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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sT: Behemoth

가장 메탈적인 비(非)메탈 밴드?


사실 신스웨이브, 또는 레트로웨이브는 태생적으로 독창적이기보다는 기존의 스타일을 재현하거나 이를 뒤트는 방식으로 나타난 스타일이었고, 신스웨이브로 분류되는 이들도 그런 사실을 부인하지 않았다. 하긴 부인하는 것은 별 의미 없는 행동이었을 것이다. 이 스타일은 그렇게 가져오는 과거의 음악들의 ‘출처’를 전혀 숨길 생각이 없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었고, 대부분의 경우 그 출처는 서로 그리 다르지 않았다. 많이 거슬러 올라가자면 Tangerine Dream까지 올라갈 수 있을 전자음악의 계보와 뉴 웨이브/노 웨이브 류의 밴드음악이 결국은 그 바탕이 되었다. 때문에 보통은 이 ‘신스웨이브’ 밴드가 얼마나 훌륭한 이야기꾼인지 여부가 음악의 수준을 보여주는 편이었다. 물론 21세기에 1980년대의 소재를 선택하여 이야기를 풀어 간다는 게 전혀 어색하지 않을 법한 소재의 선택도 중요하다.

GosT도 이런 신스웨이브 밴드의 하나이다. 다만, GosT와, 이들과 서로 교류하면서 활동하고 있는 다른 밴드들인 Pertubator와 Dan Terminus 등은 다른 신스웨이브 밴드들과는 조금은 다른 콘셉트를 선택했다. 말하자면 80년대 신서사이저 사운드를 John Carpenter 식의 전자음악(아무래도 ‘Halloween’ 시리즈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참고로, 이들은 자신들의 음악을 ‘slasherwave’라고 칭하고 있다)의 방식으로 구현하는데, 좀 더 묵직하면서도 댄서블한 비트를 이용하여 사운드에 역동성을 부여한다. 말하자면 Depeche Mode의 댄서블함을 호러 영화의 콘셉트를 통해 구현한다고 할 수 있겠는데(‘Night Crawler’ 같은 곡은 더 거슬러 올라간, 클래식 호러무비들의 음악에 차라리 가깝다), 댄스 플로어 뮤직을 의도하지 않아서인지 그 비트는 여느 웨이브 밴드들에 비해서 훨씬 묵직하다. 방식은 틀리지만 그 비트의 강렬함에 있어서는 Suicide Commando 같은 밴드를 떠올릴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앨범에 대한 레이블의 광고문구가 ‘가장 메탈적인 비메탈 앨범’인 데는 충분히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들이 앨범에 기타 연주나 본격적인 메탈 사운드를 포함하고 있지는 않다. 기껏해야 ‘Reign in Hell(Dance with the Dead remix)’에 등장하는 길지 않은 솔로잉이 전부인데, 흡사 The Kovenant를 연상할 수도 있을 신서사이저 연주가 있는지라 들어 보면 이 메탈스럽지 않은 앨범이 메탈적이라고 하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실제로도 이들은 전자음악의 팬들보다는 오히려 메탈 팬들에게 훨씬 큰 반응을 얻어내고 있는데(신스웨이브 팬이 별로 없기도 하겠지만), 밴드 스스로도 의도한 결과일 것이다. 다시금 이 앨범의 제목과 콘셉트를 살펴보자. [Behemoth]라는 앨범 이름과 커버 아트, ‘Baalberith’라는 예명을 쓰면서 메탈에 대한 생각이 전혀 없었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다만 그럼에도 이 앨범은 어쨌든 ‘댄스 플로어’ 비트에 근간을 두고 있다(그렇게 춤추기 좋은 음악은 아닌 것 같지만). 앨범 전체적으로 꽤 다양한 시도들이 존재하지만, 그럼에도 비트의 변화나 분위기의 변화 등은 그리 많이 찾아볼 수 없다. Hayley Stewart가 보컬을 맡은(그리고, 이 앨범에서 유일하게 보컬이 있는) ‘Without a Trace’ 정도가 그나마의 예외라고 하겠는데, 달리 말하자면 이 별다른 변화 없이 ‘일관된’ 질감의 사운드를 지루하게 느낄 이들도 적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을 듯하다. 그렇지만 그 ‘일관된’ 질감이 대신 다른 여느 밴드들의 그것보다 훨씬 강렬하다는 것도 부정할 수 없다. 혹시 Cold Cave 류의 음악을 들으면서 좋게는 들리지만 아쉬움이 없지 않았다면, 아마도 기분 좋으면서도 새로운 경험이 될 것이다. 물론 많은 메탈 팬에게도 그렇다. 참고로, 이 앨범의 바이닐 버전은 프리오더 시작 후 15분만에 매진되었다. 이 앨범을 프리오더로까지 사는 이들이 다 그렇고 그렇기야 하겠지만, 이 정도면 검증으로는 충분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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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빅쟈니확 (83 Articles)
워리어 알통 터져 죽었다는 기묘한 부고기사에 눈물지으며 메탈을 듣던 머리 큰 아이가 나이가 들어서도 메탈을 끊질 못하다가 결국은 글까지 쓰고 있다. 뭔가 흐름이 괴상한 것도 같지만 인생이 뭐 그렇지 생각하고 있다.

2 Comments on GosT: Behemoth

  1. 아니 수어사이드 코만도랑 얘랑 무슨 관련있다고 ㅋㅋ걍 갖다 붙이기는 .. ‘방식은 틀리지만 그 비트의 강렬함에 있어서는 레드벨벳 같은 아이돌을 떠올릴 수도 있을 것이다’라고 해도 문장에 어색함이 없을듯요.. 본문에 언급된 메탈이랑도 관련없고 70년대밴든데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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