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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크레더블, 타블로, 지누션: 오빠차

타블로는 다르다.

[Show Me The Money]를 옹호하자는 건 아니다. 네 번째 시즌으로 접어든 이 프로그램은, 이제 힙합을 알든 못하든 누가 봐도 불편한 프로그램이 됐다. 그저 힙합을 이용한 버라이어티 쇼일뿐, 그 이상의 무언가를 기대하는 것 자체가 벅찰 정도다.

그렇다고 해서 프로그램을 통해 태어난 곡들에 대해서도 싸잡아 무시할 수는 없다. 짧은 기간이지만, 프로듀서와 래퍼는 단기간에 좋은 결과물을 위해 노력하는 것만큼은 틀림없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진보의 ‘Life Is A Party’를 빌리며 다시 다듬어 탄생한 ‘오빠차’는 근래 [Show Me The Money]에서 나온 곡들 중 재치가 뛰어나다. 오직 잔잔한 분위기와 고음만이 무대에서 승리하는 공식으로 굳혀진 [나는 가수다]처럼, [Show Me The Money]의 패턴도 극단적인 진지함과 공격적인 가사가 단골 소재였으니까.

마치 필연적 선택처럼 놓인 이 흐름에서 오빠차는 유쾌한 모습을 지니고 있다. 진보가 완성해낸 레트로 사운드는 복고 향수를 자극하며 통통 튀는 바운스를 만들어냈고, 예상을 깨고 등장한 인크레더블의 플로우도 어색하지 않다. 특히 노래 분량에서 충분히 욕심내지 않은 지누션과 타블로의 양보도 다시 짚어지는 부분이다.

가장 주목해야 하는 건, 프로듀서의 판단이다. 물론 진보가 가진 상상력의 원천이 없었다면 출발도 하지 못했겠지만, 결국 이 호탕한 조합은 타블로의 선택과 집중이었으니까. 산이는 오빠차를 듣고 “나 이런 노래 진짜 많아”라고 말했으나, 프로듀서 대부분이 표심에 함몰돼버린 흐름 속에서 이런 분위기의 곡을 들고 나온 이는 없었다.

뮤지션에게 숙명인 창의성이란 명사는 여기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허를 찌르는 결정도 충분히 창조적일 수 있으니까. 아무리 [Show Me The Money]가 미워도, 이런 센스는 미워하기 힘들다.

About 이종민 (55 Articles)
음악 글쓰는 건 평생 한다는 생각으로 천천히 배우며 쓰고 있다. 50년 배우면 50년 써먹을 수 있으니까. 내가 한 말이 아니라 강레오 쉐프가 한 말 인용했다. 현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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