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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rrone: Harmony

디스코 만들던 양반이 AOR도 하더이다

누가 뭐래도 70년대 유럽 디스코의 정점에는 (그 ‘손에 손잡고’를 작곡하신)Giorgio Moroder가 있었겠지만, Cerrone이 [Supernature] 등으로 그 시절 디스코 열풍 사이에서 가장 강력한 일가를 이루었던 뮤지션이었음은 분명할 것이다. 비록 Moroder의 아류 소리를 조금 듣기는 했지만, 이 양반이 없었다면 현재의 프랑스 일렉트로닉, 프렌치 하우스가 있기는 아마도 어려웠을 것이고, 사실 디스코 뮤지션 중에서 Giorgio Moroder의 그림자에서 벗어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있기는 있는지도 잘 모르겠다.

그런 Cerrone이 Giorgio Moroder와 구별되었던 점은 Moroder보다 좀 더 다른 장르에 더 발을 담글 줄 알았다는 것이었다고 생각한다. 디스코에 드럼 앤 베이스 사운드를 집어넣은 것도 그런 견지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고, 따지고 보면 Cerrone은 생각보다 디스코의 범주에 집어넣기 어려울 만한 음악을 자주 발표했었다. 1992년작인 [Dream]은 그 대표격인 작품이다. 일반적으로는 이 앨범을 일렉트로닉-신스팝 정도로 얘기하는 듯하지만, 사실 이 앨범의 음악은 기타가 전면에서 물러나 있는 ‘덜 락적인’ AOR이라고 하는 게 더 정확하다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보컬을 FM에서 마이크를 잡았던 Steve Overland가 맡았기 때문일 것이다(처음 들을 때는 개인적으로 David Paich를 생각했었다). Cerrone의 가장 이질적인 작품 중 하나였지만, 가장 (밴드 음악은 아니었지만)밴드 지향적이고 멜로딕한 앨범이었다고 생각한다. 앨범의 곡들 중 아마도 그런 측면이 가장 두드러지고 있는 곡일 것이다.

…참고로, 위 유튜브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영화 ‘Emmanuelle 2000 – Emmanuelle in Paradise’의 OST에 이 곡이 실린 것 같은데, 영화는 물론 실제로 있는 영화지만 OST 앨범이 별도로 나왔는지는 확인이 되지 않는다. 영화가 별로인 점을 감안하면 OST라고 해서 그리 잘 팔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About 빅쟈니확 (83 Articles)
워리어 알통 터져 죽었다는 기묘한 부고기사에 눈물지으며 메탈을 듣던 머리 큰 아이가 나이가 들어서도 메탈을 끊질 못하다가 결국은 글까지 쓰고 있다. 뭔가 흐름이 괴상한 것도 같지만 인생이 뭐 그렇지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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