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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am/Hair Metal 특집: 우리가 꼭 들어야 할 글램/헤어메탈 100선 (20위~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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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게 특집을 준비해 놓고도, “우리만 읽는 특집이 되면 어쩌지?”라는 걱정이 앞설 때가 있다. 많다. 고백하자면, 이번 특집도 다르지 않다는 거다. 몇 달 전 ‘스래쉬 특집’ 같은 어마무시한 걸 해놓고도 이제 와서 뭔 딴소리냐 싶겠지만 조회수나 반응을 깡그리 무시할 만큼 쿨한 마인드를 갖추고 있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는 게 고작 ‘헤어메탈/글램메탈 특집’이냐?”고 되묻는다면 정말로 할 말이 없다. 하하. 편집회의 때 나온 이야기를 미리 하자면, “그냥 우리가 재미있으면 됩니다”라는 거였다. 그렇다. 그게 전부다. 필진들이 하고 싶은 특집을 하자. 관심 있는 독자는 뭘 해도 읽으러 온다. 그럴까? 그게 이 구리구리한 특집을 펼치게 된 이유다.

뭔가 굉장히 호기로워 보이지 않나? 그래도 이런 특집은 웹진에서 처음이잖아요. 그렇지? 근거 없는 자신감은 하늘을 뚫을 기세였다. 들뜬 상태로 음반을 선별했고, 기분 좋게 원고를 분배했고, 신중하게 공개 시점을 조율했다. 그래, ‘잔다리’와 ‘자라섬’은 피하는 게 흥행(?)상 좋겠지? 하루에 10장씩 공개할까? 아냐. 그러면 늘어질 우려가 있으니 20장씩 공개하는 걸로. 네 그게 좋겠네요.

하…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딴 건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선수’를 빼앗겼기 때문이다. 그것도 무려 ‘롤링스톤’이 우리보다 1주 먼저 ‘헤어메탈 특집’을 떡(!)하니 오픈해 버린 것이다. 아, 왜!!! 순간 필생의 원고를 도둑맞고 패닉에 빠진 ‘도착의 론도’ 주인공 야스오가 떠올랐다. 이건 꿈일거야. 형, 우리한테 왜 이래?

하지만, 우리는 끝까지 정신승리의 콘셉트를 잃지 않기로 했다. ‘롤링스톤’ 특집은 50선인데, 우린 100선이잖아? 그런데 어차피 아무도 안 읽을 거야. 그럴 거야. 그러니 괜찮아.

어쨌든, 이번엔 ‘헤어메탈/글램메탈 100선’이다. 물론 여기서의 헤어메탈/글램메탈은 엄밀한 장르적 뉘앙스로 못박기 보단 유연하게 이해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그 태동에는 Van Halen, New York Dolls, Alice Cooper, Kiss 등 다양한 밴드들이 영향을 주었고, 그 결과 팝적 멜로디와 귀를 휘어잡는 강력한 후크를 앞세운 더 속화된 헤비메탈이 탄생했다. 물론 1980년대 음악팬들의 시선을 압도해버린 MTV 방송의 약진이 크게 한몫 했다고 볼 수 있다. 당신이 알고 있다시피, 그 중심가는 분명 L.A.였다. L.A.를 축으로 ‘큰 움직임’이 있었다. 하지만 L.A. 밖에서도 ‘변화의 흐름’은 감지되었다. 그걸 잊어서는 안 된다. AOR이나 블루스, 서던락과 더 적극적으로 연애했던 친구들도 존재했다는 이야기다. 요컨대, 모든 역사가 다 그렇겠지만, 하나의 프레임으로 모든 것을 판독해보겠다는 의욕은 말 그대로 망상에 불과하다는 점. 헤어메탈을 L.A. 메탈로 등가치환할 수 없다는 점. 우리는 그걸 말하고 싶었다.

서론이 길었다. 각설하고 그럼, 이제부터 이 ‘시대착오적’ 특집을 시작하도록 한다.

 

리뷰어 명단

이경준(이명 편집장)

빅쟈니확(이명 편집위원)

김학선(보다 편집장&네이버 온스테이지 기획위원)

조일동(음악취향 Y 편집장)

김성대(음악취향 Y 필자&오투포커스 편집장)

김성환(파라노이드&음악취향 Y 필자)

배순탁(배철수의 음악캠프 작가)

한명륜(파라노이드&이명 필자)

이태훈(파라노이드&이명 필자)

임희윤(동아일보 음악기자)

정진영(헤럴드경제 음악기자)

정원석(대중음악평론가)

조형규(파라노이드 필자&헤어메탈 전문가)

한동윤(이명&이즘 필자)

이종민(이명&이즘 필자)

박근홍(ABTB 보컬&이명 편집위원)

김봉환(전 핫뮤직 기자&현 벅스뮤직)

 

