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웁스나이스: 장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우리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하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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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EP 1장, 싱글 2장을 디스코그래피로 가진 밴드이고, 그 이름이 생소한 사람도 있을 테지만, 웁스나이스는 여러 경연대회를 휩쓸고 다니며 이 바닥에서 ‘next big thing’으로 불린 팀이다. 그뿐인가. 친분이 있는 모 클럽 엔지니어 분도 엄지를 치켜세우며 실력을 인정할 정도로, 현장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밴드이기도 하다. 아직 커리어가 풍부한 것은 아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보고 싶었고 연락을 했다. 그런데 2주일 이상 숙주에게 애정을 준 이놈의 감기가 발음을 할 때마다 코맹맹이 소리를 나게 만들어, 미칠 지경이었다. 팟캐스트 방송인이자 ‘이명’ 필진 박근홍이 함께하지 않았다면, 인터뷰를 갈무리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만일 이 인터뷰가 읽을 만하게 나왔다면 열심히 답변해 준 밴드와 그의 공이다. 장소는 홍대 1번 출구 뒤편 저 어딘가의 카페였고, 인터뷰엔 이성풍(기타), 마호(보컬), 강청춘(드럼), 최용준(베이스), 임호재(FX)가 참여했다.

여전히 궁금한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팀을 결성하게 된 계기를 말해 주겠나?
이: 특별한 팀을 만들고자 했던 것은 아니었다. 기존에 있던 팀들에 질려 있던 상태였다고 해 두자. 그 상태에서 나 혼자서라도 음악을 해봐야겠다고 마음먹고 작업하던 중에, 마호라는 친구가 노래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세상에! 톤이 너무 멋진 게 아닌가. “야, 너 나랑 팀 하지 않을래?” 곧바로 하고 싶은 말을 꺼냈다. 그때부터 마호가 알던 좋은 사람과 내가 알던 좋은 사람이 모이게 되었고, 지금의 라인업이 갖춰지게 된 것이다.

마호 씨는 전에 밴드 경험이 있나?
마: 원래는 지방에서 DJ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왕 DJ 할 거면, 서울에서 하는 게 좋다며, 살살 꼬드기는 게 아닌가? “어, 그래?” 그렇게 서울로 올라왔다. 그런데 정작 DJ는 이도저도 안 되었고, 우연히 알게 된 밴드랑 친해지게 되어서 이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

아, 그럼 원래 노래를 하진 않았나?
마: 아니. 노래 못해서 사람들이 무시하는 게 화나서 “나, 노래학원 다닐 거야”라고 말하고 다녔다.

이: 밴드에 막 들어왔을 때도 노래를 잘한다기보다는 가진 것 자체가 연습만 하면 터질 것 같은 친구였다.

마: 음치였다.

이: 그것까진 아니었고(웃음).

노래를 너무 잘하고 특히 피치가 정확해서 음악 전공한 줄 알았는데.
마: 아니다. 가방끈 짧다.

본인들은 자신들의 음악을 ‘그냥 락’이라고 표현했지만, 영향 받은 팀이 있을 거다. 스크리모나 포스트하드코어, 이모코어 등 여러 서브 장르에 발을 디디고 있는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Paramore가 떠올랐다. 혹 밴드를 처음 구상하면서 염두에 둔 음악이 있는지.
마: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우리는 어떤 음악이 좋아서 모였다기보다 사람이 좋아서 모인 팀이다. 선호하는 팀이나 장르가 각자 다르다. 그것 때문에 회의도 하고, 신곡 작업할 때는 싸우기도 한다. 결과적으로는 레퍼런스 없이 작업을 하게 된다. 취향이 제각각이다 보니 각자의 성향을 배려하면서 맞춰가게 되더라고.

성풍 씨 원래 했던 음악은 어떤 스타일이었나?
이: 이모코어였다.

아, 그럼 마호 씨 보컬을 들으면서 앞으로 꼭 그렇진 않았겠지만, 내가 하던 게 이모코어이니 그쪽으로도 해볼 수 있겠다고 구상한 건가?
이: 2012년 우리가 처음 낸 싱글을 들으면 “절대 그렇게는 안 해야지”라는 걸 알 수 있을 거다. 그때 우리는 말랑말랑한 음악을 했고, 더 대중적으로 접근해보고 싶었다. 당시만 해도 지금의 멤버들이 아니었지. 서서히 그 친구들이 바뀌어가면서 그에 따라 우리의 음악도 변해가게 된 거다.

