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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mphony X: Underworld

여전하다, 조금은 다른 모습으로


Symphony X에 대한 호오야 있을 수 있겠지만 이 밴드가 데뷔한 이래 단 한 번도 아쉬운 수준의 앨범을 발표한 적이 없었다는 점에 대하여는 그리 이견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Underworld]는 Symphony X가 발표한 앨범들 중 가장 엇갈린 반응을 얻고 있는 앨범일 것이다. Symphony X가 특유의 네오클래시컬 무드에서 확실히 변모하였음을 보여준 [Paradise Lost](뭐, 따지고 보면 이런 변모는 [The Odyssey]에서부터 이미 예견된 것이기는 했다)도 약간의 아쉬움을 얘기하는 이들이 있을지언정 볼멘소리를 듣는 앨범은 아니었고, [Iconoclast]도 좀 더 프로그레시브했으면 좋았겠다는 정도의 얘기는 있었지만 불만스럽다는 정도는 아니었다(아마도 Symphony X를 훌륭한 ‘프로그레시브 메탈’ 밴드 외에, 훌륭한 ‘파워 메탈’ 밴드로 받아들이는 이들도 많았기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Underground]가 큰 음악적 변화를 가져간 앨범도 아니다. 오히려, [Underworld]는 밴드가 네오클래시컬 튠을 줄이고 좀 더 어두운 스타일을 보여주기 시작한 [Paradise Lost] 이후의 경향에 잘 부합하는 앨범이다. 상대적으로 다양한 스타일을 보여주던 [The Divine Wings of Tragedy]나 [The Odyssey] 같은 앨범들을 생각하면 좀 더 안정적이고 일관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흥미로운 것은 이 ‘일관되게 어두운’ 앨범에서 의외로 Symphony X의 과거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이다. 앨범 커버를 다시금 살펴본다면 (느낌은 많이 틀리긴 하지만)밴드의 데뷔작의 커버 아트를 떠올리지 못할 바도 아니다. 물론 [Paradise Lost]와 [Iconoclast]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모습이다. ‘Without You’는 (어디까지나 상대적으로)붙임성 좋은 코러스를 등장시키는 80년대 파워 발라드의 작풍을 엿볼 수 있다. 이런 식의 면모는 Michael Pinella의 키보드 연주에서 좀 더 노골적인 편이다. ‘Swan Song’ 같은 곡에서의 연주는 헤비해지기 시작한 밴드의 모습보다는 오히려 그 이전의 ‘Accolade 2’ 같은 곡을 연상케 한다. 예전의 모습과도 좀 거리가 있긴 하지만, ‘To Hell and Back’ 같은 곡은 확실히 근래의 Symphony X의 음악을 짚어 온 이들이라면 쉬이 기대할 수 없었던 스타일이다.

덕분에 이 앨범은 좀 더 빡빡하고 질주감을 유지하는 스타일이었던 [Iconoclast]에 비하여는 확실히 여유있게 들린다. 중간중간에 위치한 ‘Without You’, ‘To Hell and Back’, ‘Swan Song’ 같은 곡들은 앨범의 페이스를 적당히 조절하는 역할을 하고, 그 외의 곡들도 전작의 빈틈없는 구성에 비할 때는 확실히 (의도적으로 보이는)여백을 보인다. Michael Romeo가 여전히 엄청난 테크닉의 연주를 보여줌에도, 그 ‘여백’들 덕분에 이 앨범은 Michael Pinella나 Mike Lepond 같은 다른 멤버들의 관여가 좀 더 늘어났다는 인상을 준다. Pinella의 연주야 굳이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이고, ‘Charon’ 같은 곡은 확실히 밴드의 다른 곡들보다도 좀 더 그루브한 리듬 파트를 갖고 있다. Russell Allen도 아무래도 전작의 질주하는 연주에 비하여는 좀 더 유들유들한 보컬을 보여줘야 했을 것이다. 강렬함은 덜할지 모르지만, 감정의 변화의 표현이나 다양한 분위기의 구현이라는 점에서는 Allen의 보컬은 전작들보다도 더 낫다고 할 수 있다(하긴 이 양반이 언제 노래를 못 한 적이 있었나 싶지만)

그러고 보면 이 앨범이 Symphony X의 팬들에게도 만족스러운 반응을 얻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음악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이 앨범이 [The Odyssey]가 나온 지 13년만에 나온 앨범이고, [Iconoclast]가 많은 이들을 사로잡았기 때문일 것이다. 밴드가 몇 년 동안 보여 주었던 좀 더 ‘헤비한’ 모습에 청자들도 익숙해졌고, 이 앨범이 출중하기는 하지만 전작의 ‘Iconoclast’ 같은 압도적인 곡은 찾아볼 수 없다. 그렇지만 이 앨범을 그렇게 폄하한다면 밴드로서는 좀 억울할 것이다. 솔직히, 난 Dream Theater가 ‘모던한’ 사운드를 받아들여 보여줬어야 했을(그리고 보여주지 못한) 방향성은 이 앨범이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쉬움이 있을 법도 하지만, 이 앨범을 평작이라 하는 것보다는 명작이라고 하는 게 더 정확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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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빅쟈니확 (83 Articles)
워리어 알통 터져 죽었다는 기묘한 부고기사에 눈물지으며 메탈을 듣던 머리 큰 아이가 나이가 들어서도 메탈을 끊질 못하다가 결국은 글까지 쓰고 있다. 뭔가 흐름이 괴상한 것도 같지만 인생이 뭐 그렇지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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