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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vrches: Every Open Eye

2집으로서는 아쉽지만 그래도 이름값은 한다

스코틀랜드 출신의 Iain Cook, Martin Doherty, Lauren Mayberry가 결성한 밴드 Chvrches는 2013년에 가장 성공을 거둔 팀 중 하나다. 이들의 데뷔작 [The Bones Of What You Believe]는 80년대에 유행한 신스팝의 세련된 해석과 대중적인 감각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으며 여러 매체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Chvrches의 프론트우먼 Lauren은 소녀같은 외모와 밝고 청량한 목소리 덕분에 차세대 록스타로 떠오르며 인기를 끌었다. 많은 음악 팬들은 Chvrches의 등장을 환영하며 신스팝의 화려한 부활을 꿈꾸고 있다.

개인적으로 Chvrches의 데뷔 음반을 달고 살아서 2년만에 발표된 정규 2집 앨범 [Every Open Eye]을 무척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올해 7월에 공개된 첫 싱글 ‘Leave a Trace’은 이전 곡들과 비슷해서 아쉬웠다. 이후 공개된 싱글 2곡도 크게 와닿지는 않았다. ‘역시 소포모어 징크스를 피해가기란 어려운 건가.’ 그런 생각을 하던 차에 앨범 [Every Open Eye]을 통으로 들었고 생각 외로 꽤 들을 만 해서 놀랐다. 

첫 곡 ‘Never Ending Circles’은 반복적인 신디사이저 연주가 마치 요란스러운 알람처럼 들린다. 이어지는 ‘Leave a Trace’는 2번 곡답게 한결 자연스럽고 감성적인 곡이다. ‘Keep You on My Side’와 ‘Bury It’은 복고 사운드가 돋보이며, 밝고 대중적인 곡인 ‘Make Them Gold’, ‘Empty Threat’는 신스팝 입문곡으로 들어도 적절하다. 5번 곡인 ‘Clearest Blue’는 가장 화려한 멜로디라인을 자랑하는 곡인데 이번 앨범을 대표하는 곡이라고 봐도 좋다. Lauren의 목소리를 더 듣고 싶어하는 팬들의 원성에도 불구하고 프론트맨이 되고 싶은 듯한 Martin은 전작과 마찬가지로 단독곡인 ‘High Enough to Carry You Over’를 열창하며 앨범의 분위기를 환기시킨다. ‘Down Side of Me’는 의외의 미디엄템포 곡이라서 신선하고 ‘Playing Dead’는 진중하면서도 빠른 멜로디가 인상적인 곡이다. 마지막에 나오는 ‘Afterglow’는 앨범을 조용하게 장식하면서 새로운 시작을 암시하는 듯한 뉘앙스로 마무리되는 곡이다. 여기서 만약 오디오를 재반복 설정을 했다면 1번 트랙 ‘Never Ending Circles’이 장대하게 터져 나오면서 [Every Open Eye] 앨범이 다시 시작되는 것이다.  앨범 제작 막바지에 급하게 집어넣은 구성이라지만 꽤나 절묘한 연출이다.

전체적으로 [Every Open Eye] 앨범은 하나의 테마를 그리면서 제대로 돌고 돌고 있다. 이번 앨범에서 Lauren은 전작보다 확실히 안정적이고 명확해진 보컬리스트가 되었고 밴드의 듬직한 쌍두마차인 Iain과 Martin은 더욱 탄탄하게 사운드 디자인을 구성했다. Chvrches만의 친숙한 멜로디와 감성적인 사운드는 팝 문화권에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음악이라는 생각을 다시금 했다. 만약 1집을 안 들었다면 분명 [Every Open Eye]를 더 좋아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렇게 치밀하게 앨범을 만들었음에도 아쉬운 점은 분명히 있다. 전작의 작법과 모티브를 자주 사용했는지 들을 수록 자꾸만 1집인 [The Bones Of What You Believe]가 짙게 연상된다는 점이다. 벌써 자기복제의 벽에 도달한 것으로 보여서 많이 아쉽다. 그럼에도 나름대로 본인들의 색깔을 담으려는 시도와 앨범의 완성도는 여전히 Chvrches라는 밴드의 미래를 궁금하게 만든다. 언젠가 처음 만났던 그 모습처럼 신선하게 다가올 날이 오기를 조금 더 기다려 봐야겠다.

 

(3.5 / 5)

 

About 김종규 (14 Articles)
이명과 여기저기에서 글을 씁니다. 앨범리뷰와 인터뷰 등을 씁니다. radio7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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