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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rash Metal 특집: 우리가 꼭 들어야 할 스래쉬메탈 50선 (40위~3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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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의 스래쉬 특집은 이제부터 본격적인 막이 오른다. 우리는 지난 주, 음악관계자들의 ‘나를 사랑한 스래쉬’ 리스트를 공개했다. 그리고 오늘부터 5일간 회의를 통해 선정한 ‘스래쉬메탈 50선’ 리뷰를 순위와 함께 내놓는다. ‘ 올타임 그레이티스트 스래쉬’ 리뷰는 해외에서는 몇몇 웹진 혹은 개인에 의해 진행된 적 있었던 기획이었으나, 국내 웹진에선 처음 시도되는 것으로 안다. 그래서 더 꼼꼼하게, 더 제대로 준비하려고 애썼다. 그렇게 여기 선정된 50장의 음반은 필진들이 “헤비뮤직을 좋아한다면 꼭 들어봐야 한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엄선한 스래쉬메탈의 고전들이다. 물론, 본인이 사랑하는 음반의 순위가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도 있을 수 있고, “왜 이 음반은 빠졌냐?”며 의혹을 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는 그 모든 태클을 환영한다. 어떤 리스트도 완벽할 수는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최대한 신중하려고 애썼고, 가능한 한 많은 밴드를 소개하려고 고심했다. 그 점에 대해서만큼은 부끄럽지 않다. 그럼 가열찬 동의와 반대, 논쟁 속에서 이 리뷰들이 즐겁게 읽혀지기를 바란다. 리뷰는 50위부터 역순으로 하루 10장씩 열린다.

 

리뷰어 명단

이경준(이명 편집장)

빅쟈니확(이명 편집위원)

김학선(보다 편집장&네이버 온스테이지 기획위원)

조일동(음악취향 Y 편집장)

김성대(음악취향 Y 필자)

김성환(파라노이드&음악취향 Y 필자)

한명륜(파라노이드&이명 필자)

이태훈(파라노이드&이명 필자)

박근홍(ABTB 보컬&이명 편집위원)

 

#40. Forbidden [Forbidden Evil] (1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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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베이 에어리어는 스래쉬 메탈 전성기를 주도한 여러 밴드들을 탄생시킨 중요한 요충지였다. Testament와 Exodus, Death Angel과 Lääz Rockit, Vio-lence와 Forbidden 등이 그 출신으로 이들은 베이 에어리어 스래쉬 사운드라는 하위 장르를 정의하는 많은 걸작들을 남겼다. Testament와 Exodus만큼 꾸준한 활동을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Forbidden은 스래쉬 메탈 역사상 가장 완성도 높은 데뷔 앨범인 본 작을 통해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명성을 획득했다. 빠른 호흡의 클린 보컬과 소름 돋을 만큼 찢어지는 고음에 두루 능한 Russ Anderson과 절묘한 호흡을 과시하면서 트윈 리드 기타 시스템의 정석을 보여주는 Glen Alvelais와 Craig Locicero, 필살의 드러밍으로 압도적인 존재감을 표출하는 Paul Bostaph 등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는 멤버들의 최고의 궁합은 ‘Through Eyes of Glass’와 ‘Forbidden Evil’, ‘Feel No Pain’과 같은 스래쉬 메탈의 역사에 길이 남을 명곡들을 탄생시켰다. 서정적인 멜로디 라인이나 변박 등의 꼼수를 부리지 않고 시종일관 오로지 스피디하고 박력 넘치는 베이 에어리어 스래쉬 사운드의 정점을 보여주고 있는 걸작이다. (이태훈)

 

#39. Watchtower [Control And Resistance] (1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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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출신의 Watchtower는 독일 출신의 Mekong Delta와 함께 테크니컬 스래쉬메탈 스타일을 정립한 밴드로서 장르의 지평을 넓힌 업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본 작은 평이한 전개를 비웃는 복잡한 악곡의 구성과 매우 변화무쌍하고 혁신적인 연주 스타일이 돋보이는 문제작이자 걸작으로, 특히 이들의 전매특허라고 할 수 있는 재즈적인 어프로치를 활용한 표현 양식에 있어서는 Cynic의 [Focus]보다도 앞선 시도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스래쉬메탈의 전형성을 벗어난 즉흥성이 강조된 이들의 음악이 처음부터 환영을 받았던 것은 아니다. Dream Theater의 등장 이후 프로그레시브메탈에 대한 관심이 대두되면서 비로소 본 작에 대한 진지한 재평가가 가능했는데 안타깝게도 그때는 이미 밴드가 해체된 상태였다. 요컨대, Psychotic Waltz에서 Watchtower, Cynic으로 이어지는 계보는 스래쉬메탈과 프로그레시브메탈이 밀접한 관계를 이루면서 발전해왔음을 증명함과 동시에 2000년대 이후 젠트(djent) 사운드의 태동에도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게 거론할만하다. (이태훈)

