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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rash Metal 특집: 우리가 꼭 들어야 할 스래쉬메탈 50선 (50위~4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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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의 스래쉬 특집은 이제부터 본격적인 막이 오른다. 우리는 지난 주, 음악관계자들의 ‘나를 사랑한 스래쉬’ 리스트를 공개했다. 그리고 오늘부터 5일간 회의를 통해 선정한 ‘스래쉬메탈 50선’ 리뷰를 순위와 함께 내놓는다. ‘ 올타임 그레이티스트 스래쉬’ 리뷰는 해외에서는 몇몇 웹진 혹은 개인에 의해 진행된 적 있었던 기획이었으나, 국내 웹진에선 처음 시도되는 것으로 안다. 그래서 더 꼼꼼하게, 더 제대로 준비하려고 애썼다. 그렇게 여기 선정된 50장의 음반은 필진들이 “헤비뮤직을 좋아한다면 꼭 들어봐야 한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엄선한 스래쉬메탈의 고전들이다. 물론, 본인이 사랑하는 음반의 순위가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도 있을 수 있고, “왜 이 음반은 빠졌냐?”며 의혹을 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는 그 모든 태클을 환영한다. 어떤 리스트도 완벽할 수는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최대한 신중하려고 애썼고, 가능한 한 많은 밴드를 소개하려고 고심했다. 그 점에 대해서만큼은 부끄럽지 않다. 그럼 가열찬 동의와 반대, 논쟁 속에서 이 리뷰들이 즐겁게 읽혀지기를 바란다. 리뷰는 50위부터 역순으로 하루 10장씩 열린다.

 

리뷰어 명단

이경준(이명 편집장)

빅쟈니확(이명 편집위원)

김학선(보다 편집장&네이버 온스테이지 기획위원)

조일동(음악취향 Y 편집장)

김성대(음악취향 Y 필자)

김성환(파라노이드&음악취향 Y 필자)

한명륜(파라노이드&이명 필자)

이태훈(파라노이드&이명 필자)

박근홍(ABTB 보컬&이명 편집위원)

 

#50. Bulldozer [IX] (1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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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rrang!’과 ‘Metal Hammer’ 지에서 0점을 맞은 것으로 우리에게도 잘…알려져 있는 건 아니지만 이 밴드는 그런 점수에 상관없이 많은 이들에게 ‘컬트’의 지위를 인정받는 밴드이다. Venom에 대한 이탈리아의 대답이라는 얘기도 있고, Abigail 같은 밴드들은 지금도 Bulldozer의 곡들을 열심히 커버하고 있다. [IX]는 이 밴드가 어떻게 그와 같은 지위를 확보할 수 있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앨범이다. [The Day of Wrath]와 [The Final Seperation]이 좀 더 Venom과 Motörhead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진 앨범들이었다면, Bulldozer 스타일의 스래쉬메탈이 본격적으로 정립된 것은 바로 이 3집(제목이 [IX]라고 해서 9집이 아님)부터이다. ‘Ilona the Very Best’ 같은 곡의 그루브하기까지 한 탁월한 스래쉬 리프는 전작까지의 앨범들에서는 쉬이 찾아볼 만한 모습은 아니었다. 게다가 소위 ‘잘 나가는’ 밴드들에서 찾아볼 수 없는 B급 유머감각을 그 리프에 싣는 모습도 밴드의 개성이 된다. 이 리스트에 있는 밴드들 가운데 이만큼 유쾌한 이들이 있을까? 찾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한다. (빅쟈니확)

 