그 말을 한 이유가, 내가 느끼기에 웁스나이스의 음악은 굉장히 묘한 지점에 있기 때문이다. 뭐랄까. 마니아에 치우친 음악도 아니고, 대놓고 대중적이지도 아닌 접점. 새 싱글 ‘Hangover’는 이질적인 느낌이지만. 그래서 궁금했다. 아, 내가 이모코어를 했으니까… 그걸 어필해서 사람들에게 먹히는 음악을 만들어봐야지, 그런 게 있었냐는 거였다.
이: 그런 건 없었다. 오히려 다른 멤버들이 더 잘했던 것 같았고. 그 팀 할 때도 어떻게 밴드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마침 표방하는 장르가 이모코어여서 그냥 하게 된 거였다.

강: 내가 가입했을 때만 해도 대중적인 노선이었다. 그런데 내가 워낙 빡센 음악을 좋아해서 “전 싫어요”라고 당차게 말하고 그랬다(웃음). 그러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되었네.

임: 훼방꾼 둘이 생긴 탓에 그 묘한 지점으로 가게 되었던 것 같다.

마: 어떻게 보면 오히려 그렇게 된 바람에 유니크한 음악이 되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렇다. 진짜 유니크하다. 특히 ‘K-루키즈’ 나왔을 때 그 음악, ‘Eat Yourself’. 진짜 밀당하는 듯한 음악 아닌가. 그런데 이번 싱글은 그런 느낌 없지 않나. 두 훼방꾼님이 양보한 건가?
임: 그 판단을 리듬이 어쩌고, 장르가 어쩌고 그렇게 엄밀하게 나누고 한 건 아니다. 다섯 명이 끄적끄적 해보다 “바로 저거다” 합의가 되면 제작을 들어가게 되는 쪽이라, 설명이 좀 어렵다. 그게 사람이 좋아 결집된 밴드의 장점이다. 만든 걸 정리할 때야 옥신각신하기도 하지만.

마: 이렇게 비유해보자. ‘Eat Yourself’와 ‘No Eat’이 담겼던 싱글은 신생아다. 그 다음 EP [We Are]는 걸음마 단계다. 그리고 싱글 ‘Hangover’가 나오게 되면서 비로소 정체성이 좀 생긴 것 같다. 청소년기로 진입하게 된 거지.

그렇다면 지금까지의 음악들이 다 이렇다/저렇다 구별하는 게 아니라 단지 멤버들이 “아, 이게 좋네”라고 동의를 했기 때문에 나오고 있는 건가?
마: 그런 것도 있다. 그런데 더 핵심적인 건 경연에서 얻은 교훈이다. 웁스나이스는 2012~13년도에 ‘아시안비트’, ‘K-루키즈’ 등 경연이라는 걸 계속했는데, 우리를 알리고자 시작했던 경연이 어느 순간 거기에 목을 매게 했다. 그때 머리를 좀 써서 곡을 계속 썼어야 했는데, 편곡에만 미친 듯이 집중하고 있더라고. 그러다 보니 곡도 없고, 경연을 위한 밴드가 되고 있었다. 그래서 2013년 ‘K-루키즈’를 끝으로 “우리를 좀 찾아보자”라고 새롭게 시작했던 1년 동안 쌓아둔 곡들이, 여러 얽힌 문제로 정체되었다가 이제 하나씩 등장하고 있는 거다.

경연을 하면서 느낀 다른 건 없나?
마: 이런 거 다시는 안하고 싶다는 것(웃음)? 부담스럽다. 감사하게도 대상을 2번 타기는 했어도 말이지. 작년 락페에 나가고 싶었는데, ‘펜타포트’ 루키 최종까지 갔는데 떨어졌다. 그건 우리가 정말 못해서 떨어진 거였다. 사람들마다 “또 1등 하겠네?” “너희 사냥꾼이잖아” “못한다고 그래놓고 올라가서 잘 하잖아” 그런 식으로 말을 건넸는데, 그런 거 하나하나가 큰 부담이었다. 그때 깨달았다. 이건 아니라고. 욕심을 경연이 아닌 쪽에서 채워야겠다고.

그럼 지금 소속사나 기획사는 있나.
마: 없다.