 

#38. Vio-lence [Oppressing the Masses] (1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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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o-lence는 Testament, Lääz Rockit, Exodus 등과 함께 1980년대 중반 미국 샌프란시스코 ‘베이 에이리어 씬’에서 활약했던 스래쉬 밴드다. 3장의 디스코그래피 중 전반부 2장은 모두 스래쉬 역사에 남을 명작으로 거론되는데, 1집 [Eternal Nightmare]가 날을 바짝 세운 예리함으로 밀어붙인 음반이라면 2집인 이 음반은 칼날을 살짝 집어넣은 대신 ‘불길하고 음산한 무드’를 더 부각한 작품이다. 오프닝 ‘I Profit’부터 예고된 정서는 ‘Offer Nice’, ‘Subterfuge’ 등을 거치며 마치 느와르영화를 보는 것처럼 서서히 몰입의 시점을 조이며 리스너를 지배한다. 연주 측면에서도 빠질 것이 없는데, 어절을 툭툭 분절해내며 던져대는 Sean Killian의 독특한 보컬, 그리고 훗날 Machine Head를 결성하게 되는 두 기타리스트 Phil Demmel과 Rob Flynn의 농밀한 협연, 당시 그 바닥의 내놓으라 하는 드러머들 사이에서도 자신의 이름을 명확하게 각인하는 Perry Strickland의 현란한 스틱 플레이 모두 그러한 것이다. 현대 사회 곳곳에서 자행되는 ‘대중억압/지배’를 절묘한 센스로 담은 저 앨범 커버는 말할 것도 없다. (이경준)

 

#37. Heathen [Victims of Deception] (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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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래쉬라는 장르는 Metallica, Slayer, Megadeth, Anthrax 등 수많은 스타를 배출했다. 그러나 출중한 실력을 갖추고도 여러 문제로 그만큼 인지도를 넓히지 못한 밴드도 많았는데, 그 리스트를 작성한다면 Heathen이야말로 상위권에 들어가야 할 팀일 것이다. Heathen은 우크라이나 태생의 기타리스트 Lee Altus가 Metal Church의 드러머였던 Carl Sacco와 뜻을 모아 출범시킨 샌프란시스코 기반 스래쉬 밴드다. 1987년 공개한 1집 [Breaking the Silence]로 호평을 받았으며, 멤버 교체의 고통을 겪은 후 내놓은 2집 [Victims of Deception]으로 최고 수준의 밴드 반열에 올라선다. 밴드가 1991년 발표한 본 음반은 1트랙 당 6~7분을 기본으로 상회하는 대곡지상주의가 빛을 발한 앨범으로, ‘베이 에이리어 스래쉬’라는 구획에 갇히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보이는 작품이기도 하다. Rainbow의 리메이크 ‘Kill the King’은 ‘유로피안 헤비니스’의 느낌을 잘 살려낸 곡이며, ‘존스타운 사건’으로 유명한 사이비 교주 Jim Jones의 격렬한 연설로 포문을 여는 ‘Hypnotized’는 9분에 달하는 길이를 충분히 활용한 드라마틱한 구성이 압권인 곡으로 음반의 양대 절경을 형성한다. 추가적으로 밴드의 ‘Master of Puppets’격인 ‘Opiate of the Masses’도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이경준)

 

