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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am/Hair Metal 특집: 우리가 꼭 들어야 할 글램/헤어메탈 100선 (100위~8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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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게 특집을 준비해 놓고도, “우리만 읽는 특집이 되면 어쩌지?”라는 걱정이 앞설 때가 있다. 많다. 고백하자면, 이번 특집도 다르지 않다는 거다. 몇 달 전 ‘스래쉬 특집’ 같은 어마무시한 걸 해놓고도 이제 와서 뭔 딴소리냐 싶겠지만 조회수나 반응을 깡그리 무시할 만큼 쿨한 마인드를 갖추고 있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는 게 고작 ‘헤어메탈/글램메탈 특집’이냐?”고 되묻는다면 정말로 할 말이 없다. 하하. 편집회의 때 나온 이야기를 미리 하자면, “그냥 우리가 재미있으면 됩니다”라는 거였다. 그렇다. 그게 전부다. 필진들이 하고 싶은 특집을 하자. 관심 있는 독자는 뭘 해도 읽으러 온다. 그럴까? 그게 이 구리구리한 특집을 펼치게 된 이유다.

뭔가 굉장히 호기로워 보이지 않나? 그래도 이런 특집은 웹진에서 처음이잖아요. 그렇지? 근거 없는 자신감은 하늘을 뚫을 기세였다. 들뜬 상태로 음반을 선별했고, 기분 좋게 원고를 분배했고, 신중하게 공개 시점을 조율했다. 그래, ‘잔다리’와 ‘자라섬’은 피하는 게 흥행(?)상 좋겠지? 하루에 10장씩 공개할까? 아냐. 그러면 늘어질 우려가 있으니 20장씩 공개하는 걸로. 네 그게 좋겠네요.

하…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딴 건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선수’를 빼앗겼기 때문이다. 그것도 무려 ‘롤링스톤’이 우리보다 1주 먼저 ‘헤어메탈 특집’을 떡(!)하니 오픈해 버린 것이다. 아, 왜!!! 순간 필생의 원고를 도둑맞고 패닉에 빠진 ‘도착의 론도’ 주인공 야스오가 떠올랐다. 이건 꿈일거야. 형, 우리한테 왜 이래?

하지만, 우리는 끝까지 정신승리의 콘셉트를 잃지 않기로 했다. ‘롤링스톤’ 특집은 50선인데, 우린 100선이잖아? 그런데 어차피 아무도 안 읽을 거야. 그럴 거야. 그러니 괜찮아.

어쨌든, 이번엔 ‘헤어메탈/글램메탈 100선’이다. 물론 여기서의 헤어메탈/글램메탈은 엄밀한 장르적 뉘앙스로 못박기 보단 유연하게 이해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그 태동에는 Van Halen, New York Dolls, Alice Cooper, Kiss 등 다양한 밴드들이 영향을 주었고, 그 결과 팝적 멜로디와 귀를 휘어잡는 강력한 후크를 앞세운 더 속화된 헤비메탈이 탄생했다. 물론 1980년대 음악팬들의 시선을 압도해버린 MTV 방송의 약진이 크게 한몫 했다고 볼 수 있다. 당신이 알고 있다시피, 그 중심가는 분명 L.A.였다. L.A.를 축으로 ‘큰 움직임’이 있었다. 하지만 L.A. 밖에서도 ‘변화의 흐름’은 감지되었다. 그걸 잊어서는 안 된다. AOR이나 블루스, 서던락과 더 적극적으로 연애했던 친구들도 존재했다는 이야기다. 요컨대, 모든 역사가 다 그렇겠지만, 하나의 프레임으로 모든 것을 판독해보겠다는 의욕은 말 그대로 망상에 불과하다는 점. 헤어메탈을 L.A. 메탈로 등가치환할 수 없다는 점. 우리는 그걸 말하고 싶었다.

서론이 길었다. 각설하고 그럼, 이제부터 이 ‘시대착오적’ 특집을 시작하도록 한다.

 

리뷰어 명단

이경준(이명 편집장)

빅쟈니확(이명 편집위원)

김학선(보다 편집장&네이버 온스테이지 기획위원)

조일동(음악취향 Y 편집장)

김성대(음악취향 Y 필자&오투포커스 편집장)

김성환(파라노이드&음악취향 Y 필자)

배순탁(배철수의 음악캠프 작가)

한명륜(파라노이드&이명 필자)

이태훈(파라노이드&이명 필자)

임희윤(동아일보 음악기자)

정진영(헤럴드경제 음악기자)

정원석(대중음악평론가)

조형규(파라노이드 필자&헤어메탈 전문가)

한동윤(이명&이즘 필자)

이종민(이명&이즘 필자)

박근홍(ABTB 보컬&이명 편집위원)

김봉환(전 핫뮤직 기자&현 벅스뮤직)

 