소속사도 없는 상태고, 경연도 나갈 것이 아니라면 인디 밴드가 홍보 측면에서 어렵다는 것은 명확하다. 혹시 그에 대해 방법을 강구하고 있는 게 있나?
마: 이번 ‘Hangover’를 한국어/일본어 2가지 버전으로 릴리즈했다. 홍대 안에서만 주로 공연을 하다 보니까 그 바운더리에 갇혀 있다는 느낌이 들었고, 그렇다면 다방면으로 전술을 짜야 되지 않을까 싶어서 그리 한 거다. 그런데 외국어 싱글이든 음반이든 일반적으로는 영어로 발매하는 게 관행이다. 그걸 좀 깨보고 싶었다.

그 싱글이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 혹시 그쪽에서 나온 이야기가 있나?
마: 일본에 프로모션을 할 수 있다면, CD를 좀 보내고 해보려고 했는데 우리 힘으로만 그걸 하는 건 버겁다는 걸 절감하고 있다. 그쪽에서 제의가 온 게 아니라 그냥 부딪쳐 보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 루트를 뚫어야 되는 상황인 거네.
마: 그렇다.

이: 아까 그 말이 공감된다. 기실 밴드가 할 수 있는 일은 지극히 한정적이다. 우리도 무조건 ‘소속사 없이 하겠다, 혼자 하겠다’라는 주의는 아니다. 멤버들도 회사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기는 한데, 끝까지 믿고 갈 수 있는 회사가 아니라면 조심스럽다. 몇몇 회사들과 그에 대해 논의도 해 봤지만 현재는 우리끼리 있는 게 편하다.

‘Hangover’는 EP [We Are]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른데, 일부러 그렇게 전략적으로 간 건가?
강: 처음 버전은 펑크/이모코어 필이었다. 그런데 편곡을 하다 보니 그런 폼이 되었고, 신나고 흥겹게 가 보자는 의견이 많아서 이런 형태가 된 것 같다.

마: 멜로디와 가사를 내가 담당하고 있기는 하지만, 멤버들의 의견을 반영해서 얼마든지 분위기를 달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한번에 다섯 명 전원이 “OK”한 게 처음이었다. 예전엔 어떤 아이디어를 내면 싫어하는 사람도 있고, 이걸 꼭 해야 되냐는 식으로 투덜거리던 친구도 있었는데 말이다.

댄서블락의 기운이 물씬 느껴져서 한 말이다.
마: 다들 술 애호가다. 거의 매일 술을 마시다 보니(요새 좀 줄이긴 했지만), 그런 춤추고 싶은 싱글이 나온 게 아닐까.

이: EP까지는 헤비함이 존재했는데, 이번 싱글에서는 그걸 덜어내려고 노력한 것 맞다. 헤비했을 때 아무래도 대중은 그걸 비주류라고 받아들이게 되더라.

그런데 정작 경연대회에서 상 받은 곡은 또 헤비한 싱글 아니었나. 또 웁스나이스 팬 중엔 헤비함에 꽂힌 사람들이 꽤 있을 법 한데.
마: 경연용 곡은 따로 있구나. 경연에선 현장에서 직관적으로 다가오는 웅장함이 필요하다. 그건 편하게 즐기면서 듣는 거랑은 다르다. 오디션장에서는 그 찰나의 순간에 오는 감동이 임팩트가 큰 법이니까.

EP의 ‘차마참아’ 같은 트랙은 서사가 풍부하다. 그런데 ‘Hangover’는 그게 없는 것 같아서 한 말이었다. 이런 곡이 앞으로 나올 음반의 색채를 대변해준다고 봐도 되는가?
마: 5월에 싱글이 하나 예정되어 있다. 회사에 있을 때 작곡가분과 공동으로 써둔 곡이다. 그 곡은 밝고, 희망차고, 발랄하다.

강: 아, 그건 Paramore 느낌이 날 수도 있겠다.

마: 그게 나오게 되면, 그 이후에 나올 작품들은 글쎄… ‘Hangover’와 비슷할 수도 있지만, 약간은 달라질 거다. 아마 라이트함을 깔고 그 위에 무게감을 얹은 곡을 하게 될 것 같다.

‘차마참아’엔 은근히 한국적 장단이 있다. 일부러 이런 식으로 접근해본 건가.
강: 초반 멜로디가 리듬과 잘 붙어서 그럴 수도 있는데, 한국적인 것을 넣어보자는 강박이 지배한 건 아니었다.

이: 마호가 주조하는 멜로디엔 한국적인 색채가 강한 곡들이 있다. 그건 굉장한 장점이라고 본다. 이를테면 ‘민들레’라는 노래의 멜로디라인만 들어봐도 그렇고. 그 특성이 곡에 자연스럽게 입혀진 것이지.