#20. Lizzy Borden [Menace to Society] (1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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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Lizzy Borden은 좋은 밴드이다. 하지만 Lizzy Borden의 명반 얘기를 할 때 [Menace to Society]를 하는 경우는 나로서는 별로 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하긴 [Love You to Pieces]나 [Visual Lies] 같은 앨범들이 있는데… 아마도 [Love You to Pieces]이 때로는 거의 스피드/스래쉬메탈에 가까운 면모까지 보여주는 호쾌한 파워메탈 앨범이었는데, 이 앨범에서는 그런 면모를 찾아볼 수는 없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오히려 이 앨범에서 생각나는 음악은 두 가지 부류이다. Fifth Angel이 [Time Will Tell]에서 했던 것과 비슷한 정통 아메리칸 파워메탈에 가까운 음악과, Poison이나 Spinal Tap과 같은 스타일(물론 밴드가 늘상 그랬던 것처럼 Alice Cooper의 면모는 당연히 엿보인다). 데뷔작만큼 스래쉬하지는 않다 뿐이지, 앨범은 분명 충만한 에너지를 보여주고 있다. 언제나 그랬듯이 호쾌한 스타일의 오프닝을 보여주는 ‘Generation Aliens’와 헤비한 사운드의 ‘Notorious’는 물론이고, ‘Love Kills’ 같은 곡의 멜로디는 Lizzy Borden이 다른 앨범에서는 보여주지 못했던 부분이다. 헤어메탈 밴드라고 말할 만한 시기는 짧았지만, 이들은 그 짧은 동안에 헤어메탈 밴드로서도 최상의 모습을 보여줬던 셈이다. (빅쟈니확)

 

#19. Mötley Crüe [Dr. Feelgood] (1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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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욕 생활이 탄생시킨 역작이라고 해야 할까? 영육의 자유를 갈망하며 망나니처럼 살던 멤버들은 하루아침에 술과 마약을 끊고 경건한 자세로 [Dr. Feelgood]을 녹음했다. 굳게 다잡은 마음가짐은 제작 환경도 변화시켰다. Mötley Crüe는 세 편의 전작들에서 함께했던 Tom Werman과 결별하고 새로운 프로듀서 Bob Rock을 섭외했다. Bob Rock의 지휘로 밴드는 이전보다 훨씬 정교하게 녹음했다. ‘Dr. Feelgood’, ‘Kickstart My Heart’, ‘Without You’ 등 어느 때보다 많은 곡을 빌보드 차트에 진입시킨 것은 더욱 세련되고 탄탄해진 연주, 프로듀서의 꼼꼼한 감독이 이룬 특별한 성과였다. Steven Tyler, Bryan Adams, Skid Row 같은 동료들을 초대해 보컬의 부피를 키운 것도 [Dr. Feelgood]의 묘미 중 하나다. (한동윤)

 

#18. Britny Fox [Britny Fox] (1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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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실바니아 출신의 Britny Fox는 헤비메탈 팬들에게 하드락/서던락과 글램메탈/헤어메탈의 장점들을 제대로 취합해낸 밴드로 회고된다. 쉽게 정리해 Cinderella의 곡을 Mötley Crüe풍으로 어레인지해 AC/DC의 톤으로 노래한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이런 전략은 자칫하다가는 이도저도 아닌 ‘어설픈 중도주의’로 전락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음반은 그 모든 요소들을 자신만의 것으로 체화시켜 비교대상 없는 Britny Fox만의 음악을 들려준다. 이게 말이 쉽지만, 지나치게 레퍼런스에 기울면 독자성이 희미해지기 마련이고, 장르적 컨벤션을 무시한 ‘창의적인 것’을 만들겠다는 욕망은 대개 공허해지게 된다. 그 점을 감안해볼 때, 이들은 꽤나 영리한 창작자 집단이었다. 소폭의 히트를 기록했던 ‘Girlschool’, ‘Long Way to Love’만 들어봐도 알게 되는 지점이다. 보컬과 리듬기타, 그리고 모든 곡의 작곡을 담당하는 팀의 캡틴 “Dizzy” Dean Davidson이 상당히 폭넓은 음악 스펙트럼을 소유하고 있었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거기에 기타리스트 Michael Kelly Smith가 Cinderella의 데뷔작 [Nobody’s Fool]에서 연주했던 인물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들이 이런 사운드를 내게 된 것은 예정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Dizzy” Dean Davidson은 다음 음반 [Boys in Heat]를 끝으로 팀을 떠났고, 새로운 밴드 Blackeyed Susan을 결성한다. 그 반응은? 눈앞의 모든 것이 새로운 돈의 흐름을 따라 유동할 것이 암시된 1991년이었다. 무슨 말이 필요하겠나. (이경준)

 

