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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희: 잘한 일일까

누군가에겐 의미있었던 생의 시간

조동희의 1집은 ‘그저 그달의 괜찮은 음반 중 하나’ 정도로 새겨진 작품이었다. 고백컨대 싱어송라이터 조동희를 논하기에 이 한 장은 약간 부족하지 않냐고 생각했었다. 그후 4년만에 EP [다섯 개의 사랑이야기]가 나왔다. 특히 뮤직비디오로 제작된 이 곡을 미는 모양이다. 들어보니 심각한 무언가를 말하기보다는 내면의 정경을 잔잔히 털어놓고 있는데, 그게 힘을 쭉 뺀 조동희의 보이스와 맞물려 저릿함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한다. 가사를 읽어보니, 곡의 소재는 ‘짝사랑 혹은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의 애달픔’으로 보인다. 가사를 잠시 들여다보자. “사랑이란 둘이 될 수는 없어/내 마음의 절반은 눈물이지만/나의 사랑은 오래전부터 너야/난 변하지 않아”. 노랫말은 이 필드에서 수십만 차례 반복되었던 정서를 환기하지만, 그로부터 진부하지 않은 장면을 도출해내는 것은 전적으로 아티스트의 역량이다. 누군가에겐 의미있었던 그 짧은 생의 순간. 조동희의 보컬은 그 사이를 파고드는 것만 같다. 결국 노래는 레트로를 향해 거스르지만, 그것이 ‘싸구려 감성팔이’로 보이지는 않는다. 앞으로 자주 듣게 될 그런 곡.

About 이경준 (145 Articles)
현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 여기저기 불려다니며 글을 썼고, 하나둘씩 망해가는 잡지(웹진)들을 볼 때마다 역시 '이런 건 하면 안된다'고 다짐했다. 그런데 무슨 생각인지 또 이렇게 판을 키웠다. 왜 그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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