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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소년: 꽃

봄이 어울리는 앨범

앨범을 들으며 커피소년의 처음이 떠올려졌다. ‘사랑이 찾아오면'(2010)이란 싱글이었는데, 데뷔곡치고 선율이 귀에 붙잡혀 인상적이었다. 이후 그는 꾸준한 신곡 발표와 함께 별다른 홍보 없이도 음원 차트와 소극장 공연에서 성과를 기록해냈고, 6년의 세월이 흘러 벌써 네 번째 정규 앨범을 낼만큼 디스코그래피를 쌓은 뮤지션이 됐다.

[꽃]을 들으며 ‘사랑이 찾아오면’을 떠올린 건, 그가 성장했기 때문이다. (물론 인기의 척도가 아닌, 음악 실력을 얘기하는 것이다.) 데뷔 초 들려줬던 음악들은 그저 그의 실화를 가사로 옮겨 놓았을 뿐, 딱히 특징을 잡기 어려운 ‘평범한 팝 음악’이었지만, 이후 무척이나 편곡에 매달렸는지 혼자서도 이토록 ‘풍성한 팝 음악’을 들려주게 된 것이다.

물론 갑작스러운 변화는 아니다. [사나이로 태어나서](2013), [힘내](2015) 등 그간 들려줬던 정규 앨범에서의 진화는 꾸준했다. 일취월장이라고 할까. 게다가 3집을 발표한 지 겨우 일 년밖에 지나지 않았음에도 새롭게 열 곡을 써냈으니, 좋은 음악을 들려주기 위한 그간의 노력이 온전히 확인된다.

남미의 리듬을 빌려오며 시작한 첫 트랙 ‘사랑하면 알게 되는 것들’로 맞이한 새 앨범은 이어지는 ‘롱디’로 경쾌한 분위기를 뿌려주고, 관악기와 현악기를 대동하며 등장하는 더블 타이틀곡 ‘손’과 ‘애벌레’는 따뜻하고 풍요로운 음향을 펼친다. 전자 기타로 흥을 돋우는 ‘찾았다’, 어쿠스틱 기타로 호흡을 가다듬은 ‘꽃’ 등, 수록곡들의 퍼레이드는 지루함 없이 부드럽게 행진한다.

물론 ‘그대 어디에 있어도’부터 진부한 모습을 다시 비추지만, 팬들이 좋아해 줬던 것과 본인이 나아가고자 하는 것을 균형 있게 맞춘 곡 비율을 보며 자연스럽게 프로듀서로서의 역량도 살피게 된다. 다채롭게 버무린 편곡들이 새롭다고 보긴 어려우나, 적어도 곡마다 차이 나는 온도를 자연스럽게 이어나가는 전략은 듣는 내내 흥미를 전달하는 것이다. 여심에 함몰될 것만 같았던 그의 음악 이렇게 나아갈지 누가 알았겠나. 시간이 지날수록 커피소년은 재발견되고 있다.

3.5 Stars (3.5 / 5)

 

About 이종민 (55 Articles)
음악 글쓰는 건 평생 한다는 생각으로 천천히 배우며 쓰고 있다. 50년 배우면 50년 써먹을 수 있으니까. 내가 한 말이 아니라 강레오 쉐프가 한 말 인용했다. 현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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