#100. Diamond Rexx [Rated Rexx] (1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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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결성 이후에는 아무래도 90년대풍 스래쉬/얼터너티브의 영향을 지울 수 없는 음악을 연주하였지만, Diamond Rexx가 80년대에 연주했던 음악은 분명히 글램의 분위기를 지울 수 없었다. 물론 Lizzy Borden이나 W.A.S.P.가 연주했던 것처럼 좀 더 헤비메탈의 전형에 다가간 사운드이기는 했지만, Mötley Crüe의 리프를 좀 더 단순화한 듯한 ‘전형적인’ 스타일의 연주나 섹슈얼한 내용의 가사, (조금 지저분해 보이긴 하지만)80년대 특유의 패션감각 등, Diamond Rexx는 80년대를 지나 온 이런 부류의 밴드들 중에서도 가장 ‘전형’에 가까운 모습을 가지고 있었다. 물론 1989년에 이런 앨범을 내놓았으니 그 생명력은 길지 않았다. 하지만 Nasti Habits의 Alice Cooper를 닮아 있는 보컬과 이후 Faster Pussycat의 모습까지 예기하게 하는 ‘4 Letter Word’, ‘Sleaze Patrol’ 등의 곡들은 이런 스타일이 90년대에 들어와 그렇게 묻혀버리기에는 아쉬운 면도 분명 많았음을 생각하게 한다. 밴드는 1991년에 [Golden Gates] EP를 발표하고, 이후로는 다시는 이런 스타일을 연주하지 못했다. (빅쟈니확)

 

#99. Bitch [The Bitch Is Back] (1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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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썅년”이라는 저 이름으로 국내 데뷔를 했다면, 한칼에 무대에서 끌어내려졌을 것이다. 1집 [Be My Slave]의 앨범 커버에도 잘 드러나 있듯, Bitch는 사슬과 채찍, 가죽옷, 펨돔(femdom)의 이미지를 한 손에 든 채, 저돌적이고 스트레이트한 하드락/메탈 사운드로 컬트 팬을 끌어 모으기 시작했다. 이름부터 패션까지 모두 ‘B급’(그것도 잘 봐줘야 B급)인 이들을 과연 그 누가 대놓고 좋아했을지는 모르지만 말이다.이들의 감각이 최고조에 이른 음반이 보컬리스트 Betsy Bitch의 누드를 전면에 부각한 바로 이 작품 [The Bitch Is Back]이다. 1970~80년대 하드락을 수원지로 하는 타이트하면서도 긴장감을 높이는 밀도 있는 연주, ‘Head Banger’ 등에서 잘 확인되는 캐치한 멜로디, Lita Ford나 Pat Benatar와는 또 다른 느낌을 심어주는 싱어 Besty Bitch의 재능. [The Bitch Is Back]은 1980년대 중반 L.A. 씬의 헤비메탈이 얼마나 두터운 뎁스를 지니고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 중 하나다. 전곡이 다 들을 만하나 강렬한 질주감이 느껴지는 ‘Hot & Heavy’, 파워메탈의 진행으로 밀어붙이는 ‘Fist to Face’, Elton John의 명곡을 제법 유니크하게 편곡해 놓은 ‘The Bitch Is Back’은 진지하게 일청을 권한다. 당신이 헤비메탈 팬이라는 전제하에, S&M 페티시가 없거나 ‘Turns Me On’에서 흐르는 신음소리를 역겹다며 건너뛰더라도 만족하게 될 것이다. (이경준)

 

#98. Wrathchild [Stakk Attakk] (19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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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견이 있겠지만, Wrathchild는 80년대 초반 ‘글램메탈’ 스타일을 처음으로 적립했던 밴드들의 하나로 알려져 있다. [Shout at the Devil]이 나온 게 1983년이니 그보다는 조금 늦지 않았나 싶기도 하지만, 그래도 1년 정도이니 이들도 최초에 가깝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덕분에, Gary Glitter의 ‘Doing Alright with the Boys’를 커버한 ‘Alrite with the Boyz’ 정도를 제외하면 지금에 와서 생각하는 글램메탈(특히 미국 밴드들)의 모습과는 조금은 차이가 있지 싶다. Abbey Road에서 녹음했다는 걸 믿기 어려울 정도로 먹먹한 음질도 앨범을 듣기 힘들게 하는 면이 있다. 이런 악조건을 극복하는 건 결국은 밴드 스스로의 능력이다. 잘 만든 리프 하나의 힘으로 거의 밀어붙이는 곡인 ‘Shokker'(왠지 모르지만 Hawkwind의 ‘Urban Guerilla’도 떠오른다. 영국 밴드라 그런가)나 슬리지한 면모를 보여주는 밴드의 클래식 ‘Trash Queen’ 같은 곡들은 어째서 RCA가 이들과 계약하기 위해 오랜 법정분쟁까지 감수했었는지를 보여 준다. (빅쟈니확)

 