#17. Faster Pussycat [Faster Pussycat] (1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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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헤비메탈 팬들에게는 2집 [Wake Me When It’s Over](1989)의 싱글이었던 파워 발라드 ‘House of Pain’으로 기억되는 Faster Pussycat이지만, 이들이 들려주었던 기본적 사운드의 방향은 선배로서는 Aerosmith, 그리고 동세대로서는 Poison이나 초기 Guns N’ Roses에 가까운 클래식 락큰롤/홍키통크/루츠의 요소까지 모두 곁들여진 가볍고 경쾌한 하드락/메탈이었다. 이들도 초창기에 뮤직비디오를 통해 글램메탈의 전형적 이미지를 전달했으나, 그 이전의 헤어메탈과 달리 일각에서는 이들을 소위 슬리지메탈(Sleazy Metal)이라는 색다른 호칭으로 부르기도 했다. 이들이 메이저에서 내놓은 3장의 정규작들은 모두 그 나름대로 좋은 곡들이 많고 무난하게 들을만한 앨범들이지만, 언더그라운드에서 막 메이저 씬에 들어온 그들의 패기가 거침없이 뿜어 나온다는 점에서 확실히 데뷔작의 가치는 가장 높다. ‘Bathroom Wall’, ‘Cat House’, ‘Ship Rolls In’ 등 앨범 전편을 통해 2000년대 재결합 이후 유일한 원년 멤버인 보컬리스트 Taime Downe의 날카롭게 뱉어내는 보컬과 Brent Muscat/Greg Steele의 트윈 기타가 신나게 질주한다. 더 큰 스타덤을 얻은 당대 밴드들에 결코 뒤지지 않는 1980년대 메탈의 수작. (김성환)

 

#16. Guns N’ Roses [Appetite for Destruction] (1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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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음반은 발매되었을 당시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나 1년이 지난 1988년, 마침내 Guns N’ Roses는 앨범 차트 1위를 기록하며 패권을 장악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낭만적인 메탈 발라드 ‘Sweet Child O’ Mine’이 싱글 차트 1위를 강타한 덕분이었다. 이 외에 ‘Welcome to the Jungle’, ‘Night Train’, 그리고 ‘Paradise City’까지, 메탈 팬들은 그들의 음악을 닳고 닳을 때까지 반복 청취했다. Slash를 중심으로 펼쳐진 능란하면서도 파워 넘치는 연주, 공전절후를 뽐냈던 Axl Rose의 보컬, 여기에 Izzy Straddlin의 출중한 작곡력까지, 가히 ‘메탈 파라다이스’가 이 앨범에는 전부 담겨져 있었다. 현재까지도 Metallica의 5집 정도를 제외하면 이 음반보다 성공적인 메탈 레코드는 없었다. 원초적이면서도 육감적인 하드락/헤비메탈을 바탕으로 팝, 블루스, 펑크 등, 다양한 음악 스펙트럼을 포괄했던 Guns N’ Roses의 위대한 출발을 알렸던 앨범. (배순탁)

 

#15. Skid Row [Slave to the Grind] (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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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집 발매 후 벌인 투어 중 Skid Row의 보컬리스트 Sebastian Bach는 관중이 던진 병에 맞는 사고를 당한다. 그 때문인지는 몰라도 그들의 2집 [Slave to the Grind]는 ‘18 and Life’나 ‘I Remember You’ 같은 사랑 노래가 완전히 배재된, 암울한 정서로 가득 찬 앨범이 되었다. 솔직히 이 앨범은 헤어메탈이 아닌 그런지에 더 가깝다. Kurt Cobain은 Sebastian Bach 만큼 잘 생겼고, 그에 못지않은 고음역의 노래를 불렀다. 여하튼 대중은 어두워진 Skid Row에 더 큰 매력을 느낀 듯하다. 발매 첫 주에 ‘빌보드’ 200 차트 1위를 차지한 최초의 헤비메틀 앨범이 바로 이 [Slave to the Grind]였으니 말이다. 락 역사에 결코 지울 수 없는 스키드 마크를 남긴 앨범. ‘Wasted Time’를 처음 들었을 때의 충격과 전율은 영원히 잊히지 않을 것이다. (박근홍)

 

#14. L.A. Guns [Cocked & Loaded] (1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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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Tracii Guns가 가장 과소평가 받는 리프 메이커 가운데 한 명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줄을 세운다면 가장 앞쪽에 자리할 것이다. Guns N’ Roses라는 이름 때문에, Axl Rose와의 관계 때문에 초창기 L.A. Guns는 Guns N’ Roses와 자주 비교됐지만, 글램메탈이나 L.A. 메탈이라는 장르음악의 측면에서 보자면 [Cocked & Loaded]는 그 누구와의 비교에서도 뒤지지 않을 만큼 훌륭하다. Tracii Guns가 주도하는 사운드와 리프는 적당히 싸구려 같아서 더 친숙하게 들리지만 쉽게 폄하할 수 없을 만큼 단단하다. 딱 적당할 만큼 거칠고 불량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사운드의 중심은 Tracii Guns이지만 Phil Lewis가 들려주는 보컬의 무게도 만만치 않아서 그가 팀에서 나가고 난 뒤의 음악은 무척 시시해졌다. 양아치가 부르는 발라드는 특히 더 인상적이었다. Mötley Crüe의 음악과 함께 쌍팔년도 헤어메탈을 생각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앨범이다. (김학선)

