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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hizoid Lloyd: The Last Note in God’s Magnum Opus

Avantgarde Madness

이 앨범이 이 기묘한 이름의 네덜란드 밴드의 첫 정규 앨범이라지만, 사실 밴드는 2007년부터 활동해 왔고, 2009년에는 [Virus]라는 EP를 발표했으니 나름 경력을 쌓은 셈이다. 그럼에도 이 밴드에 대하여는 별로 알려진 것이 많지 않다. 2007년의 [Virus] EP를 통해 알 수 있는 점이라면 밴드가 가지고 있는 음악적 진폭이 꽤나 넓다는 것이다. Wolverine 같은 밴드를 연상할 수 있는 – 사실, A Perfect Circle 같은 밴드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 헤비 리프도 등장하고, 때로는 사이키델리아를 구축하는 해먼드 오르간도 등장하고, 일부분에서는 그런지 리프까지 등장하는 앨범을 만나보기는 쉽지 않다. 그러고 보면 밴드가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자신들이 영향받았다고 적어두는 뮤지션들도 가지각색이었다. Frank Zappa, Ihsahn, Lady Gaga, Michael Jackson, Opeth, Tupac, Ulver 등이 이들이 영향받았다고 적어두고 있는 이들이다. 이 쯤 되면 과연 이 양반들이 무슨 생각으로 음악을 만드는지도 의심스러울 법하다(밴드명 참 잘 지은 셈이다).

앨범은 이런 밴드의 면모에 어울리기도 하고, 의외이기도 하다. ‘Suicide Penguin’이나 ‘Chicken Wing Swans’ 같은 곡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개별 곡들이나 앨범 전체적으로 어떠한 서사를 의도하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오히려 곡의 가사들의 문자 그대로의 내용은 거의 넌센스에 가깝다(당장 ‘Suicide Penguin’의 가사에는 펭귄은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다). 게다가 곡은 익스트림메탈부터 얼터너티브 – 굳이 짚는다면 Mr. Bungle – 까지 급격한 변화를 보여주고, 세 명의 보컬리스트 또한 연주에 맞추어 메탈코어풍의 보컬부터 Queen의 그림자가 분명한 코러스까지 – 물론, Queen과는 사용하는 방식이 다르기는 하다 – 오가면서 매우 복잡한 모습을 보인다. 역시 복잡한 음악이긴 했지만 [Virus]가 어쨌든 프로그레시브 락의 컨벤션을 명확하게 의식하고 있는 앨범이었음을 생각하면 약간 의외일 수도 있는 모습이다. 그래도 개별 곡들이 꽤나 단단한 구조를 보여주고 있으며, 무엇보다 이런 가운데 그 소란한 분위기를 꿰뚫을 수 있는 리프나 멜로디를 포함하고 있다는 점이 밴드의 강점이기도 하고, 앨범의 상대적으로 ‘정형적인’ 부분이기도 하다. 하긴 그러니까 ‘Film Noir Hero’ 같은 나름의 ‘발라드'(덕분에, 앨범에서 가사가 뭔 얘긴지 가장 이해하기 쉬운 곡이기도 하다)를 만들 수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이들을 프로그레시브 메탈 밴드로 분류하는 이들이 가장 많은 걸로 보이긴 하지만, 이들과 가장 직접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음악을 하는 밴드는 아마 Unexpect일 것이다. 다만, Schizoid Lloyd의 경우 어쨌든 ‘블랙메탈’ 밴드였던 Unexpect와는 달리 얼터너티브의 색채를 일부 보여주기도 하고, Unexpect가 거의 부조리극에 가까울지언정 나름의 서사를 견지하는 것에 비교하면 좀 더 ‘이미지’에 천착하는 음악을 연주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는 Schizoid Lloyd는 근래의 어느 프로그레시브 메탈 밴드에 비해서도 훨씬 괴팍하게 느껴질 만한 음악을 연주하고 있는 셈인데, 그러면서도 앨범 전체에서 꾸준하게 유머를 보여주고 있는지라(사실 개그감만 본다면야 Sleepytime Gorilla Museum 같은 밴드와 더 가까울지도 모르겠다), 아마도 활자를 이용한 표현을 통해서는 알아채기 어려울 확실한 ‘여유’가 느껴지기도 한다. 하긴, 심각한 표정으로 메탈 리프를 연주하다가 ‘활화산 같은 x구멍’ 식의 개그를 치려면 확실히 여유가 필요할 것이다.

덕분에 이 괴팍한 프로그레시브 메탈 앨범은 그럼에도 은근히 듣기 ‘편하다’. 물론 듣자마자 꽂힐 만한 사람은 그리 많지는 않을 음악이지만, 갖가지 장르들의 컨벤션을 뒤틀어가면서 매끈하게 곡을 이끌어가는지라 흐름을 놓치지만 않는다면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앨범일 것이다. 그렇게 이 앨범이 익숙해졌을 때 얻을 수 있는 즐거움은 꽤 크다. 호기롭게 앨범명에 ‘magnum opus’를 적어둔 것은 객기가 아니라 그럴 만한 자신이 있었던 것이다.

4 Stars (4 / 5)

 

About 빅쟈니확 (83 Articles)
워리어 알통 터져 죽었다는 기묘한 부고기사에 눈물지으며 메탈을 듣던 머리 큰 아이가 나이가 들어서도 메탈을 끊질 못하다가 결국은 글까지 쓰고 있다. 뭔가 흐름이 괴상한 것도 같지만 인생이 뭐 그렇지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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