#36. Piledriver [Metal Inquisition] (19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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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이 리스트에 올라온 앨범들 가운데는 가장 인기가 없었던 앨범이 아닐까 생각한다. 밴드는 1984년의 이 데뷔작과 1986년의 [Stay Ugly]를 발매했고, 이후 안되겠다 싶었는지 이름을 바꿔서 계속 앨범을 발표했지만 당연히 그렇듯이 인기는 기복도 없이 별로였다. 앨범 커버를 보더라도 알 수 있듯이 사실 그렇게 사고 싶게 생기지도 않았다. 그나마 [Metal Inquisition]이 밴드의 가장 많이 팔린 앨범이었다. 이렇게 얘기하니 80년대를 스쳐 지나간 꿈도 희망도 없는 밴드 중 하나였구나 싶을 수 있겠지만, 시간이 지나자 후대들은 [Metal Inquisition] 만큼 강력하면서도 80년대 스래쉬메탈의 이런저런 모습들을 여실히 보여준 앨범이 거의 없음을 발견하기 시작했다. 메탈 안 듣는 놈들에게 사형을 선고한다고 외치는 ‘Metal Inquistion’의 유머나 ‘Sex with Satan’, ‘Witch Hunt’의 거친 면모(사운드나, 가사나 분명 Venom을 연상케 한다)는 이들이 후대의 밴드들에게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쳤는지 보여준다. Marduk은 [Glorification]에서 Piledriver의 곡만 두 곡을 커버했다. (빅쟈니확)

 

#35. Sacrifice [Soldiers of Misfortune] (1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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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이 앨범보다 [Forward to Termination]을 더 좋아한다. 초기 Possessed나 Slayer의 그림자를 지울 수 없었던 [Torment in Fire]에 비해 [Forward to Termination]은 좀 더 개성적이면서도 빈틈없는 사운드를 담고 있었다. [Soldiers of Misfortune]은 앞의 두 앨범만큼 에너제틱한 앨범은 아니다. 그렇지만 좀 더 어둡고, 좀 더 테크니컬하면서 단단한 곡들을 수록하고 있는 앨범이었다. ‘Truth(After the Rain)’ 같은 곡의 몇몇 리프는 Coroner 같은 밴드마저 연상케 할 정도인데, 그렇다고 이 앨범이 테크니컬함에 중점을 두거나 한 앨범은 아니다. 그보다는 Sacrifice가 자신들의 스래쉬메탈에 ‘서사’를 담으려고 시도했던 앨범이라고 하는 게 더 정확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사실 그 시도는 꽤나 성공적이다. 앨범을 관통하고 있는 일관된 분위기도 이러한 측면을 뒷받침하고 있다. 게다가 ‘Existence Within Eternity’나 ‘In Defiance’ 같은 곡들은 밴드가 여전히 스래쉬메탈의 본연의 매력을 잘 알고 있음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Gus Fynn의 드럼. 이 앨범만 놓고 본다면 Gus는 Dave Lombardo나 Gene Hoglan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해야 할 것이다. (빅쟈니확)

 

#34. Demolition Hammer [Epidemic of Violence] (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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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molition Hammer는 길지 않은 활동기간 동안 3장의 앨범을 발표했고, Pantera나 Prong의 스타일에 근접한 [Time Bomb]와는 달리 [Tortured Existence]와 이 앨범은 컨벤션에 충실한 스래쉬메탈을 연주한 앨범이었다. 물론 컨벤션에 충실했다고 해서 이 두 장의 앨범이 스타일이 똑같지는 않다. [Tortured Existence]가 Scott Burns의 손이 닿아 좀 더 데스래쉬에 가까운 사운드를 들려준 앨범이었다면 [Epidemic of Violence]는 좀 더 스래쉬메탈에 가까우면서도 다양한 시도들을 곁들인 앨범이었다. 밴드는 그러면서도 본래의 ‘데스래쉬’ 스타일의 장점을 놓치지 않았다. 여느 스래쉬메탈 밴드보다도 더 헤비한 사운드와, 빠른 스피드보다는 미드템포를 보여주는 부분에서의 분위기나 ‘그루브’는 Bolt Thrower 같은 밴드를 연상하게 하는 면도 있다(‘Carnivorous Obsession’ 같은 곡은, 사실 둠 메탈도 생각나지 않는가?). 물론 스래쉬메탈의 매력도 충만하다. 모든 수록곡이 훌륭하다만, ‘Skull Fracturing Nightmare’는 정말 무결에 가까운 스래쉬메탈이다. (빅쟈니확)

 

