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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onetonics: 따스하고 유기적인 사운드를 구현해 보고 싶다

 

Dronetonics는 캐나다인 Lars Berry와 대만인 Crystal Shien으로 구성된 일렉트로니카 듀오다. 주로 대만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2014년 정규 1집 [Sentiments]를 공개했다. 그리고 잘 알려진 사실은 아니지만, 지난 5월 한국의 몇몇 클럽에서 라이브를 하기도 했다. 바쁜 와중에도 이메일을 통해 성실히 답변해 준 Lars에게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 질문지 작성은 필자 큐와 이경준이 담당했고, 정리는 이경준이 했다. 꼼꼼히 질문지를 만들어준 필자 큐에게도 감사함을 표한다.

 

앨범 제목을 [Sentiments]로 지은 이유는 무엇인가?

그 단어가 좋다. 늘 그 ‘감성’이라는 것에 대해 관심을 기울여 왔는데, 내 어머니가 작가인 것도 큰 영향을 주었다. 내게 특정한 곡이 매력적이라는 건 대개  노랫말이 멜로디 혹은 ‘감성’을 어떻게 사로잡는가(혹은 노랫말이 어떻게 감정을 낳는가)에 달려 있다. 그러한 이유들로 학창 시절에 내가 쓴 글들은 대부분 ‘감성적’이라는 이유로 혹평을 받곤 했다. [Sentiments]는 그런 비판들에 대한 모종의 반격을 담은 레코드다.

 

‘Dronetonics’라는 이름 뒤엔 어떤 의미가 숨어 있는가? 어떻게 그 이름을 생각하게 되었는가?

우린 많은 이름을 놓고 고민했는데, 이름을 짓는 과정은 너무 힘들었지만 재미도 있었다. 아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그다지 재미있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음… 숨은 의미라. 그런 건 없고 보다시피 그저 두 단어(drone + tonics)의 합성이다. 프로젝트가 출범해 막 이름을 지어야 했을 때 제1 과제는 ‘말이 되는 이름’을 고안해 내는 것이었다. 그때 이 조합을 생각해냈다. ‘드론토닉스’라는 발음도 혀에서 잘 굴러가지 않나. 그래서 그렇게 정했다.

 

새로운 곡을 작업하는 과정을 설명해 준다면. 가사부터 시작하나 사운드부터 시작하나?

우리는 시퀀서, 신스, 키보드, 그리고 보컬을 조합해 곡을 만들기 시작한다. 그 장비들과 함께 나는 방에 틀어박혀 몇 시간이고 곡을 붙들고 있는데, 그건 내가 ‘누들링(noodling)’이라고 부르는 행위다. 내게 ‘누들링’은 방구석에 장기간 처박혀 사운드와 더불어 노는 걸 말한다. 통상적으로  사람들은 그걸 ‘잼 하기’(jamming)’으로 부를 것이라 생각한다. 이후 그 곡을 시연하게 되는데,  가장 중요한 건 노래의 정서적인 면을 조각해내는 것이다. 그 작업이 ‘멜로디 혹은 텍스처 잡기’에 해당한다. 비트와 실질적 곡의 얼개는 후에 크리스탈과 내가 잼을 해보면서 짜이게 된다. 그리고 노랫말은 Crystal과 내가 결과물을 듣고 대충 웅얼거려보다가 이상하게 조합된 음들을 ‘곡’이라 부를 수 있게끔 하려고 하는 과정에서 확정된다.

 

팀의 메인 송라이터는 하나인가? 아니면 처음부터 끝까지 공동 작업을 통해 완성되는가?

이 질문에 대한 대부분의 대답이 바로 윗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나와 버렸다. 좀 더 정확히 설명한다면, 팀의 메인 송라이터 같은 건 없다. 내가 사운드와 비트 구조를 좀 더 많이 창작하긴 하지만, 편곡은 원래 함께 하는 일이고 가사는 우리 둘 중 하나가 쓰기 때문이다.

 

주로 무엇에 대해 곡을 쓰나? 가사를 적을 때 당신에게 영감을 주는 특별한 것이 있는지, 그걸 통해 Dronetonics의 음악으로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는지 궁금하다.

우리의 가사는 지극히 개인적이면서 동시에 이례적으로 보편성을 갖기도 한다. 나는 머릿속에 있는 관념들을 곡으로 바꿔놓을 때 그 생각들을 모호하게 속삭이듯 표현하는, 그래서 곡 속에 그것이 악기소리처럼 뒤섞이게 하는 작사가들을 좋아한다. 보컬이 악기라면, 가사는 보컬 멜로디에 향미를 더하는 배색이라 할 수 있는 것이지. 실제로 체험하지 않았기 때문에 묘사할 수 없는 건 가사로 쓰지 않는다. 내가 확실하게 경험했던 것들. 기억/유년시절/집과 가족에 대한 단편들이 우리 노랫말에 무엇보다 큰 영향을 주었다고 할 수 있다.

 

Drone bnw

 

사람들은 당신들의 음악을 주로 일렉트로니카로 언급한다. 본인들은 Dronetonics의 장르를 뭐라고 규정하는가? 어떤 것에 관심이 있는가?

