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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LAY: 한국의 EDM이 커지려면, 저 같은 포지션의 친구들이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인터뷰하며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저 집 안에서 곡 쓰는 ‘방구석 프로듀서’라고 소개한 그는, 그 ‘방구석’ 안에서 한국 전자음악 시장의 미래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고 있었으니까. 그 고민은 이제 겨우 스물세 살이 된 청년의 고민치고는 너무나 날카롭고 깊어, 듣는 내내 뜨끔하기도 했다.

2016년에 부쩍 커버린 IMLAY가 기존의 뮤지션들과 달랐던 건 아마 이런 생각 정리가 확실해서일 것이다. 남들이 했던 것과는 다르게, 남들이 밟아갔던 길과는 다르게 하며 신을 넓히고 싶은 바람이 음악에 투과됐으니까. 작년보다 올해가 더 기대될 수밖에 없는 뮤지션이다.

IMLAY 프로필 사진_수정

IMLAY에게 2016년은 바쁜 한 해였다. 갑작스럽게 변화한 현 상황에 잘 적응하고 있는가?
크게 달라진 점은 무대를 준비하고, 페스티벌을 나가는 거예요. 원래 본업이 집에서 곡 쓰는 것이기 때문에 큰 차질은 없어요. 행사 한 번 있을 때마다 준비하는 식으로 보내고 있습니다.

곡은 잘 써지는가?
오히려 경험이 많아져서 쓰기 더 편한 것 같아요. 방구석 프로듀서들이 집에서만 고민하다가 현장에 나가면, 어떤 음악을 틀었을 때 반응이 오는지 살필 수 있거든요. 저는 제 노래를 틀어서 현장의 반응을 살피기에, 어떤 부분에선 더 도움이 되고 있어요.

공식 데뷔가 궁금하다. 이미 2014년에 ‘Adult’를 냈는데, 포털 프로필의 데뷔는 2016년 [World DJ Festival Sounce Parade]다.
2015년도에 영국에서 [Cloudheaded Vol. 1]이란 컴필레이션 앨범이 나왔는데, 거기에 수록된 ‘Sexual Party’가 첫 공식 음원이라고 볼 수 있어요. ‘Adult’는 준비하면서 쓴 노래였어요. 그래서 아쉬움도 많죠. 포털사에서는 ‘Sexual Party’와 관련하여 국내 유통이 없기 때문이 인정이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다음 게 뭐가 있나 보니, 음원도 있지만 무대에 선 게 있으니 ‘이걸 올리는 게 낫겠다’해서 등록하게 됐어요.

[제14회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댄스&일렉트로닉–노래’ 후보에 올랐다.
오랫동안 [한국대중음악상]을 좋아했어요. 텔레비전에 나오는 뮤지션들만 뮤지션은 아니잖아요. 그런데 [한국대중음악상]은 어렸을 때부터 보면서 ‘공정하게 주시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저와 친한 형들끼리, 기왕 음악을 시작했다면 이걸 받아보자고 얘기도 했었어요. 사실 후보 선정 기준은 잘 몰랐어요. 정규를 내면 정규를 듣고 후보로 올리는 것으로 생각하여 ‘올해 정규 앨범을 내보자’라고 생각했는데, 선정위원회에서 연락이 온 거예요. 세 곡짜리 싱글이라 후보에 없을 줄 알았는데, 너무 신기했어요.

샤이니 ‘종현’과의 작업은 어땠나? ‘Inspiration’(2016)을 그와 함께 쓴 것으로 알고 있다.
종현 형은 아이돌답지 않게 되게 아티스트 한 면이 있어요. 그래서 이미 ‘어떻게 하면 좋겠다’라는 게 그려진 상태였죠. 작업은 같이 조율하며 진행했고, 인트로는 온전히 제 생각으로 시작을, 뒷부분은 형의 생각이 많이 들어갔어요.

‘예서’와의 작업은 어떤가? 이때는 믹싱과 마스터링 담당하는 엔지니어 포지션을 잡았다.
예서도 셀프 프로듀싱에 의미를 크게 가지는 친구예요. 그래서 제가 많이 개입하고 싶지 않더라고요. 본인이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도록 놔두는 게 그 친구의 색깔을 더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그러나 믹싱과 마스터의 경우 어려운 작업이고, 아직 예서가 기획사도 없어서 이런 부분에 대한 도움을 주고자 참여하게 됐어요.

믹싱과 마스터링에 대해 따로 배운 적이 있는가?
독학이에요. 실용음악과를 다녔는데, 거기서 가르쳐주는 것들이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이지만, 이론대로 한다고 믹싱이 잘 되는 게 아니더라고요. 실제로 섞고 엮어봐야 알게 되니까요. 지금도 어떻게 보면 ‘공부한다’는 식으로 작업하고 있어요. 더불어 제가 원래 보컬 샘플 만지는 걸 좋아하고, 편집을 많이 해봐서 크게 어렵진 않았어요.

