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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P. John Murphy 1959-2015

좋은 데로 가서 어두운 음악 계속 하소서

안 그래도 흔한 이름이라 검색에 상당히 어려움이 있는데다 동명의 영화음악 작곡가 덕분에(게다가 이 작곡가는 훨씬 잘 알려진 양반이다) 조금은 묻히는 감이 있지만, John Murphy는 커리어 초창기의 펑크 밴드 시절을 제외하면 항상 인더스트리얼과 네오포크 씬의 중심에 있었던 뮤지션이었다. 무엇보다도 그는 Death in June에서 퍼커션을 연주했다. 가장 잘 알려진 작품은 Death in June과 Boyd Rice의 공작이었던 [Alarm Agents]일 것이다([Heilige!]는 라이브 앨범이니 일단 빼도록 하자). 앨범은 Death in June이라기보다는 Douglas P.와 Boyd Rice의 작품이었지만, 호전적인 분위기에는 분명히 John Murphy의 리듬 파트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Death in June & Boyd Rice [Alarm Agents]

Current 93은 1984년에 [Nature Unveiled]와 [Dogs Blood Rising]을 발표했고, 둘 다 인더스트리얼의 물을 짙게 머금은 앨범이었지만 좀 더 거친 사운드를 들려준 것은 [Dogs Blood Rising]이었다. 물론 John Murphy는 두 앨범에 모두 참여했지만, 아무래도 더 잘 어울렸던 앨범도 [Dogs Blood Rising]일 것이다. 앨범들은 아직 Current 93이 네오포크의 범주에 포함되기 전에 발표되었지만, 어떻게 인더스트리얼의 그림자가 네오포크에 그림자를 드리우게 됐는지를 가장 여실히 보여주는 예들로 남아 있다. John의 퍼커션은 그 음악에 주술적이면서도 독특한 분위기를 가져온다.
 

Current 93 – From Broken Cross, Locusts(from [Dogs Blood Rising])

Lustmord는 John Murphy의 인더스트리얼에의 기여를 가장 명확히 보여준다. 1980년에 시작된 이 인더스트리얼 프로젝트는 Throbbing Gristle이나 SPK만큼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그거야 아무래도 이들이 다크 앰비언트의 원조격으로 더 알려졌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덕분에 John Murphy의 드럼도 다른 밴드에서의 모습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이들이 ‘컬트’가 된 데는 그런 면도 아무래도 작용했을 것이다. Youtube에 [Paradise Disowned] 앨범이 올라와 있지 않으므로(찾아보니 올라와 있는 게 거의 없다) 다른 앨범을 들어보자.
 

Lustmord – [Zoetrope] 앨범의 트레일러

이 글만 봐서는 무슨 언더그라운드의 수호신 마냥 느껴지는 John Murphy이지만, 흥미로운 점은 이 양반이 차트에 이름을 올리는 양반들과는 담을 쌓고 지냈던 건 또 아니라는 점이다. Nico(Velvet Underground의 그 분 맞음)의 세션으로도 활동하기도 했던 분이니 그럴 법도 하다는 생각이 들지도. 일반에 가장 친숙할 만한 예는 Shawn Colvin일 것이다. Shawn이 1995년에 낸 ‘I don’t Know Why’ 싱글의 수록곡인 드라마 “Clockwork Mice”의 메인 테마를 John Murphy가 연주했다. 물론 Youtube에는 그런 드라마 메인 테마는 올라와 있지 않으므로(나도 노래만 들었지 드라마는 본 적이 없음), 대신 간만에 ‘I don’t know Why’를 들어 보도록 하자.
 

Shawn Colvin – I don’t know Why(from [Fat City])
[Fat City]는 1992년에 나온 앨범인데 왜 싱글은 1995년에 나왔는지 묻지 않도록 하자

John Murphy가 지난 11일 떠났다. 세평을 떠나서 John Murphy에게 외경을 느끼는 이들은 분명 적지 않을 것이다. 명복을 빈다.

About 빅쟈니확 (83 Articles)
워리어 알통 터져 죽었다는 기묘한 부고기사에 눈물지으며 메탈을 듣던 머리 큰 아이가 나이가 들어서도 메탈을 끊질 못하다가 결국은 글까지 쓰고 있다. 뭔가 흐름이 괴상한 것도 같지만 인생이 뭐 그렇지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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