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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rli XCX: Vroom Vroom

부름 부름 이란 제목부터 범상치 않다

Charli XCX의 행보를 보면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것이 무엇인가’, 또한 ‘독보적인 것이 어떤 것인가’에 대해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이해되는 느낌이다. 그녀는 음악과 패션 등에 두각을 나타내며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는데, 이런 전체적인 모습이 아닌 음악 분야로 초점을 좁혀 봐도 자기만의 길을 가려는 의지를 살필 수 있다.

주지하다시피, Charli XCX의 전작 [Sucker](2014)는 현대와 과거의 댄스 음악을 융합시키며 듣는 이의 댄스 본능을 제대로 건드렸다. 듣기는 쉬운데, 내용은 가볍지 않은, 20대 초반의 어린 여자가 해냈다고 보기엔 그 성과가 훌륭했다. 더불어 데뷔 앨범 [True Romance](2013)에서 균형 있는 일렉트로닉 팝을 전달하려 노력한 걸 떠올린다면, 거칠고 반항적인 이미지로 ‘센 언니’가 됐던 [Sucker]는 음악과 이미지 모두 단계를 바꾸면서 다른 음악을 들려줬다.

자체 레이블을 세우고 EP로 돌아온 [Vroom Vroom]에서도 그 정신은 꾸준하다. 이번에도 그녀는 ‘변화’를 택했는데, 변주 기법으로 템포를 부드럽게 전환하는 ‘Paradise (feat. Hannah Diamond)’, 비트와 코러스로 후렴을 쥐어 잡는 ‘Trophy’ 등 이번엔 아예 자극적이면서도 실험적인 전자 음향을 퍼부으며 클럽 무대를 데운다.

다소 공격적인 말투여도 예쁘게 포장됐던 ‘Boom Clap’, ‘Doing It’ 등을 떠올려본다면 완전히 달라진 형태다. 이러한 변신엔 공동 프로듀서 중 한 명인 SOPHIE의 영향이 크다. 그가 작년에 발표한 [Product]의 구조를 떠올려본다면, [Vroom Vroom]에 적지 않은 영향이 끼쳐졌음을 감지할 수 있는데, 그런데도 이 앨범이 SOPHIE의 것보다 Charli XCX의 것으로 느껴지는 건 작곡에서 주도권을 놓지 않은 Charli XCX의 적극성 덕분일 것이다.

정리하자면, Charli XCX가 프로듀서의 장점을 잘 활용하면서도 본인의 색깔을 잃지 않은 앨범이 되겠다. 이것을 확대하여 해석하자면, 향후 Charli XCX는 계속해서 카멜레온이 될 수 있다는 말. ‘여기까지가 한계다’가 아니라, ‘한계가 안 보인다’로 정리되기에, 짧은 재생시간 빼곤 만족스러운 EP다.

3.5 Stars (3.5 / 5)

 

About 이종민 (57 Articles)
음악 글쓰는 건 평생 한다는 생각으로 천천히 배우며 쓰고 있다. 50년 배우면 50년 써먹을 수 있으니까. 내가 한 말이 아니라 강레오 쉐프가 한 말 인용했다. 현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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