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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프릴 세컨드: 남들과 비슷하지만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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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 어울리는 음악들이 있다. 춤추기 좋은 음악이 그러하다. 에이프릴 세컨드야 말로 춤추기 좋은 음악이다. 1집 [Plastic Heart] 때부터 주목해 왔는데, 어느덧 두 번째 음반 [Super Sexy Party Dress]를 냈다. 인터뷰는 홍대의 한 카페에서 진행되었고 김경희(보컬/신스), 문대광(기타), 문우건(베이스), 신재영(드럼)이 답변해주었다. 인터뷰가 좀 늦게 올라갔다. 미안하다.

 

1[Plastic Heart] 보다 밝아진 느낌이다. 제목 [Super Sexy Party Dress]에 꼭 어울리는 색깔로 나온 것 같다.

김경희: 그런 이야기 많이 들었다. 음반 재킷도 핑크 아닌가. 1집과는 완연히 다르다. 1집은 어두운 곡도 있고, 밝은 곡도 있고 좀 중구난방 식이다. 뭐, 그것도 좋은데 이번 음반에선 설레고 화사한 느낌을 응축시켜서 보여주고 싶었다.

 

애초에 설계를 그렇게 했다는 말이군?

김경희: 맞다. 물론 아닌 노래도 있긴 한데 전반적으로는 그렇다고 볼 수 있다.

 

타이틀 [Super Sexy Party Dress]는 실은 금요일 늦은 열시의 가사 아닌가. 그 가사를 써먹고 싶었나?

김경희: 그 부분이 캐치(catchy)해서 그런지, 팬 분들이 많이들 기억해 주시고 따라하시더라. 처음부터 그걸 의도한 건 아닌데, 나중에 앨범 타이틀 정할 때쯤 이걸 제목으로 뽑아도 괜찮을 것 같다는 판단이 들어서 그렇게 하게 되었다.

 

녹음은 어떻게 진행했고, 얼마나 시간이 걸렸나?

김경희: 작업실에 녹음 장비가 있어서 외부에 맡기지 않고 우리끼리 진행했다. 그런데 2015년 말에 시작해서 2016년에 들어오면서 OST 작업을 시작해서 두 일을 병행해야 했다. 그러다 보니 조금 딜레이되어 녹음 시간만 한 5개월 정도 걸린 것 같다.

 

레코딩 작업 중 가장 힘든 건 무엇이었나?

김경희: 퀄리티를 높이려고 하다 보니, 완성된 곡을 다시 고치고 고치고 그랬다. 1집 보다 나은 사운드를 내고 싶어서다. 트랙도 어느 때보다 많이 가져갔다. [Plastic Heart] 때는 시행착오가 많았다면 이번에는 곡의 질이 문제였다. 밤도 많이 샜다.

신재영: 아무래도 직접 녹음을 하다보면 정답을 찾기가 어려워진다. 다 작업해 놓고도 이게 정말 좋은 건지 아닌지 답이 안 나오는 상황인 거다. 그래서 스튜디오에서 녹음할 때보다 더 많이 들었고, 이상한 부분이 없는지 더 자세히 살펴봤다.  마음은 편했지만 아무래도 귀는 쉽게 피로해지더라. 기타 라인 정할 때도 “이게 좋다. 저게 좋다” 식으로 의견이 갈리니, 중지를 모으기도 어려웠고 말이지. 이래저래 고민이 많은 작업이었다.

문대광: 멤버들이 모이는 시간이 늦다보니 새벽 타임에 주로 작업했다. 고로 컨디션이 다들 좋지 못했다. 체력적인 부분에서 좀 힘들었던 이야기다. 연주 파트가 작업을 빨리 끝내 보컬한테 토스해 줄 수 있다는 강박도 있었다. 그렇게 하루 종일 연주하다가 진만 빠지고 그랬다.

 

곡을 작업할 때 멜로디를 먼저 만들고 가사를 입히는가, 아니면 그 반대인가?

김경희: 곡마다 다르다. 그런데 대부분의 곡에선 리듬을 먼저 가져가는 편이다. 이번 음반에선 톤과 리듬을 먼저 잡고, 멜로디를 먼저 잡았다. 1집의 ‘금요일 늦은 열시’는 기타 하나 가지고 만든 노래다. 하지만 대부분은 비트를 우선적으로 잡는다.

 

비트를 먼저 작업하면, 좀 수월한 게 있는지 궁금하다.

김경희: 그렇지는 않다. 다 장단점이 있다. 악기 하나로 곡을 쓰면 곡이 좀 더 자연스러워지고 보다 어쿠스틱해지는 것 같긴 하다. 반면 비트를 먼저 만들면, 더 밴드 사운드 같은 음악을 만들긴 쉬운데 멜로디나 가사를 붙이기는 더 어려워진다.