#33. Lääz Rockit [Annihilation Principle] (1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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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ow Your Enemy]의 충격은 엄청났다. 그저 그런 파워메탈 밴드라고 여겨지던 Lääz Rockit은 이제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장 정교한 연주력을 가진 스래쉬메탈 밴드 중 하나가 된 것이다. 지금까지도 붙어있는 베이 에이리어 스래쉬메탈 씬에서 가장 덜 알려진 밴드라는 평가는 그래서 더욱 안타깝다. [Annihilation Principle]은 처음부터 끝까지 트윈 기타의 리프가 가청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다. 독특한 바이브레이션의 Michael Coons의 샤우팅은 기타 사운드의 벽을 뚫고 자신의 존재감을 끊임없이 피력한다. 리프는 무식할 정도로 질주하지만, 귀를 잡아채는 특유의 감각이 있다. 이 감각을 극대화시키는 것이 Michael의 보컬 라인이다. 청자가 따라할 수 있는 단발마의 훅도 정확하게 필요한 지점에 존재한다. 이 훅 한 방을 터뜨리기 위해 보컬과 기타 리프는 은근하게 멜로디를 쌓아간다. 코러스의 짧은 외침을 뒤로하고 Phil Kettner와 Aaron Jellum이 주고받는 날카로운 멜로디로 가득한 기타 솔로도 주목해야 한다. 도대체 LR이 질주하며 외쳐대는 내용은 무엇일까? Dead Kennedys의 ‘Holiday in Cambodia’를 두 배는 더 화끈하게 커버한 순간, 우리는 LR이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대는 까닭이 무엇인지 슬그머니 짐작해 볼 수 있게 된다. (조일동)

 

#32. Artillery [By Inheritance] (1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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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출신의 Artillery는 장르의 변방이었던 북유럽 스래쉬메탈의 우수성을 입증한 최초의 밴드였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미국의 베이 에어리어 스래쉬 사운드로부터 영향을 받았지만 NWOBHM의 멜로딕한 전개 또한 수용하고 있으며 거기에 그 출신성분을 짐작하게 하는 유럽식 파워메탈을 결합한 매우 독창적인 스타일의 스래쉬메탈을 구사했다. 적재적소에 활용된 중동풍의 이국적인 사운드도 이들의 개성을 두드러지게 하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Udo Dirkschneider(Accept)와 Bobby “Blitz” Ellsworth(Overkill)의 장점을 고루 흡수한 듯한 Flemming Rønsdorf의 보컬이 밴드의 확실한 카리스마를 대변하고 있다. Metallica의 초기 명작들을 담당했던 Flemming Rasmussen이 프로듀서로 참여한 본 작은 밴드가 비로소 만개한 역량을 펼쳐낸 걸작으로, 스래쉬메탈이 지향해야 할 멜로디의 활용법에 있어 매우 혁신적인 성과를 보여주고 있음에 특히 주목할만하다. 예컨대, NWOBHM와 파워메탈, 스래쉬메탈 스타일을 넘나드는 변화무쌍한 전개가 압권인 ‘Bombfood’와 ‘Don’t Believe’, ‘Equal at First’와 ‘Back in the Trash’는 드라마틱하고 예술적인 하이브리드 스래쉬메탈의 완성을 보여주는 명곡들이다. (이태훈)

 

#31. Mekong Delta [The Music Of Erich Zann] (1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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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kong Delta의 음악을 스래쉬메탈에만 가두는 것은 위험하다. 냉소와 광기가 함께 도사리는 Wolfgang Borgmann(보컬)의 구식 성향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좀 더 전위적인, 예컨대 ‘Interludium (Begging for Mercy)’의 장르 파괴 장면에서 나의 주장은 좀 더 힘을 얻는다. 이들의 음악을 논할 때 굳이 ‘테크니컬’이라는 전제를 스래쉬메탈 앞에 다는 이유도, 아예 이들 음악을 프로그레시브메탈로 분류하는 뜻도 결국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곡 구성과 치밀한 연주 때문이라고 나는 보는 것이다. 어쩌면 Rage의 Peter “Peavy” Wagner (보컬/베이스)가 [The Music Of Erich Zann] 발매 직전까지 Mekong Delta에서 베이스를 연주한 이유도 그 때문인지 모른다. 겉으론 느슨하게 들리지만 긴장을 늦출 수 없는 ‘I, King, Will Come’의 변태적 박력을 놓고 보더라도 Mekong Delta의 두 번째 앨범은 그래서 Mekong Delta 음악의 요약본처럼 느껴진다. 에필로그까지 따로 챙겨가며 헤비메탈과 오페라 사이의 ‘밀당’을 주선하는 이들의 음악이 역사상 중요한 이유는 다 그런 실험 의지에서 비롯된 것일 터. 우선 베트남의 ‘메콩 삼각주’라는 밴드 이름부터가 그러하다. (김성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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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의 관리자 박이명입니다. diffsoundkore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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