오네요. ㅠ
    저도 전에 David Bowie 같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래서 더 공감가는 글이었습니다.
    나이 먹어가면서 추억과 함께하던 뮤지션들이 떠나는 빈도가 점차 높아지네요.
    안타까운 주말입니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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