임: 이 멜로디랑 음을 곡에 씌울 때 개인적으로는 그룹 코리아나를 상상했고(웃음), 그래서 앞부분과 뒷부분에 그걸 끼워 넣었다. 어떻게 보면 의도적이라고 할 수도 있는 거지. 1988년 당시 올림픽의 그 느낌, 촌스러운 걸 해보자는 게 아니라 그저 그때의 무드를 담아내고 싶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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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락페도 자주 다녀오지 않았나. 재미있는 일화가 있었는지.
강: 러시아에 왔으니, 마땅히 보드카를 마셔야 하지 않겠냐는 의견이 나왔다. 그래서 보드카 하나를 사 왔는데…

임: 그게 너무 저가의 보드카였다. 한잔 머금어 봤는데, 이건 인간이 마실 수 있는 게 아니고 무슨 공업용 알코올 같은 촉이 왔다. 그런데 그걸 다 들이켰고, 심지어 술이 모자랐다.

마: 싱가포르, 몽골, 블라디보스토크를 가봤다. 머리털 나고 처음으로 비행기를 타 본 거였다. 나중에 결혼이라도 하게 되면 제주도라도 가게 되겠지, 그냥 막연히 그렇게 담아두고 있었다. 그런데 우리가 공연을 하러 해외로 가고 있는 게 아닌가. 비행기가 이륙을 하는데 가슴이 벅차올라서 대성통곡을 했다.

강: 몽골행 비행기 안에서였다. 비행기에선 술을 제공하지 않나. 그런데 이 주당 멤버들이 아무도 술을 시키지 못하더라. 나는 개의치 않고 다섯 잔을 시켜 마셨다. 나중엔 승무원이 제지하더라고(웃음).

해외 관객 반응이 궁금하다. 한국 관객과 어떻게 다른가?
마: 확실히 그런 점이 있다. TV로 생중계되는 몽골의 가장 큰 페스티벌을 갔을 때였는데, 뭐 동네가 작아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지만 어디를 가도 다 우리를 알아보고 그랬다.

이: 한국에선 헤드를 잡거나 메인 타임에 서본 기억이 없다. 그런데 몽골에선 밤 9~10시에 메인으로 공연을 했다. 그래서 그 자리에 모인 관객들도 “저 팀 누구야? 저 팀 꼭 보고 가야겠네”라는 마음이 들었던 거지. 피드백도 끝내줬다. 그 페스티벌에 1,000명이 있었다고 친다면, 1주일 뒤에 그 1,000명이 다 페이스북 ‘좋아요’를 클릭해 주고 그랬으니까.

그렇다면 따로 해외에서 컨택이 들어오거나 그런 건 없었나?
마: Mumiy Troll이라고 블라디보스토크의 국민 밴드가 있다. 작년 ‘잔다리페스타’때도 왔던 팀이다. 그 밴드가 페스티벌을 주최하는데 우리랑, 노브레인, 갤럭시 익스프레스, 헬리비젼, 이디오테잎을 초청했다. 그리고 컴필 음반 하나 냈고. 아직은 그 정도다.

리듬 파트 하는 용준/청춘 씨에 관련한 질문이다. 마호 씨 보컬이 변화무쌍하기도 하고, 작업할 때나 라이브할 때 신경을 많이 써야 할 것 같다. 어떤가?
강: 팀과 합일되는 게 1차 목표다. 그래서 힘들거나 재미없거나 하는 건 없다.

최: 나 역시 밴드를 앞에 두고 가장 잘 어울리는 연주를 찾아내려고 전념하는 편이다. 그런 걸 미리 머릿속에 그려 놓고 있다. 맞지 않는 부분이 있으면 바로 수정하기 위해서다.

강: 멜로디라인 파트가 편하게 연주할 수 있게 하려면 먼저 안정적인 리듬 파트가 깔려야 한다. 평소 그 점에 대해 용준 형과 자주 만나 대화한다. 개인기 연습 그런 것도 하지 않는다(웃음).

웁스나이스는 기존 밴드들과 그 점에서 차별화되는 것 같다. 대개 밴드들은 레퍼런스 이야기, 특히 영향 받았던 밴드나 장르 이야기를 장광설처럼 늘어놓는다. 그래서 그걸 음악으로 가지고 가는데, 웁스나이스는 “좋으면 좋은대로 간다”는 식인 것 같다. 그렇다면 굳이 ‘썰을 풀자’면, 본인들이 판단하는 웁스나이스의 음악적 장르는 뭔가.
마: 외연이야 뭐든 우리 음악의 팬이라면 우리가 털어놓는 말들을 공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 5명 모두 가지고 있는 게 있는데, ‘서글픔’이라는 것이다. 인간 냄새 나는 감정. 그게 웁스나이스가 앞으로 추구해야 하는 음악이지 않을까.