IMLAY가 편곡한 예서의 ‘Bud (IMLAY Remix)’는 상당히 대중적이라 놀랐다.
저는 엄청 대중적인 걸 좋아하는 사람이에요. 가요를 정말 좋아해요. SM과의 작업도 좋아해서 했던 거거든요. 대형 기획사치고 SM은 ‘아티스틱하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으니까요. 예서의 경우 제가 페스티벌 낮 시간 때에 ‘Bud’를 튼다면, 지금과 같은 리믹스로 들려줬을 때 뭔가 낮 시간의 배경과 잘 맞고, 예뻐 보이지 않을까 해서 그 방향으로 잡았어요.

대중성을 지향한다고 하지만, 보컬 곡이 많진 않다.
앞으로 나올 겁니다. (웃음) 지금 몇 개 만들어져 있고, 안 한 건 아니에요. 다만, 제가 가진 사상을 먼저 표현하게 됐을 뿐이죠.

한 해 동안 다양한 롤을 수행했다. DJ, 작곡가, 프로듀서, 엔지니어 등. 어떤 역할에서 가장 큰 만족을 느끼는가?
프런트맨도 좋아하지만, 곡 쓰는 걸 더 좋아해요. 그래서 제 앨범도 좀 더 제대로 된 기획을 통해 상반기에 나올 예정이고요. 더불어 한 아티스트의 앨범에서 저의 색깔이 묻어 나오는 것도 보람차다고 생각하거든요. 일렉트로닉 신에서 프로듀서로서 어느 정도 기여하는 같아 만족스럽고요. 타인을 더 많이 도우면 좋겠어요.

ORIGIN

2015년에는 싱글 두 곡을 냈고, 2016년엔 맥시 싱글을 냈다.
원래 [Origin](2016)을 위해 6~7곡을 썼어요. 그런데 이걸 엮다 보니 너무 힘든 거예요. 어떤 콜렉티드 같은 느낌으로 내기보다는, 하나의 주제를 가진, 개연성 가진 앨범을 내고 싶었어요. [Origin]을 들어보면 점점 높아지는, 올라가는 전개에요. 나라는 사람이 가진 색깔을 보여주고 싶은 방향으로 작업했고, 트랙이 유명해지길 바라기보다는 세 곡을 통으로 들어줬으면 하는 바람으로 내게 됐어요.

상반기에 계획 중인 앨범은 풀 렝스 인가?
그건 아닐 것 같아요. (웃음) 남을 도와주는 상황이라 공장처럼 곡을 많이 낼 수는 없는 상황이에요. 그리고 한 곡이라도 제대로, 스테디 하게 듣는 곡을 만들고 싶어요. 저는 현장감만 넘치는 곡보다는, 이어폰으로 듣기에도 좋은 곡을 만들고 싶거든요.

곡마다 동양적인 컬러가 살아있다. 소속사에서도 이러한 스타일과 관련하여 ‘Abstract Bass’라는 이름을 지어주었고.
원래 동양적인 컬러를 좋아했어요. 그리고 소속사가 미국 워싱턴 소속인데, 처음 EDM 듣고 시작했을 때 무조건 해외 쪽을 가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봤을 때, 저는 코리안이니까, 보통 한국 사람들을 보면 외국 색채를 가져와서 활동하잖아요. 그래서 그 반대로, 한국 색채를 외국으로 빼내자는 생각으로 작업하게 됐어요. 동양애로써 동양 라인을 쓰면 그들이 생각했을 때도 뭔가 부합하겠다는 생각으로요.

‘Abstract Bass’이란 이름 말고, 본인의 음악 스타일과 관련하여 다른 표현을 생각해 본 적 있는가?
‘오리엔탈 퓨처 베이스’? 아직 저는 제 노래의 완성도를 만족하지 못하고 있어요. 제가 정규를 딱 낸다 해도, ‘어떻게 보여줘야 되지?’ 하며 엄청 고민해야 할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제가 큰돈이 들어오는 아티스트도 아니고 음악적으로도 돈 벌어야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기왕 음악인으로서, 뮤지션이란 타이틀 잡고 시작했다면, 좀 제대로 보여주고 싶거든요. ‘이게 리얼이다’라는걸요. 뭔가 진짜인지를 되게 고민하고 있어요.

‘Flower Flower’는 확실히 ‘MYLK’에게 많이 맞춰줬다는 느낌이고, 지금까지와는 다른 스타일이다.
아시안 풍과 미국 팝의 절묘하게 섞인, Odesza 같은 풍을 좋아해서 썼는데, 의도치 않게 일본 오토튠 보컬이 곡에 착 달라붙더라고요. 하지만 ‘이거 나름대로도 재밌다’ 하고 냈어요. 스타일은 항상 고민해요. 제가 잘하는 걸 할 거냐, 시간이 걸려도 안 해본 걸 할 거냐. 이런 것에 대해 고민을 굉장히 많이 해요.

