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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즈원: Outlast

애즈원의 가치, 애즈원의 존재.

10년 만에 나온 애즈원의 정규 여섯 번째 앨범이다. 혹여나 아직도 애즈원이 활동했는지 궁금했다면 실례다. [이별이 남기는12가지 눈물](2006)의 존재 자체가 희미한 건 사실이나, 이들은 그사이 넉 장의 EP를 냈고, 2009년을 제외하면 매년 싱글도 발표했다. 그중엔 ‘Sonnet’(2010)처럼 듀오의 진가를 드러낸 곡도 있다.

심지어 소속사도 산이, 버벌진트, 한해 등이 속한 브랜뉴뮤직이다. 이 부분도 오해하지 말자. 브랜뉴뮤직의 간판스타들이 뜨기 전부터 애즈원은 소속되어 있었다. 이런 정황을 모두 정리해보면, 듀오는 미디어의 폭발적인 지원이 없었을 뿐, 한결같이 자리를 지켰던 걸 자연스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아직까지도 애즈원이란 팀을 움직이는 동력일까. [Outlast]의 첫 곡 ‘아무 말 안해도 돼’부터 궁금증은 풀어진다. 강하고, 높고, 내지르는 것이 노래 잘하는 것처럼 비치는 음악 예능 프로그램들의 풍토 속에서 두 여성의 목소리는 보컬과 코러스의 중간을 만나듯 얇고 가녀리다. 마치 팀 명(하나같은)처럼 들려지는 화음은 그간 한국에서 노래 잘하는 것으로 인식된 발성과 창법에서 상당한 거리를 둔다.

맞다. ‘최고의 악기는 목소리’라는 말이 있듯, 훌륭한 보컬, 좋은 음색은 늘 센 목소리만이 정답은 아니다. 각자가 가진 고유의 음색을 으뜸으로 쳐야 할 것이고, 그 색깔을 튼튼한 기초 실력 위에서 발휘해야 할 것이다. 이런 부분에서 애즈원은 국내에서 유일무이에 가깝다. 1999년에 등장한 두 소녀는 이제 한 멤버가 결혼하며 환경이 달라졌음에도 그 결을 지킨다. 15년의 시간이 지나면서 독보적인 가치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용기 내어 10년 만에 낸 정규 앨범의 음악 방향도 이런 사정을 잘 읽고 있다. R&B의 정수를 느끼게 해주거나, 음악 구성에서 차별화를 두어 어렵게 갈 자세는 취하지 않는다. 오랜만의 정규 앨범을 냈다는 것, 애즈원의 매력을 빛내는 것에 대해서만 고민한다. 그래서 수록된 곡은 모두 쉽고, 편안하다. 감히 올해 나온 앨범들 중 가장 대중적인 멜로디들이 수록됐다고 표현하고 싶을 만큼, 선율이 뚜렷하고, 부담 없이 들을 템포와 전개가 꾸려졌다. 많이 들려주고, 알리고 싶은 바람이 가득 차 있다.

그래서 기억에 남는 곡도 확실하다. 비록 ‘Day By Day’(1999)만큼의 흥행을 얻진 못했으나, ‘아픈건 좀 어때’, ‘시들지마’, ‘미쳐있고 싶어’의 존재는 그때의 추억을 보상할 넘버임이 분명하다. ‘Fall In You (feat.캔들)’, ‘Waiting For You’ 등 15년 전 한국에서 유행하던 흑인 음악 스타일과 현재의 기법을 적절히 활용하며 듣는 귀를 설득시킨다.

트렌드에도 잘 배합되어 있고, 추억을 회상하며 들어도 어색하지 않다. 이 말은, 애즈원과 함께 세월을 겪은 이들에게는 반가움을, 애즈원이 궁금한 이들에게는 반가운 악수를 건넬 수 있다는 것이다. 이토록 이지 리스닝을 추구하면서도 밉지 않은 앨범이 몇이나 있을까. 기다린 세월은 야속하지만, 기다림에 대한 보상은 적절히 일궈낸 음반이다.

(3.5 / 5)

 

About 이종민 (60 Articles)
음악 글쓰는 건 평생 한다는 생각으로 천천히 배우며 쓰고 있다. 50년 배우면 50년 써먹을 수 있으니까. 내가 한 말이 아니라 강레오 쉐프가 한 말 인용했다. 현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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