#97. XYZ [XYZ] (1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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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나는 1980년대 글램/헤어메탈 씬의 숨은 명반을 거론할 때마다 XYZ의 데뷔작을 빠뜨리지 않는다. 그만큼 여기저기서 거론되어 왔기도 하지만 역으로 많이 간과되어 온 음반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1980년대 중반 L.A.의 클럽가를 뜨겁게 달구며 관계자들의 관심을 모았던 밴드는 Dokken의 리더 Don Dokken에 의해 픽업되어 결국 그의 손에 의해 1집 [XYZ]를 공개하게 된다. 그의 영향이 아무래도 없진 않았던지, 이 음반은 연주나 멜로디 등 곳곳에서 Dokken의 향기가 느껴지는 면이 있다. 하지만 이 영리한 4인조는 선배의 그늘에 매몰되지 않고, 하드락과 글램메탈, 헤비메탈이 가장 적절한 곳에서 균형점을 찾은 수작을 탄생시켰다. 특히 아주 오소독스한 락/메탈 창법을 구사하는 보컬리스트 Terry Ilous의 재능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데, ‘Inside Out’, ‘Nice Day to Die’ 등에서 드러나는 통렬한 샤우팅은 압권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음반을 마니아들이 잊지 못하는 이유는 1980년대 메탈 씬을 빛낸 킬링 발라드 3곡이 수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Foreigner 풍의 도입부로 AOR 느낌을 내는 ‘What Keeps Me Loving You’, 담백함을 부각한 라디오방송 단골 싱글 ‘Souvenirs’, 애절한 어쿠스틱 발라드 ‘After the Rain’. 모두 각기 다른 매력으로 앨범을 풍성하게 한 곡들이다. 안타깝게도 2집 [Hungry]는 ‘더 간과된 수작’이 된 채 묻혀버렸다. (이경준)

 

#96. Marvelous 3 [ReadySexGo]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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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메탈이란 용어가 자체로 그 용어가 지칭하는 스타일을 명징하게 보여주는 건 아니지만, 아마 이 리스트에 들어 있는 앨범들 가운데 가장 장르 구분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올 법한 앨범이 아닌가 싶다. 사실 그런 지적들도 충분히 납득이 가는 것이, Marvelous 3가 헤어메탈 밴드들과 공유하는 지점이 있다고 할 수 있을지언정 이들을 ‘메탈’ 밴드라고 말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분명히 이들의 리프는 80년대의 헤비메탈보다는 파워팝의 면모를 강하게 보이는 감이 있고, Mötley Crüe의 유산을 따르고 있지만 동시에 Nickelback이나, 그 외 스케이트펑크에 가까운 모습까지 보여주기도 하는 점에서 이 리스트의 다른 밴드들과는 엄연히 다르다. 하지만 이들은 동시에 예전의 헤어메탈 밴드들이 보여주던 슬리지한 모습 등을 ‘21세기 버전’으로 재현하고 있고, 메탈이라고 하기는 뭐하지만 ‘유사-메탈’ 정도로 불러줄 만한 사운드는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점은, 이 앨범이 헤어메탈 팬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들을 거의 다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Cigarette Lighter Love Song’만으로도 충분할 것이다. (빅쟈니확)

 

#95. Bad 4 Good [Refugee] (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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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d 4 Good은 메이저 레이블을 통해 데뷔한 최연소 헤비메탈 밴드로 화제를 모았다. 데뷔 앨범인 본 작을 발매했을 당시 멤버들의 평균 연령은 14세. 더욱 놀라운 것은 이들의 연주력과 음악이 결코 가벼운 수준이 아니었다는 것인데, 바로 Steve Vai에 의해 발굴된 신인으로 그가 직접 앨범의 프로듀서까지 담당하면서 심혈을 기울인 밴드였다. Phil Lynott의 유작 싱글을 트리키한 메탈 버전으로 재해석한 ‘Nineteen’과 펑키하고 그루브한 연주력을 뽐내는 ‘Curious Intentions’, 매혹적인 AOR 트랙 ‘Devil in the Angel’과 블루지한 락 발라드 ‘Slow and Beautiful’, Steve Vai의 영향을 느낄 수 있는 테크니컬한 연주곡 ‘Tyre Kickin’’ 등 훌륭한 데뷔 앨범으로 평가하기에 손색이 없는 결과물이었지만 기대했던 만큼의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때는 불행하게도 그런지가 대세를 점령하면서 헤어메탈이 내리막길을 걷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결국 이듬해 멤버들의 불화까지 겹치면서 밴드는 해체되고 말았지만 본 작은 많은 사람들에게 비운의 걸작으로 회자되고 있다. (이태훈)

 

#94. Poison [Open Up! Say… Yah!] (1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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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MTV의 등장은 팝뿐만 아니라 헤비메탈 씬에도 대단한 영향을 미쳤다. 망나니와 크게 다를 것 없는 외모로 관객을 위압하는 ‘상남자’로 가득했던 헤비메탈 씬에 잘 빠진 몸매와 패션 감각을 자랑하는 ‘꽃미남’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른 바 ‘글램메탈(Glam Metal)’이 한 시대를 풍미하며 여성 팬들을 헤비메탈 신으로 끌어들였고, Poison은 이 흐름의 정점에 위치해 있었다.

다소 충격적인 비주얼을 자랑하는 재킷과는 달리 이 앨범은 헤비메탈에 익숙하지 않은 대중이 즐기기에도 어렵지 않은 강도의 사운드와 멜로디를 들려준다. 그러나 여기에 ‘꽃미남’들이 수놓는 뮤직비디오가 MTV로 화력을 더해주니 여성들이 이 매력을 거부하긴 쉽지 않았을 터이다. 게다가 이 앨범에는 대표곡 ‘Every Rose Has Its Thorn’을 비롯해 ‘Fallen Angel’ ‘Your Mama Don’t Dance’ ‘Good Love’ 좋은 멜로디를 가진 곡들이 넘쳐난다.

