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cent Articles

Ólafur Arnalds: 음악의 목적은 사람들의 의견에 도전하는 것이다

 

Ólafur Arnalds는 현재 팝 월드에서 가장 부지런한 아티스트 중 하나다. 데뷔 이래 그는 한번도 쉬어 본 적이 없다. 매해마다 싱글이든 EP든 정규음반이든, 프로젝트든 그의 이름을 건 작품들이 쏟아져 나온다. 놀라운 것은, 그 다작(多作)의 흐름 속에 확연한 ‘실패작’이 없다는 사실이다. 2015년만 해도 클래식 피아니스트 Alice Sara Ott와 더불어 [The Chopin Project]를 공개했고, 2014년 공연했던 한국을 다시 찾았다. 또한 새로운 솔로 음반을 준비하고 있으며 OST 작업도 병행중이다. 그저 찬사를 보낼 뿐이다. 이 광기어린 부지런함의 아이콘, Ólafur Arnalds와 서면 인터뷰를 진행해봤다.

 

Alice Sara Ott야 쇼팽 연주를 통해 잘 알려져 있지만. Ólafur Arnalds 당신이 이 프로젝트를 감행할 줄은 예상 밖이다어떤 계기로 지난 프로젝트가 출범하게 되었는가?

나는 처음에 그녀를 유니버셜 뮤직을 통해 만났다. 그녀는 도이체 그라모폰(Deutsche Grammophon) 소속이다. 나는 데카(Decca)에서 나를 담당하고 있는 직원에게 지금 레이블에 소속되어있는 뮤지션을 소개해달라고 요청했다. 같은 레이블에 있으면 계약 같은 문제를 훨씬 더 쉽게 풀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몇 명의 뮤지션을 소개시켜주었고, 그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사람이 Alice였다. 처음에는 스카이프를 통해 만나 음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사실 그녀를 실제로 처음 본 건 녹음 작업을 했을 때다

 

Chopin은 어떤 의미가 있는 작곡가인가?

어떤 목적을 가지고 Chopin을 선택했다기 보다는 그가 나를 선택했다는 게 더 적절한 표현일 것이다. 나는 Chopin의 음악을 정말 많이 들었고, 엄청나게 좋아한다. 하지만 내가 클래식 음악에 대해 무언가 시도하기 전에, 나를 신경 쓰이게 만든 건 Chopin 앨범들이었다. 요즘 나오는 Chopin 앨범들은 별로 흥미가 안 생긴다. 내가 마지막으로 들은 흥미로운 Chopin 앨범이 디누 리파티의 앨범이다. 아주 옛날 앨범이다. 그 이후로 나온 앨범들은 모두 그 앨범을 따라가고 있다. 나는 쇼팽을 사랑한다. 어려서부터 Chopin 음악을 들으며 자랐고, 할아버지 할머니가 클래식 음악 팬이셨고 특히 Chopin의 팬이셔서 자연스럽게 많이 접하게 됐다. 개인적으로 큰 의미가 있는 작곡가다

 

Chopin은 대중적으로 유명한 곡도 많지만제대로 해석해내기 어려운 작곡가로도 알려져 있다작품을 작업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하고 싶은 게 많았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했던 건 스토리가 있는 Chopin 앨범을 만들고 싶었다는 점이다. 단순히 Chopin의 베스트 앨범을 만들기 보다는 뭔가 더 깊은 의미를 담고 싶었다. 그의 음악을 사용해서 유기적인 이야기를 풀어내려고 노력했다

 

곡 선정은 어떻게 했나?

모든 곡들은 스토리적으로 각자의 목표를 가지고 있고, 앞뒤곡과 다 연결이 된다. 그래서 앨범 전체를 들어보면 하나의 이야기가 형성되는 것이다

 

전체적으로야 ‘클래식’의 성격을 가진 음반이지만몇몇 지점에선 팝의 무드가 느껴지기도 한다처음부터 이런 골격을 구상하고 앨범을 제작했는가?

그냥 본능에 충실했다. 미리 그렇게 구체적으로 계획을 짜지는 않는다. 하나의 법칙이 있었다면 내가 피아노에는 뭔가 더 손을 대지 않았다는 것이다. 앨범에 수록된 모든 피아노는 오리지널 Chopin곡이다. 아무 것도 바꾸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 곡은 이미 매우 훌륭하기 때문이다. 단 한 음도 바꾸고 싶지 않았다. 단지 그 사운드와 해석, 녹음 장소를 바꿨을 뿐이다. 나는 오직 현악 파트로만 기여했다. 그러니까 앨범의 현대적인 곡들은 현악이고, 오래된 곡들은 피아노인 셈이다. 앨범은 그렇게 상반된 파트로 구성되어있다.

 

olafurarnals1

 

보통 이런 음반을 작업하게 되면 한쪽의 입김이 커지기 마련이다특별한 에피소드 같은 게 있었나?