 

#13. White Lion [Pride] (1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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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면 ‘백(白)부심’ 부릴 만하다. 거칠지만 아기 사자처럼 보호본능 자극하는 Mike Tramp의 보컬이야 두 말 하면 잔소리고. Vito Bratta의 기타 연주는 더 주목돼야한다. 싱글노트, 파워코드의 패턴만 고집하지 않고 리프와 릭, 솔로의 경계를 자유로이 넘나드는 그의 편곡 센스는 발군임. 이를테면. ‘Don’t Give Up’의 막바지를 들어보라. 개방 현을 감각적으로 활용한 어쿠스틱 기타 분산화음들도 금빛이다.

보컬 멜로디, 편곡, 연주, 구성…. 이리 봐도 저리 봐도 헤어메탈 시대의 금자탑. 대중성까지 갖춰 빌보드와 MTV를 유린했으니 금탑산업훈장 감이다. 중반부에 배치된 (6분 36초짜리) ‘Lady of the Valley’의 대곡 지향 드라마도 인상적임.

마지막 곡이 저 유명한 ‘When the Children Cry’. ‘대통령들이 없어지면/전쟁은 모두 끝날 거야/신 아래 하나된 세상…’ 라이터를 켤 시간이다. 사자문양 새긴 은빛 금속 라이터를. (임희윤)

 

#12. Warrant [Dirty Rotten Filthy Stinking Rich] (1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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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에는 Babylon A.D.와 Bang Tango, Danger Danger와 Dangerous Toys, Enuff Z’Nuff와 Junkyard, XYZ 등 메이저 레이블을 통해 유난히 많은 신인 밴드들의 데뷔 앨범이 발매되었는데, 이는 당시 헤어메탈과 글램메탈의 인기가 얼마나 높았는가를 말해준다. 하지만 그들 중 달콤한 성공을 맛본 밴드는 극소수에 불과했으니 바로 Skid Row와 Warrant가 그 선택받은 주인공들이었다. 당대를 대표하는 5인조 꽃미남 밴드이기도 했던 이들은 앞서 성공한 선배 밴드들의 장점을 잘 계승한 음악성으로 각광받았는데 Skid Row는 Mötley Crüe, Warrant는 Poison의 스타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다. 예컨대, 멜로딕하고 댄서블한 글램메탈 트랙 ‘Down Boys’와 ‘Big Talk’, ‘빌보드’ 싱글 차트 2위까지 오른 락 발라드 ‘Heaven’은 각각 Poison의 ‘Nothin’ But a Good Time’과 ‘Fallen Angel’, ‘Every Rose Has Its Thorn’을 영리하게 벤치마킹한 히트곡들로 더블 플래티넘을 달성한 앨범의 성공을 견인했다. 이후 Warrant는 2집 [Cherry Pie]와 3집 [Dog Eat Dog]을 통해 점점 헤비하고 진지한 음악성으로의 진화를 보여주었지만 안타깝게도 헤어메탈의 몰락과 운명을 함께 했다. (이태훈)

 

#11. David Lee Roth [Eat’em and Smile] (1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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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의 길태미는 주색잡기와 협잡에 능하고 경박하기 짝이 없지만, 일단 검을 잡으면 달라진다. 자기 입으로 뱉는 말이긴 하지만, 여럿 땅밑으로 뉘었다는 말이 그리 허언처럼만은 들리지 않는다. 그러고 보니 눈화장도 ‘글램’하다. 길태미를 보면 딱 떠오르는 인물이 바로 David Lee Roth다. 포주라는 풍문이 정설처럼 떠돌 만큼 화려한 생활을 즐겼지만 레코딩과 공연에서는 뛰어난 퍼포먼스를 보장하는 그의 보컬은 20세기 락의 중요한 이정표였다.

그의 목소리는, 굵지만 David Coverdale처럼 무겁지 않고 끈적하지만 Robert Plant보다 경쾌한 매력이 있다. 이런 보컬리스트가 자기 이름으로 된 솔로 앨범에 욕심이 나지 않았다면 오히려 제정신이 아니었을 것이다. [Eat’em and Smile]은 이런 그의 야심을 명백히 드러낸 역작이다. 그의 목소리는 뉴웨이브적 감각을 살린 밴드의 사운드와 참으로 잘 어울렸다. 고른 입자감에 트리키한 노트를 순간순간 쏟아내는 나오는 Steve Vai의 기타, 마치 전자드럼처럼 타이트하고 건조한 Gregg Bissonette 의 드러밍, 경쾌하고 선명한 Billy Sheehan의 베이스와 맞물린 이 음반은, 락이 어떻게 20세기 대중음악의 표준이 되었는지를 명시하는 작품이다.