이 앨범은 마침내 ‘Every Rose Has Its Thorn’로 ‘빌보드’ 싱글 차트 1위까지 거머쥐며 밴드 커리어의 정점을 찍었다. 데뷔 앨범 [Look What the Cat Dragged In](1986)으로 스타덤에 오른 Poison은 상업적이란 비판과 ‘소포모어 징크스’를 비웃기라도 하듯 두 번째 정규작인 이 앨범으로 자신의 위치를 확고하게 다졌다. 이 앨범을 통해 Poison은 80년대 헤비메탈 역사에서 빠질 수 없는 밴드로 자리매김했다. (정진영)

 

#93. Sleeze Beez [Screwed Blued & Tattooed] (1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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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들 메탈이라고 비하되기까지 하던 80년대의 헤어메탈 밴드들 중에서 그 ‘푸들’ 스타일을 버리고 좀 더 일반적인 메탈 밴드의 모습을 추구했던 이들이 나타나기 시작한 건 아무래도 80년대 후반부터이지 않았나 생각한다. 물론 가장 큰 성공사례는 Guns N’ Roses나 Skid Row 등이다. Sleeze Beez도 말하자면 그런 사례인데(이 앨범도 1989년에 발매되었다), 거의 LA출신 밴드들(이들은 하지만 네덜란드 출신이다)의 전형적인 스타일에 가까운 음악이지만, 전체적으로 AC/DC를 분명히 연상하게 하는 리프들은 이 밴드가 팝적인 면모와 함께 메탈 특유의 거친 맛을 어떻게 살릴 것인지를 고민한 흔적들을 보여준다. 뛰어난 파워 발라드 ‘Stranger Than Paradise’나 ‘Heroes Die Young’, ‘House in on Fire’ 등은 유럽 밴드가 만든 가장 뛰어난 헤어메탈 곡으로 꼽기 부족함이 없다. 물론 그랬다고 장사가 된 건 아니었다. 밴드는 이후 두 장의 앨범을 더 발매했지만 이 앨범만큼의 성취와 성공을 맛보지는 못했다. 1989년은 이런 밴드들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거의 마지막 시기였던 셈이다. (빅쟈니확)

 

#92. Warrant [Dog Eat Dog] (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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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비메탈의 시대가 ‘공식적으로’ 저문 90년대 초반, Warrant는 [Dog Eat Dog]으로 지난 앨범 두 장과는 다른 음악을 들려주었다. Skid Row의 [Slave to the Grind]와 비교된(‘Inside Out’을 들어보자) 헤비하고 어두워진 사운드, 그에 걸맞게 깊고 우울한 상념의 잔상들(관음증, 디스토피아, 사이코패스, 약물 중독, 관계의 실종, 심지어 유물론까지!)은 마지막 원년 멤버 라인업으로 Warrant가 토해낸 가장 극적인 성과였다. 이 모든 것을 조율하고 있는 Joey Allen과 Erik Turner의 잘 짜인 기브 앤 테이크 플레이는, 이 모든 것을 위해 멍석을 깐 Jani Lane의 절규를 흔들림 없이 지탱해주었다. 그리고 “80년대 글램메탈의 마지막 장면”이라는 아쉬움 섞인 찬사는 아마도 Steven Sweet의 드럼 톤과 드러밍에 헌정되어야 할 것이다. [Cherry Pie]를 좋아했던 사람들을 유혹할 ‘All My Bridges Are Burning’과 ‘Let It Rain’ 같은 락 발라드도 좋지만, 이 앨범의 가치는 역시 헤비한 ‘Machine Gun’과 암울한 ‘April 2031’, 그리고 프로그레시브 요소가 가미된 ‘The Bitter Pill’ 정도에서 찾는 것이 맞을 것 같다. 듣기 편한 ‘Sad Theresa’로 마무리 되는 90년대 Warrant의 시작은 80년대 영광의 끝과 90년대 쇠락의 시작 사이에서 거칠게 뒤척였었다. 바야흐로 그런지와 얼터너티브락이 세상을 삼킬 즈음이었다. (김성대)

 

#91. Lillian Axe [Love + War] (1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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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애호가들이 지적하는 것처럼 Lillian Axe는 AOR 필드 외부에서 가장 ‘멜로딕한 곡’을 쓸 줄 알았던 밴드였다. 그 멜로딕함의 정수를 맛볼 수 있는 최고작은 단연코 소포모어 앨범인 [Love + War]일 것이다. 뉴올리언스에서 결성된 밴드는 음반을 통해 일반적으로 연상하는 ‘전형적’인 L.A .사운드가 아닌 하드락, 헤비메탈, 멜로딕락, 헤어메탈의 장점을 고루 취합한 음악을 들려준다. 모든 곡을 작곡한 기타리스트 Steve Blaze의 감성은 이 분이 참 여러 장르를 흡수했겠다는 생각을 갖게 하는데, 감성적인 오프닝 트랙 ‘All’s Fair in Love and War’를 들어보면 동시대 활동하던 이 바닥 밴드들과 이들이 얼마나 다른 존재였는지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보컬리스트 Ron Taylor의 독특한 음색 역시 짚고 넘어가야 하는데, 다크하면서도 낭만적인 매력을 안기는 미드템포 넘버 ‘Diana’와 1980년대 후반 헤비메탈 씬이 배출한 최고의 발라드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 ‘Ghost of Winter’만으로도 이들은 영원한 이단아다. 이게 끝이 아니다. 브리티시 글램락 밴드 Girl의 곡을 훨씬 더 매혹적으로 커버한 ‘My Number’와 Whitesnake의 [1987]을 듣는 듯한 하드함으로 밀어붙이는 마지막 곡 ‘Letters in the Rain’을 Check!해야 되기 때문이다. 단언컨대, 1980년대 헤어메탈 씬의 ‘히든 젬’. (이경준)