웁스나이스의 가장 큰 매력은 마호의 존재다. 처음 들었을 때, 표현하기 힘든 충격을 받았다. 파워풀하긴 한데, 서정성도 갖추고 있으면서… 그런데 그건 우리 입장이고, 밴드가 바라보는 자신의 매력은 뭔가?
마: 멤버들이 가진 에너지. 특히 여자 보컬이 있으면, 밴드가 정형화되고 모든 스포트라이트가 프런트우먼을 향해 집중되는 게 있다. 그런데 우리의 장점은 서로가 서로를 잡아먹으려고 하는 거다. 시선이 분산되는 효과가 있는 것이지. 1명에게 매이지 않는 것. 그게 웁스나이스가 지닌 최고의 메리트다.

웁스나이스 음악을 프로그레시브라고 부를 수야 없지만, 전형적인 여성 보컬 팀에선 확인할 수 없던 ‘묘한 꼬는 느낌’이 있다. 그 꼬인 연주에 마호의 보컬이 얹혔을 때 오는 카타르시스가 대단하다.
마: 맞다. 기타리스트가 꼬는 걸 좋아한다.

이: 최홍만 씨가 그 큰 주먹으로 내리치는 강함이 있고, 매일 괴롭힘 당하는 친구가 정말 열 받았을 때 뻗는 주먹이 있다. 마호의 보컬은 후자에 가깝다. 내겐 그렇다.

웁스나이스는 기술적 완성도 면에서 일정 수준 이상 올라온 팀으로 보인다. 라이브에서 반응이 더 대단한 팀이기도 하고. 그래서 상대적으로 자신들보다 못하게 보이는 밴드들이 해외 락페에 나가고 하는 걸 보면 여러 생각이 들 수도 있겠다 싶다. 어떤가?
마: 그럼, 보내 달라(웃음).

임: 먼저 간 팀의 활약이 중요하다. 3팀이 갔다고 치고, 그들이 잘해서 슬롯이 더 늘어난다면 좋은 거지. 그럼 5팀에게 티켓이 배정되는 거고, 이런 저런 개성을 가진 밴드들이 얼굴을 비칠 수 있는 거니까.

음에 적확히 부합하는 노랫말을 찾기란 쉬운 게 아닌데, 고충이 상당할 것 같다.
마: 아까 말했지만. 곡을 제대로 배우지 않았다. 그래서 후회하는 게 있다. 저기서, 저 음에 저 가사를 썼으면 발음하기도 쉽고 좋을 텐데. 때늦은 후회지. 어떻게든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전달하려고 노력하고 있긴 하지만, 라이브 때 절기도 많이 절었다. 남들이 보기엔 별게 아닐 수 있어도 가사에 집착하는 편이라, 내 가사가 적나라하되 철학적으로 비쳤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

일반적인 밴드는 소수의 컨트롤 타워가 있다. 그런데 밴드의 음원을 보면 작곡/작사 모두 그룹으로 나와 있다. 이러기 쉽지 않은데.
이: 모티프는 멤버 누구라도 들고 올 수 있는 거고, 그게 좋으면 작업을 시작한다.

마: 사공이 많다고 보일 수도 있는데, 우리는 분업이 잘 되어 있다. 누가 정면을 보면, 다른 사람은 측면을 본다. 그래서 여태껏 잘 흘러온 게 아닐까.

이: 특정 멤버가 자신이 하고 싶은 걸 하면 밴드는 망가진다. 무엇보다 ‘밴드 음악’으로 조화를 이루는 게 중요하지.

임: 다투기도 엄청 다투지만, 매번 감성적이기만 한 건 아니다. 논리적으로 함께 이해가 되어야지만 따르니까. 또 서로가 좋아하고 싫어하는 걸 아니까. 그런 것만 영민하게 캐치하고 피해가면 되는 것이지. 밴드를 하는 재미다.

About 이경준 (145 Articles)
현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 여기저기 불려다니며 글을 썼고, 하나둘씩 망해가는 잡지(웹진)들을 볼 때마다 역시 '이런 건 하면 안된다'고 다짐했다. 그런데 무슨 생각인지 또 이렇게 판을 키웠다. 왜 그랬니?

2 Comments on 웁스나이스: 장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우리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하는 게 중요하다

  1. 멋진 밴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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