 

말을 걸어볼까를 타이틀곡으로 정한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

문대광: 에이프릴 세컨드하면 딱 떠오르는 음악을 타이틀로 내세우고 싶었는데, 이 곡이 그에 제일 근접한 곡 같아서 그렇게 정했다.

 

‘Bring It Up’이나 ‘Do You Wanna’도 충분히 타이틀로 고려되었을 것 같았다.

김경희: 멤버마다 약간씩 생각이 달랐는데 나는 ‘밴드 사운드’를 최우선으로 고려했다. 그런 의미에서 1, 2, 3번 트랙이 좋았다. 그런데 문득 밴드로서 보여줄 수 있는 곡과 사람들이 접근하기 쉬운 곡은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고, 눈에 들어온 곡이 ‘말을 걸어볼까’였다.

문우건: 최종 후보가 ‘말을 걸어볼까’와 ‘Hold Me Tight’였다. 이 두 후보 가지고도 꽤 고민했던 것 같다. 결국 낙점된 곡이 ‘말을 걸어볼까’였다. 더 잘 기억될 곡일 것 같았다.

신재영: 처음 음반을 들을 때는 아무래도 타이틀곡을 많이 듣게 된다. 다들 동의했고, 결과적으로 이 곡을 선택했다.

 

밴드가 하는 음악은 ‘신스 록’과 ‘팝 록’ 정도로 표현할 수 있을 법하다. 본인들이 생각하는 자신의 음악에 어울리는 문구는 뭔가?

김경희: 같은 생각이다. 이제 장르의 경계가 다 없어지지 않았나. 기본적으로 우리가 즐겨 듣는 음악이 섞여 나오기 때문에 지금의 에이프릴 세컨드의 음악이 완성되었다고 보면 된다. 록 밴드의 편성을 가지고 있지만, 일반적인 록 음악은 아니다. 그렇다고 팝이나 일렉트로니카도 아니다. 그 중간 어디쯤 있는 음악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신스 팝’ 혹은 ‘팝 록’이라고 하는 게 좋겠다.

신재영: 현재의 팀 컬러를 갖는 데까지도 사실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전작 [Plastic Heart]에 실린 ‘두 개의 달’ 이런 노래 들어보면 좀 해괴한 구석도 있다. 어찌보면 그것도 당연했다. 각자 서로 좋아했던 게 달랐으니까. 그렇게 차이났던 지점을 서로 맞추고 맞추고 해서 지금 우리가 하는 음악이 나올 수 있게 된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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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본인들과 유사한 음악을 하는 팀들이 많이 늘었다. 에이프릴 세컨드만이 가진 강점이 있다면 뭘까?

문우건: 보컬 음색인 것 같다. 그게 반 이상을 차지한다고 생각한다. 여성 목소리도 남성 목소리도 아닌 살짝 중성적인 톤이 가장 큰 무기다.

김경희: 난 가사라고 본다. 내 보컬은 노래방 랩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일반적으로 편하게 부르는 노래도 아니다. 일부러 가사를 리드미컬하게 쓰고, 그걸 곡에서 잘 표현해낼 수 있도록 만든다. 헌데 그러다 보면 발음이 어색해지는 경우가 있다. 나는 약간 음을 밀어 부르는 습관이 있는데, 그걸 잘 하게 들리게 하려면 여러 보정 작업을 해야 한다. 물론 그런 걸 싫어하는 분들도 있는데 오히려 팀의 개성이 드러나는 쪽을 선택한 거다. 오히려 더 과하게 집어넣는 편이다.

문재광: 드럼도 러쉬(rush)하지 않는다. 잘 들어보면 다른 드러머와 달리 미묘한 박자의 차이 때문에 오는 그루브함이 있다.

 

만월은 좀 이질적인 트랙이다. 이런 스타일의 잔잔한 팝도 잘 어울린다.

문우건: 음반 전반부와 후반부를 조금 다르게 구성했다. ‘만월’은 대광 형이 쓴 곡인데, 대중적인 곡도 필요하겠지만 이런 스타일의 곡도 필요할 것 같았다.

김경희: 전체적 흐름에선 조금 벗어났다고 느낄 수 있는 트랙이다. 하지만 이런 곡도 하고 싶었고, 생각보다 잘 나온 곡이라고 본다. 다음에 음반을 내더라도 이런 곡은 한 번 더 연주해보고 싶다.

문대광: 앞쪽에선 “에이프릴 세컨드”의 냄새를 짙게 풍겼다면, 뒤쪽에선 “어, 이 밴드가 이런 음악도 할 수 있구나”라는 인상을 주고 싶었다. 여기 나온 트랙 리스트는 그걸 반영한 거다.

신재영: 일반적으로는 경희가 그림을 어느 정도 그려 온다. ‘Hold Me Tight’가 대표적인데, 경희의 스케치에 우리가 아이디어를 섞어 곡을 만들었다. 그런데 이 곡은 합주해서 나온 곡이 아니라 회의를 통해 탄생한 곡이다. 리듬을 정할 때도 강약을 어떻게 할지 서로 의견을 주고받고 그랬다. 무엇보다 편곡이 마음에 든다.

