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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hemical Brothers: Go

분명히 장수하실 겁니다

빅 비트가 종막을 선언한 지 오래라고 해도 이 유행의 한 축을 담당했던 The Chemical Brothers의 위상은 쉽게 쇠하지 않는다. 여전히 그들은 빅 비트 문법을 간직하고 있으며 동시에 굳센 작품성을 나타내 이것이 철 지난 유물이 아님을 증명한다. 더불어 다른 전자음악 장르도 함께 선보여 ‘흘러간 빅 비트 위인’이라는 타이틀이 붙기를 원천봉쇄한다. 팬들의 지지가 흐무러지지 않는 이유는 준수함을 지닌 강고한 방향성과 한편으로는 이것 바깥으로도 팔을 뻗는 부지런한 다양성에 기인한다.

오는 7월 출시 예정인 여덟 번째 정규 앨범 [Born in the Echoes]의 리드 싱글 ‘Go’에서는 힙합 뮤지션 Q-Tip을 섭외해 일렉트로니카와 힙합의 결합을 행한다. Q-Tip과는 2005년에 낸 [Push the Button]의 ‘Galvanize’ 이후 10년 만에 다시 만나는 것이다.

노래는 독특하면서도 견고하다. 하우스와 빅 비트의 성분을 혼합한 반주는 도입부의 퍼커션 연주로 트라이벌 하우스 느낌을 낸다. Q-Tip의 래핑 참여는 ‘Go’의 갈래를 힙 하우스로 설정하는 역할을 하지만 노래는 훅 파트에 도달하면서 신스팝으로 모습을 달리한다. 이 부분 여덟 마디 안에서 두 번 들어가는 남성의 감탄사 코러스는 노래의 양식을 팝으로 살짝 바꿔 놓는다. 이어서 소리를 키우는 전자음과 Q-Tip의 강세를 띤 래핑이 합쳐지며 열띤 댄스음악의 본보기를 보여 준다. 2절 뒤 간주를 지나면서는 전에 나왔던 중심 루프 중 하나를 다른 톤의 사운드로 표현해 긴장감과 신선미를 확보한다.

이 싱글이 히트할지 아닐지에 대해서는 예견할 수 없다. 하지만 ‘Go’를 통해 The Chemical Brothers가 앞으로도 오래갈 그룹임은 쉽게 예단 가능하다.

About 한동윤 (27 Articles)
음악 듣고 글 쓰는 게 고역이라고 툴툴거리지만 하루 대부분을 음악을 듣거나 글을 쓰는 데 보낸다. 로또를 사지 않으면서 로또에 당첨되고 싶다는 원대한 꿈을 꾼다. 라면을 먹을 때 무척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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