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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소: Call Me Baby

3GS 다음에 4 정도?

10명으로 돌아온…같은 얘기는 빼고 본론만 이야기 하는 것이 좋겠다. ‘Call Me Baby’는 여러 가지 상반되는 생각을 동시에 불러 일으킨다. 예를 들어, SM이 지나치게 자신만만한 것인가, 아니면 다소 게으른 선택 아닌가, 외연을 넓혀야 한다고 생각한 것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악에 힘이 없는 것은 아니고 분명한 클래스는 있다. 그런데 ‘엠넷 엠카운트다운’ 무대가 나왔고, 적어도 이들의 무대에 대해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SM이 애플이라면, 이들은 아이폰이다. 레드벨벳처럼 얼굴을 알아 볼 수 없고 명패가 필요한 ‘직원’ 정도가 아니라 아예 ‘제품’에 해당하는 비유가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케이팝에서 좋은 제품은 좋은 예술이다.

이 곡의 안무는 ‘으르렁’의 연장선처럼 보인다. 요컨대 ‘스테이지’가 전면의 관객을 가정하고 춤과 노래를 선보이는 공간이라는 상식을 무시하고, 그 중앙에 카메라를 넣고 사방을 활용할 때 어떤 일이 생기는지 보여주는 것. ‘Call Me Baby’에도 익숙한 요소들이 담겨 있다. 시선의 회전을 거쳐 카메라의 이면으로 무대를 옮기고, 10명의 배치를 바꿔 무대의 전면을 흐린다. 그러나 동시에, ‘Call Me Baby’는 완전히 다르다. ‘으르렁’의 무대는 뮤직비디오의 재현이다. 무대에서 재현이 가능한 것인가라는 의구심이 있었고, 그에 따라 비디오와 동이한 무대 퍼포먼스는 일종의 시도나 도전이었으며, 결과적으로 가능했다. 반면에 ‘Call Me Baby’의 (비로소 드러난) 원본은 무대 안무다. 뮤직비디오는 안무를 담아내되, 기술적으로 제한이 없는 뮤직비디오가 ‘으르렁’과 다를 바 없어지는 일을 막는다. 기본적인 규칙은 유지하되, 당연하게도 원테이크가 아니고, 자연스럽게 공간도 의상도 바뀐다. 그리고 결국 이 안무의 의도가 가려진다. 피해야 할 것이 있었지만, 의도를 살리는 데에도 실패한다. 성공적인 사례를 보기 전에는 알 수 없는 실패.

‘엠카’ 무대는 ‘스테이지’를 전후좌우로 확장하는 다음으로 나아간다. ‘으르렁’은 회전을 통해 서너개의 무대를 만들어 내지만, 각각의 무대가 그것을 바라보는 시선 앞에서 평면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Call Me Baby’에서는 현재 카메라가 있는 곳 바로 앞이 무대다. 그리고 무대는 ‘깊이'(depth)가 있는 입체적인 공간이라고 선언한다. 카메라는 핸드헬드의 흔들림 없이 오직 그 순간의 ‘센터’를 쫓는다. 개별적인 무대의 분리된 안무 안에서 카메라는 정적이고, 멤버들의 작은 움직임이 무대에 깊이를 만들어낸다. 무대를 장식하는 굵은 선들은 소실점을 향한 연장선처럼 보이는 건 당연하다. 이 시도는 ‘중독’을 거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슈퍼주니어와 소녀시대의 열화된 활용도 있다.) 다만 무대의 깊이는 당시의 줌인/아웃이 아니라 현재 드러나듯이 무대 위의 실제 움직임, 그리고 그 움직임과 카메라 사이의 적절한 거리로 획득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뮤직비디오가 끝나고 정육면체가 회전하며 이번 앨범의 로고가 등장하는 것은 흥미롭다. 이 로고는 ‘EXO’의 형상화이면서, 깊이를 가지고 있다. 이 무대 영상은 SM의 지원으로 만들어졌을 것이고…같은 얘기는 빼겠다. 노래와 무대의 총체로서 ‘Call Me Baby’가 어떤 제품인지가 중요하다.
 

About 서성덕 (2 Articles)
2004년부터 종종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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