 

학교는 부활 김태원의 곡을 받았다. 김태원과는 어떻게 연결되었는가?

신재영: 강원도 춘천 MBC에서 다큐멘터리를 촬영한 적이 있다. 시골에 있는 학생들을 가르쳐서 공연을 하게 하고 음반도 제작하는 프로였다. 그 작업을 총괄하는 감독님이 김태원 선생님이었다. 그러니까 김태원 선생님 곡을 가지고 우리가 멘토가 되어 아이를 지도하는 프로그램이었다. 그 때 나온 곡이 ‘학교’였는데, 곡이 너무 좋아서 선생님께 “써도 되겠냐?”고 부탁을 드렸다. 다행히 허락을 받았고, 그걸 새롭게 편곡해서 음반에 싣게 된 거다. 우리도 그 방송을 오래 준비했기 때문에, 특별히 애착이 가는 곡이기도 하다.

 

그럼 멤버들은 어떤 곡이 가장 마음에 드는지?

신재영: ‘Bringing It Up’이다. 편곡의 완성도가 높고 각 악기만의 소스가 잘 안배되어 있기 때문이다. 마스터링도 잘 됐다.

김경희: 어려운 질문이지만 최근에는 1번 트랙 ‘Hold Me Tight’가 가장 좋다. 비트의 완성도 측면에서 제일 완성도가 높은 곡이 아닌가 한다. 만들 당시에는 몰랐지만, 다 작업해놓고 나니 밸런스도 잘 잡힌 곡이다.

문우건: ‘만월’은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멜로디라 좋다. 또 하나를 뽑자면 ‘Bring It Up’이다.

문대광: 나는 ‘엄빠’가 가장 좋다. 최근 들어 부모님에 대한 생각이 많아져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밴드 음악의 완성도로 보자면 ‘Do You Wanna’가 마음에 든다.

 

여러 무대에 서다 보면, 보완해야 될 지점이 보일 것 같다.

문우건: 무대에 올라가면 관객들이 밴드를 쳐다보는 게 느껴진다. 만약 분위기가 좋은 공연이었다면 깨방정 떨고 이래저래 신나서 했을 텐데, 그렇지 않은 공연이면 아무것도 못하고 풀 죽어 허수아비처럼 연주만 한다. 그런 편차를 줄이는 게 중요할 것 같다. 또 하나를 꼽자면 우리끼리 노는 데 더 집중한다는 거다. 물론 밴드가 신나야 공연을 잘 할 수 있는 건 맞지만 더 신경 써야 할 부분이다. 관객을 더 신경써야 한다.

문대광: 일정할 톤을 내는 것이다. 여러 공연을 하다보면 톤이 달라져서 공연이 어색해지는 경우가 생긴다. 하지만 변명보다는 장소에 관계없이 균일한 음악을 들려주고 싶다.

김경희: 어떤 팀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에너지가 가장 큰 문제다. 본인은 흥분하지 않으면서 관객을 흥분시킬 줄 알아야 진짜 잘하는 연주자라고 생각한다. 너무 잘 하려고 하다보면 과욕이 생겨서 그게 잘 안 된다.

신재영: 컨디션이 좋아도 잘 안 되는 날이 있고, 컨디션이 나빠도 분위기가 좋은 날이 있다. 그런데 프로 연주자라면 그런 굴곡이 없어야 한다. 연주 뿐 만 아니라 외모나 패션, 포즈, 제스처, 그 모든 걸 고민해야 한다.

 

1집의 ‘Brand New Lie’금요일 늦은 열시같은 강렬한 한 방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

김경희: 그럴 수 있다. 이번엔 가사와 멜로디에 더 집중했는데, 그러다 보니 리프가 끌고 가는 전작에 비해 그런 인상이 도드라질 수 있다.

문대광: ‘Brand New Lie’는 상도 받고 했는데, 솔직히 평론가들도 좋아할 만한 곡이다. 헌데 이번 음반에 실린 곡에는 그와 유사한 곡이 없다.

신재영: ‘Brand New Lie’는 충분히 마니아층이 생길 수 있었던 곡이다. 우리 단엔 ‘Bring It Up’이나 ‘말을 걸어볼까’가 비슷한 느낌이지 않을까 생각하긴 했는데, 듣는 분들이 어떻게 판단해 주실 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사실 이번에는 마니아층보다 공연장에서 팬들과 더 소통하고 이야기 나누고 싶었다.

 

 

About 이경준 (145 Articles)
현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 여기저기 불려다니며 글을 썼고, 하나둘씩 망해가는 잡지(웹진)들을 볼 때마다 역시 '이런 건 하면 안된다'고 다짐했다. 그런데 무슨 생각인지 또 이렇게 판을 키웠다. 왜 그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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