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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이 투 더 스카이: Love & Hate

했던 거 하고 또 하고 또 하고...

플라이 투 더 스카이에게 새로운 음악을 기대한다는 것은 마치 김동률이 파격적인 음악 변신으로 앨범을 내는 확률과 같다고 볼 수 있다. 그만큼 1999년에 데뷔했고, 무려 9장의 정규 앨범을 갖고 있음에도 이들이 가진 음악 태도는 고집을 넘어 아집으로 규정될 정도다. 심지어 ‘팀 최초의 미니 앨범’이란 타이틀이 붙은 신작도 ‘달라진 건 아무것도 없음’을 재차 확인시켜주지 않는가.

이쯤이면 잘 생겼고, 아이돌의 길을 걸었고, 보컬 실력도 기본기를 넘기에 음악 욕심에서 따로 아쉬울 게 없는 것으로 오해하기 좋다. 좋은 멜로디의 곡만 나온다면, 그것만으로도 브랜드 가치를 충분히 지켜낼 수 있다는 판단을 가진 것이다.

[Love & Hate]는 그런 점에선 성공적이다. 겨우 다섯 곡이지만, 곡마다 가진 대중친화력이 강하기 때문이다. 다섯 곡에서 무려 두 곡을 더블 타이틀로 내세울 만큼 자신 있는 자세를 취했고, 실제로 ‘그렇게 됐어’와 ‘미워해야 한다면’은 각종 아이돌 그룹의 등장에서도 음원 순위에서 떠밀리지 않는다.

이 부분은 그간 듀오의 흥행 지수를 떠올려본다면 조금 더 높은 점수를 줘야 한다. SM엔터테인먼트를 떠나 염려됐던 첫 홀로서기는 ‘남자답게’라는 든든한 타이틀 하나로 안정적인 독립을 갖췄지만, 이후 대중들에게 어필하는 곡을 찾기는 매우 어려웠다. 5년 만에 재결합한 시점에서 터져준 ‘너를 너를 너를’에 이어 신보가 다시 한 번 인기몰이를 가져다주니, ‘대중성 있는 노래를 선택하는 감’을 이어냈다는 것에 의미를 두기 좋다.

또한, 이러한 ‘성공주의’를 제외하고, 음악 구성 자체에서 인상적인 점을 꼽자면 ‘작곡가’ 그룹이 단연 눈에 들어온다. 댄스든 발라드든, 여러 작곡가가 뛰어들어 노래를 마무리 짓는 현 작곡 방식에서 [Love & Hate]는 놀라울 만큼 작곡가 한 명에게 한 곡씩 모든 걸 위임했다. ‘나쁜 자식’을 제외한다면, JYP 소속 심은지가 ‘그렇게 됐어’를, ‘너를 너를 너를’을 썼던 이상인이 ‘미워해야 한다면’을, 전승우가 ‘Once Again’을 모두 홀로 만들어냈다.

1990년대 발라드를 표방한 이번 미니 앨범은, 음악 스타일을 넘어 작업 방식에서도 과거의 방법을 택한 것이다. 안정적인 곡은 많지만, 매력적인 곡을 찾기 힘든 요즘 시대에서 이 앨범이 의도치 않게 특별한 모습으로 비치는 점은 바로 이 부분이다.

물론 여기까지다. 환희와 브라이언은 여전히 사이좋게 소절을 나눠 가지며 애태우는 감정만 내세우기 바쁘고, 울고 쥐어짜는 가사들은 변함없이 그 자리다. 그 외에 우리는 어떤 점에서 더 이야기를 이어나갈 수 있을까. 앞으로 계속 나오게 될 이들의 앨범은 그저 일 년에 한 번쯤 살피는 옛날 사진쯤으로 받아들여야 할까. 대중들이 원하는 곡을 계속하겠다는 마음은 좋지만, 대중들이 늘 울고 쥐어짜는 플라이 투 더 스카이만을 바라는 건 아니기에, 20년 다 된 팀의 이런 선택이 안타까울 뿐이다.

2.5 Stars (2.5 / 5)

 

About 이종민 (57 Articles)
음악 글쓰는 건 평생 한다는 생각으로 천천히 배우며 쓰고 있다. 50년 배우면 50년 써먹을 수 있으니까. 내가 한 말이 아니라 강레오 쉐프가 한 말 인용했다. 현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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