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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 Farewell to Old Me

아쉽지만 싱그러워 좋은

싱어송라이터 정연의 데뷔 EP [Farewell to Old Me]는 특별함이 부족하다. 일렉트로니카와 팝을 주된 양분으로 하는 수록곡들은 이전에 나온 어떤 노래나 다른 가수들을 떠올리게 한다. 타이틀곡 ‘Escape’는 아워멜츠의 ‘Time Feedback’, 하임의 ‘어쩌면 우린’, 공일오비의 ‘성냥팔이 소녀’가 혼합된 느낌이다. 스캣과 일부 멜로디, 어쿠스틱 기타의 솔로가 클리셰를 형성하는 탓이다. ‘그 바람’과 ‘Farewell to Old Me’에서는 클래지콰이가 연상되며, ‘쓸데없이’에서는 가벼운 전자음악을 내세웠던 인디 뮤지션들이 스쳐 지나간다. 하나같이 익숙하다.

단점만 나타나는 것만은 아니다. 네 편의 노래는 편안하고 싱그러운 느낌으로 그러한 아쉬움을 무마한다. 애시드 재즈와 일렉트로니카, 라틴음악의 성분을 버무린 ‘Escape’는 흡인력 강한 멜로디를 통해 아늑함을 전달한다. ‘그 바람’은 보사노바 리듬과 맑은 플루트 연주로 가뿐함을, ‘Farewell to Old Me’와 ‘쓸데없이’는 각각 강도를 낮춘 하우스와 드럼 앤드 베이스 리듬으로 부담스럽지 않은 경쾌함을 자아낸다. 더불어 정연의 고운 음성도 감상을 원만하게 만들어 준다. 이처럼 앨범은 장점도 확실히 보유했다.

독창적이지는 않지만 대중성을 보유한 덕에 다수의 애호를 얻기에는 쉽다. 하지만 조금 더 선명한 자취를 남기기 위해서는 전자의 부족함을 보충해 나가야 할 것이다. 클래식 전공,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동상 수상, ‘PBC 창작생활성가제’ 대상 수상 등의 이력은 표현 반경도 넓음을 말한다. 기반이 좋으니 다음에는 더 나은 모습을 볼 수 있을 듯하다.

(3 / 5)

 

About 한동윤 (27 Articles)
음악 듣고 글 쓰는 게 고역이라고 툴툴거리지만 하루 대부분을 음악을 듣거나 글을 쓰는 데 보낸다. 로또를 사지 않으면서 로또에 당첨되고 싶다는 원대한 꿈을 꾼다. 라면을 먹을 때 무척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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