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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윤: Love Bridge

한 인연의 이야기를 위한 전자음향

전자음악에서 가장 중요시되는 부분 중 하나인 ‘사운드 디자인 설계’에서 이 앨범은 그리 높은 점수를 받기 어렵다. 단박에 확인될 만큼 한 곡에 들어간 음향 트랙 수가 많지 않고, 특별한 효과를 시도했다거나 화려한 편집 기술이 들어갔다고도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편곡에 중점을 두어 듣는 이에겐 첫인상이 좋지 않게 남을 수 있다.

더욱이 사용된 음향에서 절로 연상되는 팀도 있다. 그렇다. 태윤은 복고 사운드를 차용했던 혼성 3인조 그룹 ‘클럽 505’의 보컬이다. 물론 그가 팀에서 보컬은 물론이고 작곡, 작사에도 참여했던 싱어송라이터이기에 자연스레 [Love Bridge]에서 클럽505의 기운이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을 것이다.

이처럼 편곡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기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 앨범이 유독 기억될 수밖에 없는 건, 전자음악에서 놓치기 쉬운 ‘이야기’가 짜임새 있게 이뤄졌기 때문이다. 스스로 일 년여간 작업 시 최소한의 도움으로 ‘사랑’이란 주제를 표현했다고 밝힌 만큼, 음반은 태윤이 직접 말하고 싶은 것들이 소박하게 담겨 있다.

사랑하는 이를 발견했을 때의 ‘틱’, 연인과 함께했던 순간을 기록한 ‘You’, 사랑했던 이와 헤어진 뒤를 써나간 ‘기억’까지. 마치 하나의 로맨스 책을 읽듯 수록된 다섯 곡은 남녀의 만남과 헤어짐에 대해 차분하게 설명한다.

그리고 여기에 더해진 목소리와 흡인력 높은 선율은 [Love Bridge]의 핵심이다. 흡사 일렉트로닉을 시도한 김광진의 목소리를 듣는 듯, 힘을 빼 편안하게 부르는 음색은 강한 비트의 ‘기억’과 다운템포의 ‘You’ 등 다양한 리듬 속에서 앨범의 분위기를 일관성 있게 잡아주는 중심점 역할을 해낸다.

어찌 보면 이 앨범은 태윤의 얘기를 꺼내기 위해 전자음악이 덧붙여진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만큼 재생 내내 노랫말과 멜로디가 돋보이고 있으니까. 그러나 전자음악을 썼다고 일렉트로닉이 늘 주인공일 필요가 있나. 적절한 조연 역할을 통해 주연이 돋보일 수 있다면, 그보다 좋은 선택도 없을 것이다. [Love Bridge]에는 한 인연의 이야기를 위한 전자음향이 담겨 있다.

3.5 Stars (3.5 / 5)

 

About 이종민 (57 Articles)
음악 글쓰는 건 평생 한다는 생각으로 천천히 배우며 쓰고 있다. 50년 배우면 50년 써먹을 수 있으니까. 내가 한 말이 아니라 강레오 쉐프가 한 말 인용했다. 현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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