그런 만큼 음악 자체는 클리셰로 가득하다. 다이어토닉 코드를 적절히 활용해 공간감을 만들되 복잡하지 않은 화성 진행과 타임 키퍼 역할에 충실한 리듬을 바탕으로 노래하는 “Yankee Rose”, “Goin’ Crazy”는 [1984]나 [5150]에 수록됐어도 크게 이질적이지 않을 곡이다. 심지어 브리지 부분에서 보컬 트랙을 겹치고 발음을 리듬 파트와 맞추는 방식까지 Van Halen적이다. ‘이 방식은 원래 Van Halen에서도 내 아이디어였다고’라고 주장하는 것처럼 들린다.

하지만 이러한 클리셰적 표현이야말로, 예술의 결과가 유일해야 하며 그 자체로 원전이어야 한다는 압박감을 벗어던진 본격적 ‘팝문화’의 속성을 가장 잘 반영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이 흔한 구조는 오히려 사운드의 독특성과 연주자 개인의 번득이는 아이디어를 시험해 볼 수 있는 좋은 장이 되었다. 실제 ‘Shy Boy’나 ‘Elephant Gun’을 들어보면 Billy Sheehan이 Mr. Big에 대한 아이디어를 이미 이 단계에서 구체화해 두고 있었음을 느낄 수 있는 테크니컬한 협주도 들린다. 전체적인 틀은 클리셰였지만 개별 음악인들이 꿈꾸는 유니크한 비전이 담겨 있었다는 점에서, 다시 한 번 명작이라는 찬사가 아깝지 않다. 참고로 이 음반은 스페인어반이 따로 발매됐다. 특히 ‘Yankee Rose’는 스페인어로 들었을 때 곡 특유의 음탕한 느낌이 살아난다. (한명륜)

 

#10. Poison [Look What the Cat Dragged In] (1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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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ison은 글램, 그러니까 당시 L.A. 메탈의 정점 시기에서 등장한 그룹이다. 이 트렌드에 질린 사람들이 이미 적잖게 생겨났던 시기인만큼 음악적으로나 음악 외적으로나 싫은 소리를 많이 들어야 했던 팀이기도 하다. 인터넷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대, 이 팀을 둘러싼 카더라도 돌이켜보면 흥미로운 추억이다. 그 카더라는 주로 기타리스트 C.C. DeVille의 연주력에 관한 것이 많았다. 객석에 찾아온 Yngwie를 보고 자존심이 상한 그가 무대에서 ‘우리는 천만 장을 팔았다’라고 했다느니, Dave Mustaine 앞에서 엉망인 피킹으로 속주를 구사하다가 망신당했다느니 하는 루머다.

사실 이는 C.C. DeVille만의 문제는 아니었으니 그로서는 이런 ‘카더라’를 알면 억울할 수 있겠다. 글램메탈이 득세하던 당시, 락스타에 대한 워너비 욕구는 작금 한국에서 아이돌에 대한 그것과 다르지 않았다. 많은 연주자들이 빨리 주목받는 방법을 택했고 그 중의 하나는 특징적이고 트리키한 릭 몇 가지를 외워서 선보이는 것이었다. 이것을 도미넌트 계열의 멜로디의 시작과 끝에 적절히 매치시키면 ‘때깔’ 나는 솔로잉이 완성됐다. 여기에 훤칠한 키에 마른 몸매 금발에 가냘픈 턱선 등이 첨가되면 스타급 밴드의 연주자로 성장할 수 있는 조건이 됐다.

‘Cry Tough’, ‘Talk Dirty to Me’ 등은 즐거운 시대 즐거운 꿈의 한가운데 등장한 밴드의 데뷔 앨범 수록곡으로 적격이었다. 경쾌한 드럼의 어택을 배경으로 한 Bret Michaels의 매끈한 목소리는 록이나 메탈보다 뉴웨이브팝 계열의 싱어라고 해도 좋을 만큼의 감각을 갖고 있었다. 물론 이러한 측면은 대중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요소였다. 하지만 Poison의 이러한 특징은 이미 난숙기에 접어든 글램메탈의 한 경향을 반영한 것일 뿐이다. (한명륜)

 

#9. Cinderella [Night Songs] (1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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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Cinderella의 앨범 중 데뷔작 [Night Songs]에 대해 다뤄야 하는 이유를 찾자면 ‘흥행’을 꼽을 수 있다. 음악성을 놓고 운운한다면 [Long Cold Winter]나 [Heartbreak Station]이 먼저 거론될 수 있으나, 밴드에 찬란한 영광을 가져다준 건 [Night Songs]이라는 사실을 부인할 순 없지 않은가. Jon Bon Jovi에게 주선으로 메이저에 진출한 이들은 Bon Jovi의 ‘후광 효과’를 얻었다는 의견도 많지만, 멤버 Tom Keifer의 잘생긴 얼굴과 큰 입, 그리고 독특한 음색과 기타 실력을 우선순위로 올려야 할 것이다. 꽃미남 멤버들이 헤어메탈 분장을 한 뒤 빌보드 차트 3위에 오르며 흥행몰이를 하니, 이 얼마나 헤어메탈 대중화의 혁혁한 공을 세운 것인가. 데뷔해(1986)에 Bon Jovi 역시 [Slippery When Wet]으로 지구촌을 달구고 있었지만, Cinderella가 없었다면 헤어메탈의 인기는 풍성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이종민)