퓨처 베이스에 대한 생각도 궁금하다. IMLAY의 음악 포지션은 일단 이 분야인데, 평소 흥미를 느꼈던 분야인가?
퓨처 베이스 자체를 되게 좋아하고 자주 들어요. 그러나 솔직히 제가 ‘퓨처 베이스를 한다’라기 보다는, 일렉트로닉을 기반으로 한, ‘인터랙티브 아트’? 아니면 ‘그려지는 음악’? 이런 걸 하고 싶어요.

퓨처 베이스란 장르가 정의됐다고 생각하는가?
정리된 지가 1~2년도 된 거 같지 않아요. 어떠한 기준은 있는 것 같아요. 힙합 트랩 쪽 리듬을 기반으로 좀 더 멜로디컬하게 뽑아내거나, 좀 더 신스 위주로 진행된다고 할까. 어떻게 보면 프로그레시브에서 따온 코드 신스가 트랩 위에 얹어져서 하이브리드 같은 느낌이 있어요. 그래도 퓨처 베이스라고 외국 매거진에서 규격 해버리니까, 그 안에서는 어느 정도의 틀은 있다고 봐요. 개인적으로 퓨처라는 단어는 되게 거슬렸어요. (웃음) 지금 하고 있는데 미래라고 하니까요. 도대체 언제까지 미래라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요. 차라리 장르 이름에서는 ‘칠 트랩’이 더 어울리는 것 같아요.

중학교 때 힙합곡을 쓰다가 Skrillex의 음악을 들으며 일렉트로닉으로 노선을 바꿨다고 들었다. 그런데 정작 현재 스타일은 Skrillex와는 거리가 있다. 그처럼 강한 음악 등, 전혀 다른 전자음악 스타일에 도전할 생각이 있는가?
솔직히 말하면 있어요. 있는데, 뭐랄까. 저마저도 한 아티스트가 좋은 색깔을 가지고 있었는데, 확 틀어버리는 것에 대해 반감이 있거든요. 나부터도 그런 감정이 있는데, 대중은 얼마나 더 그럴까 싶어요. 일단 제가 표현할 수 있는 것부터 먼저 풀어내고 싶어요. 장르에 벽을 두진 않습니다.

미국에서 설립된 소속사에 소속되어 있다.
대학 입시가 끝나고, 입학 전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어요. 그 시기에 썼던 ‘Sexual Party’를 사운드클라우드 계정에 올리고, EDM 닷컴의 칠트랩 장르 안에도 올렸는데, 거기서 두 번째 순위로 오른 거예요. 그게 생각보다 영향이 퍼져서, 일본 쪽 회사와 미국 쪽 회사와 연락이 오게 됐어요. 늘 해외 진출을 고민하게 돼서 미국 회사와 계약 없이 음원을 몇 번 준비했었는데, 같이 해보면서 배우는 것도 많았고, 회사에서도 저를 서포트 해주는 것 같아서 계약하게 됐어요.

2016년 일렉트로닉 해외 신은 어떻게 바라보았나?
원래 퓨처 베이스 하는 친구들이 저처럼 방구석 친구들이에요. 그런데 이 장르가 갑자기 뜨고, Flume처럼 잘 기획된 유능한 아티스트가 헤드 라이너로 팍 치고 올라오니까, 관련 크루들도 싹 올라와서 ‘아 멋있다. 되게 잘하고 있다’라고 봐요. 일렉트로닉 자체가 하우스 풍 또는 베이스 뮤직 쪽으로 가다가 어떤 적절한, 팝도 아닌 EDM도 아닌 모호한 선의 베드 룸 프로듀서들이 만든 문화가 한 파트로 자리 잡아서 커가고 있잖아요. 이점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생각해요.

적지 않은 매체에서 IMLAY를 2017년 기대주로 뽑았다. 부담되지 않는가?
부담되진 않는 게요. 저는 한 10년 정도 루키일 것 같거든요. 일단 저는 국내를 따졌을 때, 실제로 큰 활약을 하고 유명세를 얻으려면, 동료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같은 장르를 하고, 같이 나눌 수 있어야 하는데, 지금 몇 없어요. 한국에서 EDM이란 시장을 살리려면, 저 같은 포지션의, 프로듀싱하는 친구들이 많아지고 서로 뭉치고 서포트하면서 뭔가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 기반이 커져야 대중들에게 다가갈 수 있으니까요. 그 기반을 올해부터 닦아보려고요.

 

About 이종민 (55 Articles)
음악 글쓰는 건 평생 한다는 생각으로 천천히 배우며 쓰고 있다. 50년 배우면 50년 써먹을 수 있으니까. 내가 한 말이 아니라 강레오 쉐프가 한 말 인용했다. 현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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