 

#90. Miami Riot [Dirty Living in the City] (1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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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ami Riot을 검색하면 1980년의 흑인 봉기 사건이 먼저 등장할 정도로 이 밴드는 그리 유명세를 탔던 밴드는 아니다. 밴드는 1990년의 이 데뷔 EP를 발표하고 2012년에 [Legends Never Die!] EP를 발표하기까지 (활동을 하기야 했지만)별다른 결과물을 내놓지 못하고 있었고, 위 EP는 1990년 당시 테이프로만 발매되었던 물건이었는지라 이 앨범을 구입하여 들어본 사람도 생각보다 많지 않았을 것이다. 1990년에 데뷔작을 발표했다는 것도 이들에게는 불운이었을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이 EP는 그렇게 파묻혀 있던 밴드를 계속해서 끄집어낼 정도로 에너제틱한 음악을 담고 있었고, (이젠 구하기 쉬워지긴 했지만)Miami Riot은 덕분에 이 EP 한 장만으로 해체하지 않고 오랜 활동을 이어올 수 있었다. W.A.S.P.나 Vinnie Vincent를 일견 닮아 있는 거친 리프(특히나 ‘Dirty Living in the City’나 ‘Push Comes the Shove’)를 통해 Motley Crue 풍의 멜로디를 풀어내는데, 덕분에 팝적이면서도 비슷한 부류의 다른 밴드들에 비해 좀 더 묵직한 맛을 내는 데 성공하고 있다. 아니, 그런 쪽으로는 비교 대상마저 딱히 찾기 힘들다. 좀 일찍 나왔다면 어땠을까? (빅쟈니확)

 

#89. W.A.S.P. [The Last Command] (1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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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글쎄. W.A.S.P.를 ‘글램’하다고 해야 할까? 생각하는 청자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기괴함이야말로 미의 척도를 알아볼 수 있는 스타일이다. 이 점은 Twisted Sister의 스타일링과도 맥이 통하는 부분이다.

이들의 음악도 결코 이지 리스닝만을 지향하지 않았다. 그들의 외양만큼이나 마니악할 수도 있는 부분이 있었다. 일견 Ronnie James Dio의 향취가 느껴지는 Blackie Lawless의 목소리라든가 사도마조히즘적 성적 환상에 집착한 가사 등은 글램메탈 주류의 향락적인 분위기와는 조금 다른 면이 있었다. 그럼에도 [The Last Command]는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일단 뭘 해도 되는 분위기이던 시장의 여건이 있었고, 이미 Quiet Riot의 [Metal Health]를 빌보드 앨범차트 정상에 올려놓은 Spencer Proffer의 프로듀싱이 있었다.

‘Wild Child’, ‘Blind in Texas’등이 인기를 누렸지만 이 앨범에서 W.A.S.P.의 음악적 의도를 잘 제시하는 곡은 ‘Widowmaker’가 아닐까. Randy Piper와 Chris Holmes의 트윈 기타가 만들어내는 사운드는 지금 들으면 상당히 따뜻하고 부드러운 오버드라이브다. 하지만 앨범이 발매되었을 당시에는 매우 거칠고 공격적으로 들렸을 사운드다. 여기에 호흡이 긴 같은 곡의 스트로크는 파워코드만이 아니라 드론 코드의 속성도 십분 활용하여 음산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특히 이런 표현은 앞부분 아르페지오에 적용된 시타 소리와 수미쌍관을 이루며 곡 전체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게다가 페이드 아웃 처리되는 후반부에 미드템포로 둔탁하게 두들기는 Steve Riley의 더블 베이스 드러밍은, 지구력이 좋은 괴물이 사람을 뒤쫓는 듯한 공포감을 일으킨다. 그러니까 W.A.S.P.는 이른바 분위기가 ‘글램’했던 메탈을 구사한 셈이다.

참고로 이 음반의 재킷 디자인을 맡은 인물은 David Lee Roth의 [Eat’em and Smile]을 맡은 Vigon Seireeni다. 이 음반은 뭐 하나가 잘 되면 주변 백 리가 다같이 잘 먹고 잘 살았던 ‘좋은 시절’의 산물인 셈이다. (한명륜)

 