#49. Viking [Do or Die] (1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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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Viking이 Metal Blade에서 나왔던 스래쉬메탈 밴드들 중 가장 과소평가된 경우라고 생각한다. 데뷔작이 1988년에 나왔으니 다른 많은 스래쉬 밴드들에 비하여 빨리 등장한 편은 아니었고, 그나마도 앨범 두 장이(재결성 이후의 [No Child Left Behind]는 제외하고) 전부였으니 이해할 만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Do or Die]는 1988년에 등장한 스래쉬메탈 앨범들 중 가장 뛰어난 작품의 하나였다. Brett Eriksen이 기타를 잡고 있는지라 Dark Angel과의 비교는 피할 수 없을진대, 이 앨범에서의 밴드의 질주는 Dark Angel이 [Darkness Descends]에서 보여준 모습에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다만 Dark Angel에 비해서는 어느 정도 완급조절을 하는 느낌이긴 한데(때로는 초기의 Pestillence 같은 밴드가 생각날 정도), 밴드는 이런 완급조절을 클라이막스를 강조하는 방식으로 사용하고 있으니 빠르지 않다고 불만을 가질 필요는 없을 것이다. 아마 음질이 조금만 더 좋았다면 지금보다 더 유명하지 않았을까? ‘Berserker’는 이들이 그럴 만한 자격이 있었음을 입증한다. 개인의 자유이지만, Ron Eriksen이 종교에 귀의하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빅쟈니확)

 

#48. Protector [Golem] (1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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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현재까지도 명맥을 이어나가고 있는 독일 스래쉬 밴드의 1988년 데뷔작…이지만, 의외일 정도로 이들에게 관심을 가졌던 저먼 스래쉬 팬들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그렇지만 이 앨범은 동시기의 저먼 스래쉬 앨범들 중에서도 가장 헤비하면서도 데스메탈에 가까울 정도의 공격성을 보여준 앨범이었다. [Terrible Certainty]나 [Agent Orange], [Release from Agony] 중에서 [Golem]보다 더 공격적이라고 할 수 있는 앨범은 한 장도 없다. 말하자면 스래쉬메탈의 컨벤션을 유지하면서 데스메탈과 스래쉬메탈의 경계선상에 가까이 다가간 ‘저먼 스래쉬’가 이들의 정체성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Protector가 오로지 달릴 줄만 알았던 밴드는 아니었다. ‘Only the Strong Survive’ 같은 곡이 보여주는 탄력적인 구성은 물론, 해머링 온/풀링 오프를 이용한 트리키하면서도 다채로운 리프들은 Protector가 눈물나는 판매고에도 불구하고 Kreator, Destruction, Sodom과 같은 반열에 올리기에 부족하지 않은 실력의 밴드였음을 입증하고 있다. (빅쟈니확)

 

#47. Toxic Holocaust [Hell on Earth]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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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의 어느 시점부터 활활 타오르기 시작한 일련의 ‘레트로 스래쉬/스래쉬 리바이벌’ 계열의 밴드 중에서도 Toxic Holocaust의 ‘레종 데트르’는 독특한 것이었다. Evile이 ‘넥스트 Metallica’를 꿈꾸었고, Skeletonwitch가 Slayer의 사운드를 가져왔다면, TH는 ‘블랙메탈과 스래쉬메탈이 결합될 수 있는 지점’에 대해 고민했던 것 같다. 보컬리스트(라고 해봤자 모든 악기를 소화하는 1인 밴드지만) Joel Grind의 보이스는 Venom이나 Celtic Frost에 뿌리를 두고 있음이 틀림없는데, 이로부터 우리는 밴드가 목표하는 지점을 어렴풋하게나마 눈치챌 수 있다. 이미 많은 곳에서 지적되었다시피, 상당수의 ‘레트로 스래쉬’ 밴드들이 반복적인 청취를 하기엔, 곡이 단조롭고 무디다는 단점(스래쉬는 1980년대에 이미 형식미가 완성되고 전성기가 종료된 장르다. 어쩔 수 없다)을 갖는데, 이들의 음반 몇몇은 다시 들여다볼 만한 가치가 충분할 만큼 빼어난 품질을 자랑한다. 난 이게 그 중 ‘베스트’라 생각한다. ‘치밀한 곡 설계’라는 측면에서 분석해보면 후속작 [An Overdose of Death…]를 올려야겠지만, ‘도발적 한방’을 얻어맞고 싶다면 본 음반만한 것이 없다. 개인적으로 Nine Inch Nails 이후 최강의 ‘1인 헤비니스 밴드’(였다/지금은 3인조). (이경준)