 

#8. Twisted Sister [Stay Hungry] (19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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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뮤직’의 Eduardo Rivadavia는 이 앨범을 가리켜 ‘한 번의 헛스윙과 두 번째 파울을 거쳐, 뉴욕의 베테랑이 만들어낸 홈런’이라 표현했다. 29세였던 Dee Snider가 베테랑이라 불리긴 어색할지 모르지만 대부분 글램메탈의 기수들이 20대 초반에 화려하게 미디어에 등장하는 것에 비하면 늦은 감이 있다. 사실 Twisted Sister는 분명 글램메탈의 주류에서 환영받을 만한 이미지는 아니었다. 빌보드 앨범차트 15위에 오른 [Stay Hungry]조차도 그 커버를 보면, 일탈의 외피를 쓴 자본에 대한 순종과는 거리가 멀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 당시 이미 락은 훌륭한 상업 대중음악의 아이콘이었다. 자본가를 불편하게 하는 음악은 프로듀싱 면에서 후원받지 못했다. Twisted Sister는 바로 이 점을 대담하게 공격한 밴드였다. 그러면서도 ‘We’re not gonna Take It’ 같은 대히트곡을 만들어낼 수 있었던 것은, 역으로 제작자의 탁월한 눈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사실을 절묘하게 보여준다. 이 앨범의 제작자인 Tom Werman은 1970년대부터 에픽 레코드의 A&R(아티스트 기획 홍보)로 잔뼈가 굵은 인물이었다. 그의 손을 거친 뮤지션과 음반은 Mötley Crüe의 [Shout at the Devil]부터 Dokken의 [Tooth & Nail] 그리고 그 외에도 Cheap Trick이나 Ted Nugent까지 미국 락 열기의 핵심에 해당하는 리스트를 이루고 있다. 그는 단순히 ‘예쁜’ 음악과 이미지가 아니라 시의성이 곧 히트작의 조건이 된다는 사실을 알았다. 거기에 1, 2집의 사운드를 아주 조금 더 팝적으로 매만졌다. 발매 이듬해인 1985년까지 300만 장 이상을 팔아치운 데는 까닭이 있는 것이다. 미디어와 대중문화에 대해 검열력을 행사하려던 공화당 정권이 이를 놓칠 리 없었다. 정∙재계 주요 인사들의 부인들이 주축이 된 사실상의 어용단체 PMRC(Parents Music Resource Center, 학부모음악연구소)가 올해의 나쁜 노래 1위로 ‘We’re Not Gonna Take It’을 꼽았다는 것은 유명한 사실이지만, Dee Snider가 상원에 출석해 당당하게 소명한 것도 시대적 진풍경이자, 그만큼 Twisted Sister의 성공을 반증하는 사례라 하겠다.

이 앨범에서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의 매력은 마치 Cozy Powell을 연상시키는 강력한 어택과 풍부한 울림의 드러밍이다. 당시 글램메탈을 추구하던 밴드들이 신서사이저나 기타와의 매끈한 조화를 위해 다소 건조한 톤을 선호한 반면, Twisted Sister의 A. J. Pero는 스네어나 탐에서조차, 어지간한 밴드의 베이스드럼에 맞먹는 두터운 어택음과 공명을 들려주었다. 안타깝게도 그는 2015년 3월 20일, 급성 심장마비로 숨을 거두었다. 2015년 현재의 투어 멤버로는, Dream Theater 탈퇴 후 일이라면 가리지 않고 하고 있는 Mike Portnoy가 맡고 있다. (한명륜)

 

#7. W.A.S.P. [W.A.S.P.] (19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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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에 미국 LA에서 결성된 W.A.S.P.는 폭력적이고 외설적인 가사와 Alice Cooper로부터 영향받은 잔인하고 충격적인 무대 퍼포먼스로 PMRC의 블랙리스트 1순위에 오르면서 Marilyn Manson 이전에 가장 악명을 떨친 밴드였다. 예컨대, 데뷔 앨범의 첫 싱글로 낙점되었던 ‘Animal (Fuck Like a Beast)’가 공개되자마자 금지곡으로 묶이고 앨범에조차 실리지 못하면서 밴드는 시작부터 곤경에 처했다. 하지만 ‘I Wanna Be Somebody’와 ‘L.O.V.E. Machine’, ‘School Daze‘와 ‘Tormentor’, ‘Sleeping (In the Fire)’ 등 락 오페라에 어울리는 터프하면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Blackie Lawless의 보컬과 그의 뛰어난 작곡력을 입증하는 좋은 싱글들이 있었기에 데뷔 앨범은 온당한 주목을 받을 수 있었다. 사실 W.A.S.P.의 초기작들은 절친한 동료이자 라이벌인 Mötley Crüe의 성공을 다분히 의식한 듯한 경향이 있었고 과도한 이미지 메이킹 또한 그러한 경쟁심리의 표출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 1989년에 Mötley Crüe의 [Dr. Feelgood]에 비견할만한 걸작 [The Headless Children]으로 성공을 거둔 이후, Blackie Lawless는 진지한 프로그레시브메탈 스타일로 환골탈태한 콘셉트 앨범 [The Crimson Idol]로 비평적으로도 좋은 평가를 얻게 된다. (이태훈)

