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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co Drama: From Ashes to Wings

아니 왜 이리 힘이 없어지셨어요


기억에서 끄집어내는 데도 은근히 애를 먹었던 Psyco Drama지만 돌이켜 보면 이들이 북미 프로그레시브 메탈의 ‘적자’라는 식으로 주목받던 시절이 있었다. 지나간 얘기지만 락 음악 관련지나 음반 해설지들 등에서 종종 찾아볼 수 있었던, 해묵은 프로그레시브 메탈의 일종의 ‘계보학’은 장르의 전형으로 Dream Theater를 논하면서, 계보를 거슬러 올라가면 Fates Warning이나 Queensrÿche를 거쳐 Rush를 발견할 수 있다는 취지로 글을 풀어가고 있었다. 이런 ‘계보학’에 따르면, 프로그레시브 메탈은 북미의 토양을 발판삼아 자라난 장르인 셈이다. 물론 이 장르가 (어디인들 인기있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북미보다는 유럽이나 일본에서 훨씬 많은 반응과 반향을 얻어내고 있음은 잘 알려져 있다. 그런 면에서 Psyco Drama는, Dream Theater 이후 북미에서 어쨌든 ‘프로그레시브 메탈’의 범주에 넣을 만한 밴드의 대표격으로서 그 계보 안에 자신의 자리를 잡고 있던 밴드였다. 그리고 Dream Theater 이후 그 계보에 이름을 올린 북미 밴드들의 거의 대부분이 그랬듯이, Psyco Drama도 두 장의 앨범만을 발표하고 뒤안길로 사라져 버렸으니, 계보 속의 자리가 조금은 민망했던 밴드였다.

Psyco Drama는 금년에 오리지널 라인업은 아니지만 재결성을 이루었고, 사실 이 밴드의 중심이 되었던 것은 보컬리스트인 Corey Brown이니(물론 Magnitude 9의 보컬로 훨씬 유명하겠지만) 오리지널 라인업은 아니더라도 라인업의 변화가 음악에 별다른 영향은 없을 것이다. 프로그레시브 메탈이라 불리긴 했지만 아무래도 Dream Theater보다는 Fates Warning을 위시한 소위 ‘USPM’ 밴드들의 물을 더 많이 먹었던 밴드인지라, 이들의 음악이 그리 복잡한 양상을 보이지는 않는다. 오히려 Dream Theater보다는 좀 더 클래식한 형태의 멜로딕 헤비메탈(보다는 좀 더 그루브가 강조되어 있기는 하지만) 정도에 가까울 형태인데, 앨범 전반적으로 파워 메탈이나 심포닉 메탈의 요소들이 드라마틱을 구현하고 있는지라 일반적인 헤비메탈보다는 좀 더 다양한 변화의 양상을 가져가니 ‘프로그레시브’라고 하는 게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이러한 면모에 가장 크게 기여하는 것은 역시 Corey Brown의 보컬이다. Magnitude 9나 Balance of Power의 앨범들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Corey는 다양한 감정의 표현에 강점이 있는 보컬리스트이다(약간은 Ray Alder 생각이 난다). ‘Drama’라는 단어를 밴드명에 사용하고 있는 밴드의 보컬리스트로서는 충분히 연극적인 색채를 덧칠할 수 있는 인재인 셈이다.

문제는 Psyco Drama가 원래 각본을 잘 소화할 수는 있을지언정 재미있는 각본을 쓰는 능력은 없어 보이는 밴드였다는 점이다. 연극적인 면모에 중점을 두어서인지, 밴드는 이 앨범에서 타이트한 사운드에는 별반 관심이 없다. 앨범은 절반 가량은 미드템포의 곡들로 구성되어 있고, 그 외에는 ‘Requiem’이나 ‘A New Day’ 같은 좀 더 느린 곡들을 담고 있는데, 변화를 그렇게 많이 가져가는 밴드가 아닌지라 때로는 흐름이 느슨해지는 감이 없지 않다. Hercules Castro의 네오클래시컬 무드 솔로잉이 에너제틱함을 도모하려 하지만 힘에 부친다(‘To Live Again?’ 같은 곡이 그나마 예외에 가깝다). 말하자면, 어쨌든 ‘USPM’ 스타일에 프로그레시브함을 겸비한 음악을 연주했던 Psyco Drama의 예전을 기억하는 이에게는, 이 앨범은 조금은 김 빠진 사운드로 들릴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이 밴드를 찾아 듣는 이들은 많은 경우 나름의 노스탈지아를 가지고 있을 것임을 고려하면 생각보다는 심각한 문제다.

그런 면에서 이 앨범을 괜찮은 헤비메탈 앨범이라고 하는 데는 동의할 수 있겠지만 괜찮은 프로그레시브 메탈 앨범이라고 하는 데는 좀 주저되는 편이다. 조금은 기복 심한 녹음 상태 정도를 제외한다면 앨범은 꽤 충실한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Edge of Forever’나 ‘To Live Again?’은 어쨌든 간혹 주먹을 불끈 쥐게 하는 힘이 있다. 문제는 언제 주먹을 쥐게 될지, 언제 좀 느슨할지 듣기 전에 대략 예상할 수 있으면서, 그 예상이 대개의 경우 거의 맞다는 것이다. 프로그레시브 메탈을 그런 맛에 듣는 이는 별로 없을 것이다. Tad Morose가 [St. Demonius]에서 보여준 똘끼의 절반만이라도 보여줬다면 앨범은 훨씬 인상적이었을 것이다. 사이코는 사라지고 드라마만 남았다.

3.0 Stars (3.0 / 5)
 

About 빅쟈니확 (83 Articles)
워리어 알통 터져 죽었다는 기묘한 부고기사에 눈물지으며 메탈을 듣던 머리 큰 아이가 나이가 들어서도 메탈을 끊질 못하다가 결국은 글까지 쓰고 있다. 뭔가 흐름이 괴상한 것도 같지만 인생이 뭐 그렇지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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