 

#46. Believer [Sanity Obscure] (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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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liever는 스래쉬메탈 밴드로는 드물게 크리스찬메탈을 지향한 CCM 밴드였으며 그러한 성향은 클래시컬한 악곡을 가미한 웅장하면서도 드라마틱한 음악성을 통해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전술한 것처럼 이들은 크리스찬 스래쉬메탈 밴드로 보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지만, Celtic Frost의 영향을 받은 특유의 어둡고 고딕적인 성향으로 인해 크리스찬 데스메탈로 분류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복잡한 스타일의 연주와 예측불허의 전개를 즐겨 사용하는 방식에 있어서는 Psychotic Waltz와 Mekong Delta, Watchtower 등 테크니컬 스래쉬메탈 밴드들의 계보에 놓일 뛰어난 수준의 실력을 과시했다. 요컨대, Believer는 매우 다재다능한 음악성을 표출했던 실력파 밴드로 본 작은 스래쉬 메탈의 다방면으로 진화된 형태를 보여준 괴작이자 걸작으로 평가할 수 있다. 특히, 여성 소프라노 보컬과 웅장한 심포닉 사운드, 스래쉬메탈 리프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Dies Irae (Day of Wrath)’에서는 이후 여성 보컬 고딕메탈 밴드의 전성시대를 예견한 듯한 앞선 시도를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이태훈)

 

#45. Exhorder [Slaughter in the Vatican] (1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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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에 결성하기는 했지만 데뷔작인 이 앨범이 나온 것은 1990년이니, 스래쉬메탈이 그래도 차트에서 먹히던 시절의 끝물을 탔던 셈이다. 흥미로운 것은 이 앨범이 가장 많이 비교되는 앨범이 Pantera의 [Cowboys from Hell]이라는 것이다. Exhorder의 음악에서 일면 그루브함을 발견할 수 있는 것도 분명하고, Vinnie LaBella와 Jay Ceravolo의 기타에서 일견 Dimebag Darrell의 모습을 발견할 수도 있으며, Kyle Thomas의 보컬을 Phillip Anselmo와 비교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다만 그루브가 훨씬 강조된 Pantera와 달리 Exhorder의 음악은 스래쉬메탈의 컨벤션에 훨씬 기울어진 모습을 보여주며, Scott Burns의 손이 닿은지라 헤비함에 있어서도 당대의 데스래쉬 밴드들에 근접할 정도이다. 말하자면 트렌드의 ‘끝물인’ 시점에서 스래쉬메탈과 데스메탈의 경계선상에서 살아남을 방향을 찾아냈던 앨범이었다고 생각한다(오래 살아남질 못해서 그렇지). 그 완성도의 출중함을 일련의 수록곡들이 증명한다. 1990년의 Slayer는 ‘Legions of Death’ 같은 곡을 만들 수 없었을 것이다. (빅쟈니확)

 

#44. Testament [The Legacy] (1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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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stament의 스래쉬 사운드는 기본적으로 확실한 ‘멜로디’를 중심에 담고 그것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스래쉬메탈 특유의 질주감과 공격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택했다. 그리고 그 일관성이 Metallica의 성공에 이어 베이 에이리어 스래쉬 씬을 대표하는 밴드로 부상하게 된 이들의 정체성을 구축했다. 물론 이들도 3집 [Practice What You Preach](1989)와 4집 [Souls of Black](1990)을 통해 그들만의 노련미를 더욱 강하게 발산했지만, 밴드의 디스코그래피를 통틀어 정통 스래쉬메탈의 순수한 에너지를 담은 결정체는 역시 이 데뷔작이라 할 수 있다. 여전히 그들의 대표 공연 레퍼토리이자 Eric Peterson-Alex Skolnick 콤비가 펼쳐내는 인상적인 핵심 리프, 그리고 애상과 질주를 동시에 오가는 솔로를 담은 ‘Over the Wall’부터 기타 솔로 파트가 1993년 발표된 어떤 한국 가요 히트곡을 떠올리게 만들며, Chuck Billy의 화끈한 샤우팅과 밴드 연주의 팀워크가 가장 빛나는 트랙인 ‘The First Strike is Deadly’, 그리고 스래쉬와 NWOBHM과의 묘한 경계를 오가는 독특한 매력을 지녔던 ‘Alone in the Dark’까지 밴드 초창기의 패기와 순수한 에너지를 담아낸 80년대 스래쉬메탈의 상징적 앨범이다. (김성환)

