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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 Knopfler: Tracker

[Privateering]보다는 밋밋하지만, 여전히 좋다

2014년 음반을 낸 Tom Petty와 David Crosby, 2015년 ‘이명’에 리뷰가 업데이트된 Van Morrison. 묘한 공통사항이 있다. 락 역사의 부인할 수 없는 거장들이나, 굳이 찾아 듣기는 귀찮고 이제 그에 대한 글을 보기는 힘들어진 인물들이라는 점이다. Dire Straits의 황금기를 이끌었고, 개인 커리어 또한 만만치 않게 누적시켜 둔 아티스트 Mark Knopfler의 경우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무려 재즈 영화인 ‘위플래쉬’가 폭발적인 호응을 얻는 반대편엔, 또 이런 현상이 있게 마련이다. 참고로 적어두자면 [Tracker]는 그의 여덟 번째 솔로작이자 통산 27번째 음반이다.

그의 음반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했던 골수들에게 음반의 색깔을 설명해줄 필요는 없을 것처럼 보인다. 당신이 예상하는 뭔가가 있는가? 음반은 바로 그것을 들려준다. [Tracker]는 포크와 블루스, 컨트리, 팝, 락큰롤을 마치 계량하기라도 한 듯 정확한 비율로 혼합한 사운드를 들려주는데, 이런 음악을 기대했다면 아마 충분히 만족할 것이다. 첫 곡 ‘Laughs and Jokes and Drinks and Smokes’를 접하게 된다면 말이다. 전작 [Privateering]에서 확인했던, 그리고 솔로 커리어 거의 모든 작품을 관통했던 그 스타일이 일관되게 이어지고 있으니. 말년의 그의 전원주의를 표방하는 듯한 ‘River Towns’, 2013년 타계한 레이드백의 마에스트로 JJ Cale의 모 앨범을 듣는 듯한 ‘Skydiver’, 앨범 재킷에 보이는 들판에서 누워 하늘이나 보고 싶게 만드는 ‘Long Cool Girl’, 특유의 기타 주법과 Chris Rea를 연상시키는 우수가 피어오르는 ‘Beryl’, 호주 출신의 싱어송라이터 Ruth Moody(그러고 보니 직전 음반에도 참여했었군)와 함께 한 ‘Wherever I Go’. 느낌은 각자의 구역이 있지만, Mark Knopfler가 향하는 장소가 어디인지는 명백해 보인다. 목적지를 살짝 알려주자면 그곳은 루츠(roots)에 기반한, 편안하고 내내 큰 굴곡 없는 ‘성인 취향의 음악’이다. 아, 댄스 리듬을 가미한 ‘Broken Bones’는 예외사항이지만(이 곡은 약간은 밋밋하다).

결론부터 내자면 [Tracker]는 괜찮은 음반이다. 그런데 내가 [Privateering]을 너무 잘 들었기 때문인가? (사실 가장 좋아하는 Mark의 독집은 [Sailing to Philadelphia]지만). 이제 겨우 두 번 들은 지금 이 시점까지 이 음반만의 메리트가 “확” 다가오지는 않는다. 뭐… 그게 현 Mark Knopfler가 펼쳐 나가는 음악이고, 내가 그 음악을 존중한다는 점에는 변함이 없지만 ‘Telegraph’지가 지적한 것처럼, “Mark가 안전지향적인 수를 둔다”는 애정 섞인 비판도 새겨볼 가치는 있다. 허나 ‘Lights of Taormina’와 같은 트랙들이 주는 서정성은 아무나 세공할 수 있는 게 아닐 것이다. 이 한 곡만 체크해 봐도 이건 틀림없는 Mark Knopfler의 작품이다. 그러므로 만약 그의 오랜 팬이라면? “충분히 만족”이라고 적었듯, 망설일 이유가 없다.

3 Stars (3 / 5)

 

About 이경준 (145 Articles)
현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 여기저기 불려다니며 글을 썼고, 하나둘씩 망해가는 잡지(웹진)들을 볼 때마다 역시 '이런 건 하면 안된다'고 다짐했다. 그런데 무슨 생각인지 또 이렇게 판을 키웠다. 왜 그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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