 

#6. Dokken [Tooth and Nail] (19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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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orge Lynch의 선율이 살아있는 유려한 기타 연주와 Don Dokken의 호소력 짙은 보컬의 조화. 비록 물과 기름 같은 사이이지만, 이 둘은 얼마나 강렬하고도 아름다운 결과물을 낳았던가.

강렬한 기타 연주로 앨범을 정체성을 알리는 타이틀곡 ‘Tooth and Nail’, 한 번 제대로 놀아보자고 달려드는 ‘Just Got Lucky’, 보컬과 기타 연주의 유기적인 합이 인상적인 ‘Into the Fire’, 지금도 가끔 라디오를 타는 멋진 슬로우 넘버 ‘Alone Again’, 앨범의 제목에서 드러나는 공격적인 연주로 중무장한 ‘Turn on the Action’ 등 단 한 곡도 범작이 없다는 점에서 이 앨범은 놀라운 작품이다.

Dokken이 늘 좋은 밴드였다고 말하긴 어렵다. 그러나 적어도 전성기 시절 이들의 사운드는 ‘간지’ 나는 헤비메탈의 전형이었다. 이 앨범은 그 사실을 증명하는 수작이다. (정진영)

 

#5. Def Leppard [Pyromania] (19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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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앨범의 ‘Hello America’와 같은 곡에서 노골적으로 드러난 것처럼, 영국 출신인 Def Leppard는 미국 시장에서의 성공을 꿈꿨던 밴드였고 3집인 본 작에서 마침내 그 목표를 이뤘다. (AC/DC의 [Back in Black]을 담당했던) 프로듀서 Robert John “Mutt” Lange은 그러한 앨범의 성공이 가능하게 한 훌륭한 지휘자였다. 이전의 내지르는 창법에서 탈피해 한층 호소력을 발휘하는 Joe Elliott의 보컬과 그를 받쳐주는 풍성하고 팝적인 코러스, 사운드에 찬란한 광택을 더하는 드럼 머신의 도입 등 Lange은 자존심을 지키려는 멤버들과의 격렬한 논쟁 끝에 자신의 요구를 관철시켰고 “뉴웨이브” 시대에 어울리는 실로 매혹적인 락 앨범을 완성해냈다. 그것은 선견지명이었고, 이들 특유의 브랜드 뉴 메탈 사운드를 확립한 ‘Photograph’와 ‘Foolin’’, ‘Rock of Ages’, 애절하면서도 헤비한 파워 락 발라드 ‘Too Late for Love’가 줄줄이 히트한 앨범은 미국에서만 천만장이 넘게 팔린 다이아몬드 레코드를 달성했다. 하지만 이는 예고편에 불과했으니, 불의의 사고로 한쪽 팔을 잃은 드러머 Rick Allen의 불굴의 의지와 그의 재기를 기다려준 멤버들의 감동적인 스토리가 더해진 차기작 [Hysteria]는 전세계적으로 더욱 엄청난 성공을 거두면서 Def Leppard는 락 음악의 역사에 선명한 발자취를 남겼다. (이태훈)

 

#4. Ratt [Out of the Cellar] (19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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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대 대통령의 별명과 유사한 이름을 가지고 있음에도 여전히 한국에서의 인지도는 희박한 Ratt의 1984년 메이저 데뷔 앨범. 역시 한국에서는 별 인기를 못 끌었던 세 밴드, Judas Priest의 뚝뚝 끊어지는 리프에 Van Halen과 Aerosmith 스타일을 얹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Wanted Man’, ‘Back for More’, 그리고 ‘Round and Round’가 인기를 끌었는데, 사실 이 앨범에서 개별 트랙은 큰 의미가 없다. 이 앨범이 플레이 되는 순간 그 장소는 곧 1980년대 클럽이 된다. (박근홍)

 

#3. Quiet Riot [Metal Health] (19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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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메탈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흥겨운 연주와 고성방가. 이 앨범은 이 두 가지 요소의 화학적 결합을 완벽하게 이룬 탁월한 결과물이었다. 이 앨범의 문을 여는 투 톱 ‘Bang Your Head(Metal Health)’와 ‘Cum on Feel the Noize’는 새로운 세상이 도래했음을 알리는 상징 같은 곡이었다.