일렉트로니카는 인간의 상상력이 발현될 수 있는 최대치로 뻗어나가, 마치 우산처럼 장르들을 커버하고 있다. 어떤 층위에서 나는 기계 음악을 인간적으로 들리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완벽하게 디지털화된 음악인 테크노에 맞춰 정줄을 놓은 채 춤을 추다가도, 그 ‘완벽함’이 너무 차갑다는 인상을 늘 받게 된다. 그리고 그제야 인간과 기계가 협심해 달성할 수 있는 음악적인 게 무엇인지 ‘게으른 반성’을 해보곤 한다. 물론 아르페지에이터(arpeggiator)로 적절한 비트를 만들어낸다면, 인간의 청각은 그 사운드를 결함이 없는 것으로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런 종류의 작업은 현재는 너무 흔한 것이 되어버렸다. 나는 그 중도에 관심이 있다. 이를테면, 인간과 기계가 어떻게 따스하고/찐득하며/유기적인 사운드를 만들어나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것.

 

지난 5, 한국의 여러 클럽에서 라이브를 했다. 그날 어땠나? 대만에서 연주하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었나? , 그날 인상적이었던 다른 팀이 있었나?

사실 무엇이 일어날지 아무것도 예측하지 못했다. Crystal 은 독감에서 회복되는 중이었기에, 그날 다소 정신이 혼미한 상태였다. 가장 좋았던 라이브라면 스트레인지프룻에서의 공연을 꼽겠다. 우리 둘 모두 라이브하는 것 자체를 사랑하며, 그곳에서 어떤 사운드가 나오는지에 대해 크게 영향 받는 사람들이다. 글자 그대로 음악이란 곧 ‘사운드’인데, 각 클럽들은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음악을 다뤄주었고 우리는 그곳의 사운드가 가장 잘 맞았다. 그렇다. 드론트로닉스는 광적일 정도로 사운드에 집착하는 괴짜 듀오다. 차이라… 당연하게 대만에서 우리 쇼를 찾아주는 현지 팬들을 더 친숙하게 받아들이지만, 타지에서의 공연 또한 새로운 인연을 연결해주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만남이었다고 할 수 있다. 차이점은 이것저것 많다. 하지만 그날의 공연은 일종의 ‘다리 역할’을 하는 것이라 생각했기에,  그 이질감은 이내 사라져 버렸다. 함께 무대를 꾸며준 한국의 인디 밴드들에게 깊은 감사를 표한다. 특히 프리버드2에서의 비둘기우유가 인상적이었다(우리에게 맛있는 음식도 주었다). 그리고 이번 투어를 주최해준 Nice Legs의 음악은 몽환적이고, 따뜻했으며, 완전 멋졌다. 스트레인지프룻에서 연주했던 미내리의 음악은 긴장감 넘쳤고 날 것의 질감이 느껴졌는데, 우린 그 공연에 푹 빠져 있었다. 실리카겔의 무대는 숭고했으며 예상했던 것보다 더 실험적이었다. 재능 있는 젊은 친구들이다. 비록 이렇게 짧은 코멘트밖에 남길 수 없지만,  그 투어 일정은 서울을 소개해준 좋은 기회였다.

 

 

Dronetonics의 뮤직비디오는 스타일리시하다. 하지만 그것들은 인간의 불안을 표현하는데 주력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하. 고맙다! “스타일리시한 불안감”이란 말은 좋은 아이디어인 것 같다. 나중에 써먹어야지. 좀, 진지하게 말해 보자면 유튜브에 있는 모든 우리 비디오는 각기 다른 감독에 의해 제작되었다. 그러나 나는 당신의 견해가 옳다고 본다. 우리 음악은 사람들의 불안한 심리를 담고 있는 것 같고, 어떤 면에서는 사회의 어두운 면을 반영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대만의 인디 씬이 몹시 궁금하다. 현 대만의 인디 지형도를 간략하게나마 설명해 줄 수 있을까?

우리의 씬은 풍요롭고 다양하며 아마 어떤 장르를 원하든 그에 부합하는 뮤지션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건 사견일 뿐이지만, 수년 전부터 실험적인 전자음악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는데(노이즈뮤직이라고 부를 수도 있을 법한) 이제는 그 수가 훨씬 많아졌다. 실험적인 전자음악을 정기적으로 연주하는 클럽도 몇 개 있을 정도니까. 대만의 인디 클럽들은 지나칠 정도로 밀집해 있기 때문에, 그들은 이웃들과 소음 문제로 마찰을 겪지 않을 수 없다. 이 말은 뮤지션들이 사람들이 거주하지 않는 비즈니스 지역에서 공연하던가, 훨씬 조용한 공연을 제안하는 카페의 제안을 거절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이런 현상은 아티스트들이 스스로 창의적인 공연을 조직하고 다녀야 한다는 긍정적인 면 또한 함께 갖는다. 몇몇 페스티벌과 클럽은 꼭 체크해보길 바란다. 예를 들어 ‘래킹 사운드 페스티벌(Lacking Sound Festival)’, ‘코너(Korner)’, ‘오르가닉(Organik)’, ‘스모크 머신(Smoke Machine)’, ‘퓨처 프루프(Future Proof)’, ‘노웨어(NoWhere)’. 타이페이 도처에 언더그라운드 페스티벌들과 클럽들이 산재해 있는데, 그들은 씬을 끊임없이 재창조하는 혈액과도 같은 존재다.

 

About 이경준 (145 Articles)
현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 여기저기 불려다니며 글을 썼고, 하나둘씩 망해가는 잡지(웹진)들을 볼 때마다 역시 '이런 건 하면 안된다'고 다짐했다. 그런데 무슨 생각인지 또 이렇게 판을 키웠다. 왜 그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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