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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xth Comm: Blue Room(Kirlian Camera Cover)

80년대의 어두운 일렉트로닉스


Death in June의 초기 대표작이자 네오포크의 가장 뛰어난 뮤지션들이 만든 앨범들 중 하나인 [Nada!]는, 사실 네오’포크’라는 단어만을 믿고 들어본 사람들이라면 당혹스러울 법한 앨범이라고 생각한다. 포크적인 요소가 물론 강하기는 하지만, Patrick Leagas는 [Nada!]에 (약간 과장 섞어서)댄서블하기까지 한 사운드를 집어넣었고, 그런 경향은 Patrick이 이후 Sixth Comm과 Mother Destruction으로 자신의 커리어를 이어나가면서 더욱 명확해진다. 하지만 Mother Destruction은 독자적인 활동보다는 Sixth Comm과의 공작을 통해 주로 앨범을 발표했던 만큼, 사운드의 본원은 Sixth Comm 쪽에 있었다고 봄이 더 타당하지 싶다.

Sixth Comm은 Patrick이 1985년 Death in June을 떠난 이후 시작되었고(이 때부터 Patrick은 스스로를 Patrick O’Kill이라 칭하기 시작했다고 알려져 있다), Death in June과는 달리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음악에 본격적으로 도입하면서 조금은 다른 방식으로 네오포크의 한 토대가 되었다. 이교도적인 표상을 사용하면서도 때로는 거의 구체음악에 가까울 정도의 사운드를 들려주기도 하는 모습에서는 90년대 이후의 다크웨이브/다크 앰비언트를 발견하기도 한다. 하지만 태생이 태생인지라 이 밴드가 어두운 사운드 가운데서도 댄스를 포기한 적은 사실 없지 싶은데(물론 그렇더라도 이 음악에 춤추는 사람은 별로 없었을 것 같다), 이 커버곡은 아마도 그에 대한 가장 노골적인 증거일 것이다. 금년에 나온 미발표곡/재녹음 컴필레이션인 [Ontogeny I]에 수록된 이탈리아 다크웨이브의 거인 Kirlian Camera의 커버곡.

덧붙임:
Kirlian Camera의 1985년 원곡은 좀 더 신스팝/고쓰에 가까운 사운드를 들려주는데, 이 밴드의 ‘다크웨이브’ 사운드를 엿보기 위하여는 이 원곡보다는 2009년에 발매된 컴필레이션 [Odyssey Europa]에 수록된 버전을 추천한다. 물론 이 원곡도 훌륭하다. 솔직히 Sixth Comm의 커버보다 원곡을 더 좋게 들을 경우가 더 많을 거라 생각한다.

About 빅쟈니확 (83 Articles)
워리어 알통 터져 죽었다는 기묘한 부고기사에 눈물지으며 메탈을 듣던 머리 큰 아이가 나이가 들어서도 메탈을 끊질 못하다가 결국은 글까지 쓰고 있다. 뭔가 흐름이 괴상한 것도 같지만 인생이 뭐 그렇지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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