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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saic: Harvest/The Waterhouse

포크 블랙메탈의 또 다른 모범일지도


가뭄에 콩 나는 것보다 더 드물게 그런 질문을 받을 때가 있다. 어쩌다가 블랙메탈과 네오포크를 같이 듣는 취향이 되었느냐, 하는 게 요지다. 취향에 원인을 찾는 게 웃길 수도 있겠다만 어쨌든 두 장르는 표면적인 차이에도 불구하고 꽤 유사한 정서를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는 게 보통의 답이었다. 뭐 Prophecy 같은 레이블에서도 두 가지 음악을 같이 취급하지 않느냐? 하는 정도도 덧붙일 수 있겠다. 사실 그러면서 Mosaic의 이름도 덧붙이고 싶은 적이 있었지만, 한 번도 그런 적은 없었다. 스플릿이나 EP를 낸 적은 있지만 단독 정규작은 한 번도 낸 적이 없는 독일 밴드 얘기가 해결해 주는 질문은 아마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블랙메탈을 듣는 입장이라도, Eisenwald Tonschmiede 같은 레이블에서 Odal과 Mörk Gryning 말고 다른 밴드를 신경쓰는 건 괴상한 심보에 가깝다.

괴상한 심보를 간증하는 듯하여 손가락이 뻑뻑하지만, Mosaic는 아마도 네오포크와 블랙메탈 사이의 ‘미싱 링크’가 있다면 그에 가장 잘 어울릴 밴드들 중 하나(말하고 보니 Mosaic는 원맨밴드이긴 하지만)일 것이다. 블랙메탈이긴 하지만 소위 ‘다크 메탈’이나 둠 메탈의 분위기까지 적절히 가져와 써먹을 줄 아는 밴드이기도 하고, 때로는 포크나 다크 앰비언트의 방식을 빌려 블랙메탈의 분위기를 재현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 짧은 컴필레이션은 밴드의 그런 면모가 극대화되어 있다. 사이드 A가 Current 93 풍의 네오포크라면(아무래도 Inkantator Koura의 목소리가 David Tibet 비슷한지라 그럴 것이다) 사이드 B는 Primordial 같은 스타일을 좀 더 휘몰아치는 방식으로 변용한 모습을 보여준다.

흥미로운 점은 이 앨범은 어떤 콘셉트에 따라 만들어진 앨범이 아니라 2005년부터 2015년까지 Mosaic가 발표한 음원들을 모은 컴필레이션이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매끄러운 흐름으로 이어지는 구성을 취하고 있다는 점이다. 비교적 평화로운 정경을 묘사하는 앨범 초반의 포크 사운드는 샘헤인 축제에 가까워지면서 점차 주술적인 분위기를 띠게 되고, 메탈이나 다크 앰비언트를 포크와 병치시키면서 안정적이지만 때로는 광기까지 묻어나는 모습(특히 ‘Der letzte Atem’)을 보여준다. 그런 면에서 사이드 B는 사이드 A가 쌓아올린 긴장감을 해소해 주는 역할을 한다. 사실, 이들보다 더 휘몰아치는 밴드는 찾아보면 많겠지만, ‘The Emerald Sea’부터 ‘Daz Wazzerpfærd’가 그렇게 후련하게 들렸던 건 그런 때문이 아니었으려나 생각한다. 여기까지 읽고 이 음악이 조금이라도 궁금해진 이들이라면 아마도 비슷한 경험을 할 수 있잖을까 싶다.

덧붙임 :
원래 작년 말에 150장 한정 카세트테입으로 발매되었다가 금년 4월 말에 145장 한정 카세트테입으로 재발매되었다(이 정도를 재발매라고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만). 그런데 아직도 팔고 있다.

4.0 Stars (4.0 / 5)
 
 

About 빅쟈니확 (83 Articles)
워리어 알통 터져 죽었다는 기묘한 부고기사에 눈물지으며 메탈을 듣던 머리 큰 아이가 나이가 들어서도 메탈을 끊질 못하다가 결국은 글까지 쓰고 있다. 뭔가 흐름이 괴상한 것도 같지만 인생이 뭐 그렇지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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