#88. Joker [Joker] (1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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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 같은 포르투갈 밴드와 혼동하지 않기를 바란다. 여기 소개하는 Joker는 미국 출신의 글램/헤어메탈 밴드이다. 철저하게 무명 중 무명이었던 밴드는 초기 Mötley Crüe의 신경질적인 사운드와 TNT의 음산함, Warrant의 멜로디 메이킹 감각을 두루 갖추고 있었던 헤어메탈 말년의 꽤 괜찮은 밴드 중 하나였다. 대표곡이자 뒤늦게나마 L.A. 씬의 헤도니즘을 계승하려고 했던 싱글 ‘Party for Your Life’는 몇 년 만 더 일찍 나왔다면, 밴드의 운명을 바꿨을 수도 있었다(이는 당연히 가정일 뿐이다). 또한 절절한 발라드 ‘Lorraine’, 리스너의 귀를 일거에 잡아당기는 멜로딕락 ‘Change’, 호전적으로 초기 헤어메탈 씬의 방법론을 소환해 내는 마지막 트랙 ‘Hey Salesman’ 등 멋진 곡들이 음반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 분위기에 따라 자유자재로 곡을 운용하는 Nick Sikich와 Joe Miro의 트윈 기타, 공격성과 서정성을 동시에 표출하는 Tony Ingala의 보컬, Brian Smolar(베이스)와 Mike Stone(드럼)이 이루는 기본기에 충실한 리듬 파트 모두 부족함이 없다. 다만, 녹음상태 문제나 명징한 콘셉트의 부재, 시기상의 난점 등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밴드는 두 번째 음반 [Cool Deal] 이후 사라져야 했다. 참고로 그냥 ‘구글’에 검색하면 ‘배트맨’ 시리즈의 조커가 나오니 유의할 것. (이경준)

 

#87. Vixen [Vixen] (1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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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분야든 요즘 ‘여성’을 접두어로 붙이는 데 조심스러움이 따른다. 하지만 예술 분야에서 성별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물리적 질감의 차이가 정서와 표현을 다채롭게 한 것은 분명하며 그래서 여성 하드락 밴드라는 명명은 충분히 가치가 있다. 특히 Vixen의 보컬리스트 Janet Gardner의 목소리를 들으면 중저역대 배음이 잘 잡힌 여성의 목소리가 하드락에서 얼마나 독특한 매력으로 작용할 수 있는지 가장 선명히 보여 준 인물이라 할 수 있다. 남자와는 달리 기본적으로 높은 키에서 움직이지만 두텁고 질긴 저역대가 함께 움직이면서 빚는 질감은, 출력 좋고 정제된 기타 사운드와 좋은 궁합을 이루었다. 이런 매력이 가감 없이 담긴 것이 바로 Vixen의 데뷔작인 이 셀프타이틀 음반이다.

Vixen은 데뷔 전부터 멤버 이동이 잦았던 밴드다. 그 중에서 ‘클래식 라인업’이라고 불리는 시기가 가장 영광된 순간으로 1988년부터 1991년까지를 가리킨다. Janet Gardner와 함께, 리드 기타리스트 Jan Kuehnemund, 베이시스트 Share Pedersen , 드러머 Roxy Petrucci ―Dream Theater의 John Petrucci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로 이루어진 4인조가 그 주인공이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이 기간 동안 셀프타이틀 데뷔앨범을 비롯해 [Rev It Up](1990)의 두 장의 앨범이 큰 성공을 거두었다. 원래 사업에 있어서는 롱런도 좋지만 바짝 ‘땡기는’ 것의 힘을 무시할 수 없다. 이들이 잊혀지지 않는 것도 이 시기의 영광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무래도 히트작 ‘Edge of a Broken Heart’를 들지 않을 수 없다. 작곡가 Fee Waybill과 우리가 알고 있는 그 Richard Marx가 공동으로 작곡한 이 곡은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누렸다. Mötley Crüe를 연상케 하는 8비트의 호방한 드러밍을 기반으로 뱃심이 가득 느껴지면서도 유연함을 잃지 않는 보컬의 매력이 돋보이는 곡이다. 힘 있는 반복 프레이즈라든가 화려한 스케일 플레이 등을 구사하진 않지만 요소요소에 부드러운 아밍을 통해 라인을 잘 살린 Jan Kuehnemund,의 연주는 어쩌면 글램메탈 시기 솔로 라인의 요체를 간명히 말하는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어찌 됐건 메탈다운 호기는 리듬에서 나오는 법. ‘Hell Raiser’에서는 드럼과 베이스의 연음이 조화를 이룬 힘찬 그루브도 느낄 수 있다. 곡 구조에 있어서의 상상력은 다소 부족하지만, 할 건 다 보여주고 있는 트랙이랄 수 있다.

여성 밴드들은 그리 많이 꼽을 수 있는 수효는 아니다. 하지만 Vixen은 Heart와 더불어 락, 메탈이 글램적이기 위한 정서를 극단으로 보여 준 사례라 할 수 있다. 사실 Sebastian Bach나 ‘리즈시절’의 Axl Rose를 제외하면 제아무리 한가닥 하는 남성 멤버가 화장을 덕지덕지 한다 해도, Vixen이나 Heart가 주는 ‘글램’함을 따라갈 수는 없었다는 점을 상기하면, 이러한 여성 글램 메탈 밴드들의 출현은 필연적이면서도 필수적이었던 셈이다. (한명륜)

 

