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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ndrick Lamar: To Pimp a Butterfly

콘셉트와 스토리, 변화를 아우른 성장

Kendrick Lamar는 세 번째 정규 앨범 [To Pimp a Butterfly]로 그의 전성시대가 확고함을 이야기한다. Ronald Isley, George Clinton 같은 R&B, 펑크(funk) 거장들이 이름을 올린 사실만으로도 스케일이 남다름을 헤아릴 수 있다. 이와 더불어 Pharrell Williams, Flying Lotus, Thundercat 등 액면부터 휘황찬란하게 꾸미는 쟁쟁한 프로듀서들의 참여도 Kendrick Lamar의 높은 급을 일러 준다. 이미 리드 싱글 ‘i’가 올해 열린 그래미 어워드에서 ‘최우수 랩 퍼포먼스’와 ‘최우수 랩 송’을 수상한 터라 승승장구를 검증한 셈이다. 또한 데뷔 때부터 내보여 온 범죄와 폭력을 쉽게 마주하는 삶을 비롯해 민족이나 권력 등 사실적이고 진중한 가사가 계속돼 기대감을 더한다.

펑크(funk)락을 기반으로 한 ‘i’에서 확인할 수 있었듯 수록곡들은 새로움을 전달한다. 구수한 소울 샘플을 앞세운 뒤 1970년대의 사이키델릭을 재현하는 ‘Wesley’s Theory’, 프리 재즈를 표방한 ‘For Free? (Interlude)’, 피 펑크(P-Funk) 특유의 육중함과 멍한 신시사이저 연주를 들려주는 ‘King Kunta’ 등 시작부터 무척 색다르다. 2000년대 초반에 언더그라운드에서 유행하던 네오 소울 골격을 살린 ‘These Walls’, 고운 보컬 하모니 덕에 테이크 식스(Take 6) 버전의 ‘Biggest Part of Me’ 같은 노래가 연상되는 ‘For Sale? (Interlude)’, 서정적인 피아노와 차진 드럼 연주로 부드러운 그루브를 생성하는 ‘You Ain’t Gotta Lie (Momma Said)’도 악곡의 변화를 부연한다. 전작들이 유연한 비트와 저밀도의 텅 빈 분위기에 주력했던 반면에 신작은 생동감과 거친 기운, 예스러운 형식에 집중한다. 곳곳에 자리한 재즈 접근도 명쾌한 변신의 일부다.

켄드릭 라마는 래퍼로서도 담금질하고 쇄신한다. 마약, 거리 폭력배들과의 싸움으로 점철된 환경에서도 자애(自愛)의 의지를 내비치는 ‘i’는 생기 충만한 래핑으로 긍정적인 암시에 힘을 보탠다. 오랜 세월이 지나도 반복되는 인종차별과 이것 때문에 분노하고 한편으로는 흑인임을 자긍하는 ‘The Blacker the Berry’는 탁한 톤과 거친 플로를 통해 날 선 상태를 나타낸다. 노숙인, 빈민의 비참한 삶을 이야기하는 ‘How Much a Dollar Cost’에서는 근엄하게 연기하고, 최고의 위치에 오른 본인을 쿤타킨테에 비유하며 거들먹거리는 ‘King Kunta’에서는 음과 볼륨을 고조해 그럴듯하게 폼을 낸다. 미국 사회와 미디어 등에 대한 환멸을 넌지시 표하는 ‘For Free? (Interlude)’, 우울과 자기비하로 치닫는 복잡한 심경을 드러내는 ‘u’의 구어(口語)식 퍼포먼스는 재미를 보충한다. 일련의 노래들은 켄드릭 라마의 노랫말에 대한 고민, 뛰어난 래핑 실력을 확실하게 보여 준다.

실로 놀라운 무대가 아닐 수 없다. 재즈, 펑크(funk), 네오 소울, 스포큰 워드를 적극적으로 결합해 복잡성과 실험성을 도모하는 동시에 전의 틀에서 벗어나는 성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도 외형상으로는 순하고 매끄러운 면까지 성공적으로 갖췄다. 시시각각 변하는 래핑은 출중한 역량과 동물적 감각을 재차 느끼게 한다. 무엇보다도 의식적인 내용, 민족성, 정치성을 아우르는 가사는 한동안 주류 힙합에서 간과돼 온 랩의 사회성과 그 가치를 복구해 줄 만하다. 전반에 걸친 콘텐츠와 견해, 서사적 연출 덕분에 마치 블랙스플로이테이션(blaxploitation) 영화를 보는 듯하다. [To Pimp a Butterfly]는 그가 지금까지 구축해 온 명성과 지위를 한 단계 높일 작품임이 틀림없다. 켄드릭 라마가 오늘날 힙합을 선도하고 컨트롤하는 중핵이라는 사실을 앨범이 천명한다.

(4.5 / 5)

About 한동윤 (27 Articles)
음악 듣고 글 쓰는 게 고역이라고 툴툴거리지만 하루 대부분을 음악을 듣거나 글을 쓰는 데 보낸다. 로또를 사지 않으면서 로또에 당첨되고 싶다는 원대한 꿈을 꾼다. 라면을 먹을 때 무척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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