헤비메탈 밴드 역사상 최초의 ‘빌보드’ 앨범차트 정상이란 금자탑을 세운 이 앨범은 메인스트림에서 헤비메탈도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 데 이어 동시에 80년대 헤비메탈의 전성기를 열어젖혔다. Quiet Riot이 들려준 건강하고도 경쾌한 사운드가 없었다면 이후에 수많은 헤비메탈 밴드들이 등장할 수 있었을까. 더불어 Randy Rhoads를 추모하는 슬로우 넘버 ‘Thunderbird’는 지금까지 헤비메탈 밴드들의 앨범에 쉼표처럼 면면히 이어오는 ‘락 발라드’의 원형질 같은 곡이었다.

지금 들으면 특별할 것 없는 사운드와 ‘원 히트 원더’ 같은 커리어 때문에 Quiet Riot을 평가절하 하는 의견도 없지 않다. 그러나 ‘콜럼버스의 달걀’처럼 따라하는 것과 방향을 먼저 제시하는 것의 차이는 어마어마하다. 단언컨대 이 앨범이 없었다면 80년대 헤비메탈의 전성기도 늦춰졌거나 없었을 것이다. (정진영)

 

#2. Bon Jovi [Slippery When Wet] (1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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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메탈/글램메탈 100선’이라는 범주 안에서 이 앨범을 소개하고 있지만, Bon Jovi의 3번째 정규 앨범 [Slippery When Wet]은 굳이 메탈이란 테두리를 벗어나 대중음악 전체를 놓고 봐도 으뜸 중 하나로 쳐야 할 음반임이 분명하다. 지구인이라면 모르기도 어려운 ‘You Give Love a Bad Name’을 배출했고, 1987년 한해 가장 많은 판매량을 올리며 ‘메탈 대중화’에 지대한 이바지를 했으니까. ‘Livin’on a Prayer’, ‘Wanted Dead or Alive’, ‘Never Say Goodbye’ 같이 빌보드 싱글 순위를 꿰찬 곡은 물론이고, ‘Let It Rock’, ‘Raise Your Hands’ 등 수록된 10곡의 노래는 기괴하고 마니아적인 선입견으로 뭉쳐있던 헤어메탈 밴드들에 대한 시선을 단번에 뒤집어 놓았다. 더 자세히 말해 이 장르에 부정적인 남성, 그리고 관심 없던 여성 등 그간 높았던 성별과 취향의 문턱을 낮춰준 앨범이라고 할까. 그만큼 [Slippery When Wet]은 메탈을 일상으로 스며들게 했다. (이종민)

 

#1. Mötley Crüe [Shout at the Devil] (19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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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집 [Too Fast for Love]는 매력적인 곡들로 가득한 앨범이었지만 거칠고 조악하고 다듬어지지 않았다. 2집 [Shout at the Devil]은 그에 비해 더 좋은 노래들이 수록돼 있다고 말하긴 힘들지만, 상품적인 가치가 훨씬 뛰어난 앨범이다. 더욱 치밀하게 계산된 밴드 콘셉트와 그에 따른 분위기 연출, 비주얼이 종합되고 완성됐다.

1집에서의 단순하고 싱얼롱 가능한 팝적인 하드 글램락은 어둡고 불온하고 무거운 헤비메탈로 바뀌었고 밴드의 이미지는 불량한 양아치에서 사악한 악마주의자로 변했다. 락음악이 지니고 있는 부정적인 요소를 아주 효과적으로 마케팅한 앨범이다. 물론 전 세계 10대들은 이 방법론에 열광적인 호응을 보였고 부모들은 더욱 이들에게 치를 떨었다.

[Shout at the Devil]은 젊은 락밴드가 어떻게 소포모어 징크스를 극복해서 자신의 입지를 탄탄히 다져나가야 하는지를 잘 보여준 작품이다. 그것은 꼭 좋은 노래나 더 나은 연주 실력일 필요는 없다. 이들은 보기보다 상당히 영리한 사람들이(었)다. (정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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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의 관리자 박이명입니다. diffsoundkorea@gmail.com

8 Comments on Glam/Hair Metal 특집: 우리가 꼭 들어야 할 글램/헤어메탈 100선 (20위~1위)

  1. 드디어 끝났군요!! 그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사실 이 기획전의 시작을 봄과 동시에 당연히 Mötley Crüe가 1위 아니겠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이 시절 메탈들은 음악이 뭔가 촌스러울 수록 더 매력이 묻어나는
    독특한 코드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제 연말 정산을 기대하겠습니다 ㅋ

  2. 메탈음악의 명반들을 한눈에 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

  3. 역시나 기대 이상입니다..ㅎㅎ
    스래쉬.그램록도 하셨으니.. 한 때 풍미했던 잉베이나 제이슨 베이커,비니무어등등
    바로크메틀도 기대합니다!!

  4. 이 장르 들을때면 80년대 특유의 아메리칸 빈티지 감성이 느껴지네요 ㅋ 록음악의 거품이 꺼진 지금 들으니 오히려 더 매력적 ㅋㅋ

  5. 정말 유익한 글입니다. 보고 또 보지만 참 재미있네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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