#86. Tora Tora [Surprise Attack] (1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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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의 이런저런 콘테스트와 밴드 경연대회를 차근차근 제패하며 성장한 시골 출신의 네 젊은이가 자비로 녹음한 EP로 메이저 음반사 A&R의 눈에 들고, 계약과 함께 청춘 영화의 주제가까지 부르게 되는 스토리, 꽤나 진부한 이야기인가? 그러나 그 진부한 성공 스토리의 당사자에겐 이 모두가 얼마나 가슴 뛰는 경험이겠는가? 멤피스 출신 Tora Tora의 첫 정규앨범인 본작은 바로 그 고리타분한 성공담의 결과물이다. 그러나 음악만큼은 전혀 진부하게 들리지 않는다. 헤어메탈이 휩쓸던 시대의 산물이기에 그 흔적을 지울 순 없지만, 기본적으로 Tora Tora는 블루스에 바탕을 둔 곡을 가진 밴드다. Keith Douglas의 정교한 리프나 아밍은 Eddie Van Halen가 떠오를 정도인데, 의외로 밴드의 합은 어딘지 Aerosmith를 연상시킨다. 독특한 바이브레이션을 가진 고음역대를 가진 보컬리스트 Anthony Corder도 호오가 있을 순 있으나, 개성으로 가득하다. Patrick Francis와 John Patterson의 리듬 배터리가 만드는 속도감과 엇박의 쾌감도 만만치 않다. 그런지 시대에 좀 더 블루지한 루츠락의 성격을 덧붙여 활동했더라도 충분히 승산이 있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의 개성 가득한 온고지신 사운드지만, 현실은 냉정했다. 10년 가까운 휴지기를 두고 오리지널 멤버가 그대로 다시 뭉쳐 현재까지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저력 역시 밴드의 음악적 뿌리와 지향점이 헤어메탈과 다소 다른 좌표에 설정되어 있었기 때문은 아닐까 싶다. 현재의 사운드는 좀 더 거칠고 블루스의 흔적이 노골적이다. 어쩌면 Tora Tora는 이때부터 현재와 같은 음악을 하고자 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조일동)

 

#85. Hanoi Rocks [Two Steps from the Move] (19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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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출신의 Hanoi Rocks는 후에 헤어메탈/글램메탈/팝메탈로 불리는 수많은 밴드와 뮤지션들이 존경하고 따라한 선배이자 많은 음악관계자들이 스칸디나비아 반도 락씬에 주목하게끔 만든 선구자이다.

이 앨범이 나왔을 무렵 이들은 전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밴드였다. 바야흐로 글로벌 슈퍼스타로 등극할 수 있는 기운이 지상으로 분출하기 직전의 지하용암처럼 부글부글 끓을 때였는데…….몇 달 후 드러머 Razzle의 사고사로 인해 밴드는 동력을 잃고 다음해 해산을 발표한다. 그리고 Hanoi Rocks는 록 음악 역사에 남을만한 비운의 밴드가 되고 만다.

[Two Steps from the Move]는 가장 정점에 있던 밴드의 순간을 잘 포착한 앨범이다. 충격적인 외모로 데뷔한 당시부터 차근차근 쌓아올린 하드록과 펑크의 황금비율 조합이 매끈한 프로덕션, 안정적인 연주력과 만나 최고의 결과를 이뤄냈다. 게다가 싱글로 발표된 CCR의 명곡 ‘Up Around the Bend’를 커버하여 대중적으로도 환영받을만한 킬러튠까지 장착했다. 이 정도면 거의 완벽하지 않나?

사족) 앨범 수록곡 ‘Underwater World’에는 ‘Welcome to the Jungle’이라는 가사가 등장한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Axl Rose는 Hanoi Rocks의 광팬이다. (정원석)

 

#84. London [Don’t Cry Wolf] (1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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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이름은 런던이지만 L.A. 출신인 이 밴드는 Nikki Sixx가 Mötley Crüe 이전에 있었던 밴드로도 알려져 있다만(무려 1978년에 결성했다), Mötley Crüe보다는 조금 더 거친 맛이 있는 음악을 연주했다. ‘For Whom the Bell Tolls’의 작곡에 Blackie Lawless가 참여한 점에서도 짐작이 가능하겠지만 Mötley Crüe와 W.A.S.P의 중간격인 음악을 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참고로, 이후 W.A.S.P.는 [The Headless Children] 재발매반의 보너스트랙으로 ‘For Whom the Bell Tolls’의 커버를 연주한다). Kim Fowley가 프로듀서였던 것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음질은 조악한 편이지만 앨범의 곡들은 1996년 헤어메탈의 완성된 형태를 보여준다. 미드템포이지만 David Carr의 키보드가 확실한 존재감을 부여하는 ‘Under the Gun’이나 ‘Fast as Light’ 같은 곡이 특히 밴드의 출중한 기량을 보여주고, Nadir D’Priest의 보컬 또한 한창 때의 John Buish를 생각나게 할 정도로 뛰어나다. 이 밴드에 수많은 유명인들(Izzy Stradlin, Slash, Fred Coury 등)이 멤버로 왔다갔다했던 건 그런 이유였을지도 모르겠다. (빅쟈니확)

 