첫 번째 녹음 세션에서 처음으로 녹음한 곡이 ‘Nocturne in G minor’였다. 내 레코딩 스튜디오에서 녹음을 했는데, Alice는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었고 나는 떨어져 앉아 헤드폰을 쓰고 소리를 듣고 있었다. Alice가 첫 번째 연주를 마치고 나는 연주가 너무 아름다웠다고 말했다. 또한 그녀가 연주를 하며 허밍을 하고 숨을 쉬며 노래를 따라 부르는 걸 헤드폰으로 들었다고도 말했다. 그러자 그녀는 정말 미안하다며, 무의식적으로 그렇게 된 것이고 다음에는 안 그러겠다고 했다. 나는 오히려 계속 그렇게 해달라고 말했고, 마이크를 그녀 입쪽에 갖다대어 그 소리를 더 잘 잡아낼 수 있도록 했다. 어떻게 보면 나에게는 기대하지 않았던 수확이었다. 그녀는 연주에 너무 몰입한 나머지 무의식적으로 노래를 부르며 연주를 했던 것이다. 앨범에 그 연주를 들어보면 단순히 피아노가 자동으로 연주되는 게 아니라 그걸 사람이 연주하고 있다는 게 절실히 느껴진다. 훨씬 더 친밀한 느낌이 전해진다. 마치 Alice 바로 옆에서 연주를 듣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음반은 고루한 몇몇 클래식 인사들로부터는 비난받을 수도 있을 것이고어떤 사람들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운 음악일 수도 있을 것 같다그들이 어떤 마음으로 이 음반을 즐겨 주었으면 좋겠나?

음악의 목적은 종종 사람들의 의견에 도전하는 데에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이 프로젝트를 한 이유도 클래식 음악이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는 인식에 도전하고 싶기 때문이었다. 만약 클래식 인사들이 이를 두고 비판한다면, 나는 바로 그러한 비판이 내가 이 프로젝트를 시작한 이유라고 답할 것이다. 대중들도 이 음악에서 뭔가 특별한 것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Chopin의 멜로디를 자세히 들어보면 정말 팝적이다. 단지 신디사이저 대신에 현악이나 피아노로 연주되었을 뿐이다. 조금 편안하게 감상한다면 충분히 즐길 수 있다.

 

클래식일렉트로니카드림팝 등 헤비뮤직을 제외한 거의 모든 장르를 헤집고 다닌다그 열정이 놀랍다장르를 아우르는 그 에너지는 무엇으로부터 기인하는가?

각각의 장르는 내게 각각의 가르침을 준다. 테크노 음악을 접했을 때도 새로운 걸 배웠고, 그걸 클래식 음악에 접목시킬 수 있었다. 내가 만약 클래식 음악만 공부했다면 그런 걸 배우지 못했을 것이다. 또한 한 장르만 알았으면 일어날 수 없었던 창조성을 내 속에서 불러일으킨다. 여러 장르를 접하는 것은 뭔가 특별한 음악을 만드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당신의 근작들은 특히음의 시각화음의 이미지화에 집중하고 있는 듯한 것처럼 보인다당신에게 음악을 이미지로 보여준다는 건 어떤 의미를 갖는가?

개인적으로 어떤 이미지를 그리거나 구체적인 시각화를 염두에 두고 음악을 만들지 않는다. 나에게 음악은 좀 더 추상적인 무엇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건 흥미롭고,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나의 음악을 두고 여러 해석과 감상법이 나오는 게 좋다.

 

매해 거르지 않고 작품을 발표해 왔다(EP, 정규음반콜라보레이션). 다음 솔로 음반의 성격에 대해 미리 소개가 가능할지?

새로운 솔로 앨범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TV ‘Broadchurch’의 음악도 계속 맡을 예정이다. 싱가폴 공항의 설치 예술 프로젝트에도 참여한다

 

누구보다 영화/드라마 OST 작업에 많이 참여했다그간 작업한 사운드트랙중 가장 마음에 드는 음반이 있다면개인적으로는 [Broadchurch]가 가장 좋았다.

아마 처음으로 작업했던 영화 ‘Another Happy Day’의 사운드트랙일 것 같다. 그 작품이 자랑스러운 이유는 그 때 내가 뭘 하는지 전혀 감을 잡지도 못한 상태에서 그 일을 해냈기 때문이다. 모든 게 새로웠고, 배움의 과정이었다

 

1년 반만에 다시 한국을 찾았다느낌은 어떻고무대에선 어떤 음악을 들려줄 계획인가한국 팬들에게 인사 한 마디 부탁한다

이번 공연에는 주로 예전 노래들을 연주할 예정이다. 하지만 그것도 즐거운 일이다. 예전으로 돌아가 그 때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되새길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빠른 시일 내에 새 앨범을 내고 다시 돌아와 새로운 음악을 들려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About 이경준 (145 Articles)
현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 여기저기 불려다니며 글을 썼고, 하나둘씩 망해가는 잡지(웹진)들을 볼 때마다 역시 '이런 건 하면 안된다'고 다짐했다. 그런데 무슨 생각인지 또 이렇게 판을 키웠다. 왜 그랬니?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