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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아: A’wesome

더 이상의 내리막도 없다.

현아라는 가수가 가진 장점은 뚜렷하다. 뛰어난 무대 장악력, 딱히 꾸미지 않아도 외모에서 느껴지는 관능미. 이 두 가지는 원더걸스 시절부터 인정받은 그녀의 매력 포인트다. 그 외에 랩과 보컬 실력은 인기에 비례한다고 말하기 어렵다. 더욱이 탁월한 작사, 작곡을 겸비한 것도 아니니, 소속사가 현아라는 상품에 대해 재계약을 판단한 건 위 두 가지 조건이 가장 크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이러한 이미지에 음악만 잘 맞으면 흥행도 가능했다. ‘Bubble Pop!’(2011)이 정점이었고, ‘Ice Cream (feat. Maboos)’(2012)도 준수한 결과였다. 이후 ‘빨개요’(2014)를 시작으로 ‘잘나가서 그래 (feat. 정일훈 of BTOB)’에서 이 흐름은 가파른 내리막을 걸었다. 전작 [A+](2015)에선 세미누드를 선보였음에도 이목을 끌지 못했으니, 섹시 스타에게 위기가 찾아왔음을 알리는 순간이다.

‘인기’란 기둥에 균열이 간 시점에서 [A’wesome]은 전작보다 조금 나은 모습을 선보인다. 댄스 가수로서 무대를 달굴만한 충분한 음향과 흥을 전달한 ‘U&ME♡’는 실패로 전락한 전작에 적당한 복수라고 봐도 좋다. 매 현아 앨범에 참여한 작곡가 ‘서재우’가 이번에도 총대를 메고 노력한 열매다.

그렇다면 나머지 수록곡들은 어떨까. 먼저 빅싼초가 곡을 쓴 ‘꼬리쳐’는 “누나 머리 풀었다”라는 촌스러운 대사를 날리며 그나마 쌓은 이미지조차 깎아내리는 듯한 인상을 준다. 선우정아가 지원한 ‘나팔꽃 (feat. 김아일)’에선 아예 곡 소화가 불량이라는 걸 증명한다. 그러니 타이틀곡으로 세운 ‘어때?’는 그저 클럽에서 분위기 띄울 목적의 소리만 내뱉을 수밖에. 이를 통해 절로 이해되는 건 작곡가의 심정이다. 표현력 좁은 가수를 만나 작업에 제한을 갖게 되니,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노랫말은 또 어떤가. 앞서 언급한 ‘관능미’ 덕분에 노래 가사의 대부분은 남녀의 관계 상황만 연출한다. 현아라는 캐릭터를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하나의 코드로 활용한 셈. 이러다 보니 이야기를 듣고자 하는 욕구도 금세 사라진다.

지금까지 현아의 활동과 이를 지원한 소속사 모습을 살피면, 도무지 그녀의 음반이 음악으로써 어떤 가치를 제공하는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설사 무대용 음악을 지향한다고 해도 가수의 체급이 달리니 살려야 할 노래는 죽게 되고, 매번 같은 패턴의 전개로만 승부 보는 것이다. 뻔히 보이는 수, 뻔히 보이는 계산에서 우리는 그 어떠한 감동과 위로를 받을 수 있을까. ‘세계로 뻗어가는 K-POP’이란 수식어가 익숙해진 시대에서 [A’wesome] 같은 앨범을 만나게 되니, 그저 막막할 뿐이다.

1.5 Stars (1.5 / 5)

 

About 이종민 (55 Articles)
음악 글쓰는 건 평생 한다는 생각으로 천천히 배우며 쓰고 있다. 50년 배우면 50년 써먹을 수 있으니까. 내가 한 말이 아니라 강레오 쉐프가 한 말 인용했다. 현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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