#83. Keel [The Right to Rock] (1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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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인다’는 의미의 ‘Kill’과 유사한 발음을 지니는 것은 물론, 자체로서도 ‘전복된다’는 뜻을 지닌 ‘Keel’은 짧고 강렬한 느낌만큼이나 흥미롭게 다가온다. (하지만 정작 이 팀명은 Steeler 출신의 보컬리스트 Ron Keel이 밴드를 결성하면서 자신의 이름에서 따왔다) 1984년 발표한 데뷔작 [Lay Down the Law]에 이은 두 번째 앨범인 [The Right to Rock]은 Keel의 대표작임과 동시에 헤어메탈의 황금기에 발매된 명반이기도 하다. 당시 멋보다는 코믹요소를 강조한 뮤직비디오가 화제이기도 했던 동명의 타이틀 트랙은 우직한 8비트 드럼과 따라 부르기 쉬운 후렴으로 라이브에서 관객의 호응을 유도하기에 충분하고, 헤드뱅잉을 위해 존재하는 ‘Back to the City’, The Rolling Stones 원곡을 커버한 ‘Let’s Spend the Night Together’ 등 9곡이 수록되어 있다. 앨범 전반적으로 헤어메탈이 원하는 거의 모든 요소를 포함하고 있어 반가움을 주지만, 두고두고 회자할 수 있는 킬링트랙의 부재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참고로 팀은 마지막 앨범이었던 [Back in Action] 이후 활동이 없다가 무려 12년이 지난 2010년 [Street of Rock & Roll]로 돌아오기도 했다. (김봉환)

 

#82. Bon Jovi [New Jersey] (1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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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에 발표한 3집 [Slippery When Wet]으로 어마어마한 성공을 거둔 Bon Jovi는 [New Jersey]에서 또 한 번 자신감 넘치는 사운드를 표했다. Richie Sambora의 기타 연주는 중심에서 세찬 드라이브를 연출했고, 키보디스트 David Bryan의 연주는 윤활제 역할을 하며 부드러움을 보완했다. Jon Bon Jovi의 훌륭한 보컬은 활력과 서정성을 부족함 없이 표현함으로써 밴드의 음악을 더욱 매력적으로 가공했다. 대중성을 키우는 데 큰 힘이 된 작곡가 Desmond Child의 참여도 물론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일련의 장점을 토대로 앨범은 ‘Bad Medicine’, ‘Born to Be My Baby’, ‘I’ll Be There for You’ 등 다섯 편의 빌보드 톱텐 싱글을 배출했다. [New Jersey]가 소련에서 정식 출시된 최초의 미국 음반이라는 사실은 Bon Jovi의 인기를 충분히 설명해 준다. (한동윤)

 

#81. Vinnie Vincent Invasion [All Systems Go] (1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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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멤버들 얘기만으로도 이 앨범에 대한 설명은 대부분이 끝난다. Kiss의 기타였던 Vinnie Vincent는 Slaughter의 Mark Slaughter와 Dana Strum, Lita Ford 밴드의 드러머였던 Bobby Rock과 함께 이 앨범을 만들었다(Mark 빼고는 1집부터 같이 하기는 했지만). 시기는 1988년이었다. Vinnie Vincent는 Kiss와 그리 기분 좋게 결별한 이도 아니었으니 힘 꽉 준 앨범을 만들고 싶었을 것이다. 그런 만큼 이 앨범은 1988년의 ‘글램메탈’의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Vinnie Vincent는 기존의 앨범들보다 더 테크니컬하긴 하지만 확실히 [Creatures of the Night]이나 [Lick It Up]을 연상케 하는 연주를 보여주며, Mark Slaughter는 전 보컬리스트인 Robert Fleischman보다도 훨씬 넓은 음역대와 뛰어난 표현력의 보컬을 선보인다. 말하자면 다음 해에 나오는 Nitro의 [O.F.R.]같은 스타일을 예견한 셈인데, 하긴 1년밖에 차이가 나질 않으니 같은 스타일을 공유했다고 할 수도 있겠다. 그러면서도 밴드는 ‘Love Kills’나 ‘Ecstasy’에서와 같이 감성적인 멜로디를 만들 줄도 알고 있었다. 이 밴드가 좀 더 오래 유지될 수 있었다면, 아마도 이 앨범에 대한 일반의 평가는 지금과는 조금 달랐을 것이고, 이 리스트에서의 순위도 올라갔을 것이다. 그런 앨범이다. (빅쟈니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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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의 관리자 박이명입니다. diffsoundkorea@gmail.com

6 Comments on Glam/Hair Metal 특집: 우리가 꼭 들어야 할 글램/헤어메탈 100선 (100위~81위)

  1. 초반 기획전이 제가 잘 모르는 분야라 아쉬운 감도 있지만 흥미롭게 읽고 있습니다.
    무려 롤링스톤보다 앞서간 혜안에 박수를 ㅋㅋㅋ
    항상 보면서 느끼는건 세상엔 그룹이 너무 많아요. 알려진게 이정도니 잠깐 데뷔하고 사라지는 그룹까지 따지면 정말 많겠네요.
    댓글은 자주 못남기지만 꾸준한 독자들이 있으니 힘을!!
    (언젠가 90년대 얼터너티브나 프로그레시브 기획적은 기대하며.)

    • 항상 잘 읽어 주셔서 감사. 필진들이 ‘탈진’해서 올해는 뭘 하고 싶어도 패스해야 할 판.
      이제 연말 결산 하나 남았구요. 내년에 뭐 재미있는 꺼리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2. 락 좋아하는데 처음들어보는 밴드 투성이네욯ㅎ 잘읽었습니다 ImI

  3. Vixenㅎㅎ hell raise에 r이 하나 빠졌네요. Hell raiser!! 본조비도 글램메를 이었던것은 몰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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