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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turgy: Quetzalcoatl

여전히 재미야 있지만 글쎄

힙스터 헤비니스를 마스터하고 싶은가? 리스트 길게 열거할 필요도 없다. 일단 이 밴드를 들으면 당신은 이미 뉴욕 헤비니스의 최전선을 반쯤은 걸어본 것이나 진배없다. 뉴욕 브루클린 출신의 4인조 또라이(잘못 적은 게 아니다) 락 밴드 Liturgy가 4년만의 신보 [The Art Work]를 가지고 돌아왔다. 이미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밴드지만 Liturgy는 대선배 Swans의 공연 오프닝을 맡기도 하는 등 현재 미국 헤비니스 씬에서는 꽤 주목받고 있는 팀임엔 틀림없다. 뭐 이들의 음악이 과연 헤비메탈이냐 하는 문제는 내가 보기엔 좀 불필요한 논쟁거리다. 들어보면 알겠지만 ‘클래시컬한 의미의 헤비메탈’에서 한 3000광년 정도 떨어진 음악을 연주하는 팀에게, 왜 이런 음악을 하냐고 물어보는 건 실례이기 때문이다. 그건 마치 “오늘 왜 머리를 짧게 잘랐냐?”고 물어보는 것과 차이가 없는 물음이다. 세상엔 이런저런 음악이 많은 법이다.

내가 지적하고자 하는 건 좀 다른 층위의 것이다. 아트락, 노이즈락, 헤비니스를 절묘하게 오가며 줄을 타는 것도 멋지고, ‘전통적이고 통상적인 곡의 진행’을 깨부수려고 노력하는 것도 좋다. 그런데 이런 건 사실 2집 [Aesthethica](제목 봐라! 무려 ‘미학’이다)에서 다 보여준 거 아니었나. 그래서 3집 [The Art Work]는 순서상 불리한 위치에 선 음반이 되었다. 전 음반이 유쾌하고 흥미로웠다면, 그것과 비슷하게 자극적이어서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극히 개인적으로 보컬 Hunter Hunt-Hendrix의 창법은 너무 싫다. 이 곡 ‘Quetzalcoatl’만 해도 그렇다. 염불도 저렇게 외워서는 신도들의 민심을 얻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 밴드를 처음 접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그에게 이 곡과 이 밴드는 얼마나 신선할 것인가. 그것까지 무시하진 말자.

About 이경준 (145 Articles)
현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 여기저기 불려다니며 글을 썼고, 하나둘씩 망해가는 잡지(웹진)들을 볼 때마다 역시 '이런 건 하면 안된다'고 다짐했다. 그런데 무슨 생각인지 또 이렇게 판을 키웠다. 왜 그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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