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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은: Merry Christmas

마치 길 가다 마주친 추억처럼.

merrychristmas

이소은은 전형적인 ‘FM 계’ 스타일 가수였다. 가끔 공중파 음악 순위 프로그램에 얼굴을 비치긴 했지만, 그녀의 목소리를 듣고, 모습을 볼 수 있었던 건 라디오와 공연장이었으니까. 덕분에 8년간 넉 장의 앨범을 발표하면서 ‘작별’(1998), ‘서방님’(2000), ‘키친’(2002) 등의 히트곡을 배출했음에도 불구하고, 브라운관에서 익숙한 얼굴이 아닌 탓에 그녀에 대한 대중의 그리움이 간절하진 않았다.

그러나 지금도 적지 않은 수로 그녀의 곡이 라디오 리퀘스트가 되는, 아직도 이소은을 기다리는 이들이 존재하는 이유는 분명히 있다. 이승환이 어린 여고생을 전격 발탁하며 가수로 등판시킨 건 오직 그녀만이 가진 목소리가 있었으니까. ‘Merry Christmas’라는 이름을 붙였음에도 화려한 치장 없이 오직 건반 하나로 진행된 새 싱글은 오랜만에 건네는 인사임에도 어색한 분위기 없이 따뜻한 온도를 전달한다.

더불어 전해지는 울림은 반가움을 넘어 우리가 왜 그녀를 사랑했는지, 왜 아직도 그녀가 필요한지를 설명한다. 비록 이번 싱글이 콘텐츠 수익금을 모집하는 캠페인의 목적으로 나왔으나, 11년 만에 들려준 음색은 다시 한번 이소은이란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촉매제가 되었다.

 

About 이종민 (55 Articles)
음악 글쓰는 건 평생 한다는 생각으로 천천히 배우며 쓰고 있다. 50년 배우면 50년 써먹을 수 있으니까. 내가 한 말이 아니라 강레오 쉐프가 한 말 인용했다. 현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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