 

#43. Whiplash [Power and Pain] (1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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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찍질’이라는 뜻을 가진 뉴저지 출신의 스래쉬메탈 밴드 Whiplash의 1985년 데뷔작이다. 혹자는 이 음반의 순위에 대해 의문을 제기할지도 모른다. 물론, 이 음반은 기술적으로 허술한 구석이 많은 작품이다. 톤은 조악하고, 구성은 성기며, 핵심을 이루는 리프는 쫄깃함이 부족하다. 하지만 이 음반이 걸작이라는 칭호를 받는 건, 바로 ‘올드스쿨 스래쉬’의 미학인 ‘거칠고 텁텁한 맛’을 제대로 구현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Motörhead나 Tygers of Pan Tang 등이 모범답안을 내놓은 NWOBHM의 그림자가 길게 느껴지지만, 이내 하드코어 펑크의 길들일 수 없는 야성미가 배면에 흘러간다. 이런 특징은 ‘Red Bomb’, ‘Last Man Alive, ‘War Monger’ 같은 트랙으로부터 여실히 확인되는데, 주지하다시피, 본래 ‘스래쉬’의 매력이란 그런 것이다. 음반을 살린 데 있어, 보컬과 기타를 담당하는 Tony Portaro의 공을 잊어선 안 될 텐데, 그는 아마 가장 간과되어 온 스래쉬 보컬리스트 중 하나일 것이다. 그보다 본 음반에 대한 재평가가 우선되어야 하겠지만 말이다. 흥미롭게도 음반 크레딧에는 Agnostic Front의 Vinnie Stigma와 Carnivore의 Peter Steele(Type O Negative를 결성하는 바로 그 인물!), Rob Kabula가 배킹 보컬로 한 자리 차지하고 있다. (이경준)

 

#42. Sacred Reich [The American Way] (1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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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래쉬메탈 장르는 일반적으로 빠르고 강력함을 추구하는 사운드적 특질로 정의되지만 진지한 주제의식을 드러내는 가사를 통해서도 쾌락주의를 지향했던 보통의 헤비메탈과는 다른 성격을 분명히 했다. 아울러 미국 출신의 밴드들은 신화와 악마주의 같은 추상적인 주제에 심취했던 유럽 밴드들과는 달리 사회비판적인 메시지를 통해 현실적인 문제의식을 표출한 것에서 차이점을 보였다. 그 중에서도 Sacred Reich는 적나라한 가사들을 통해 체제비판적인 좌익 성향을 추구한 대표적인 밴드였는데, 메이저 레이블을 통해 발매된 2집 [The American Way]에서 밴드의 그러한 신념과 주제의식은 더욱 확고하게 드러나고 있다. 예컨대, 같은 해 발매된 Slayer의 [Seasons in the Abyss]와 Anthrax의 [Persistence of Time]과 같은 세련되고 웅장한 대곡 스타일을 지향한 작품들과 비교해보면 본 작은 (올드 스쿨 스래쉬 사운드의 정통성을 고수한) 매우 교과서적인 연주 스타일에 집중하고 있는데, 전술한 것처럼 사운드적 성취와 혁신성보다는 앨범의 무겁고 진지한 주제의식의 관점에서 높이 평가할만한 작품이다. (이태훈)

 

#41. Havok [Time Is Up]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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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6년을 기점으로 불이 붙기기 시작한 레트로 스래쉬 무브먼트에서 가장 주목했던 밴드는 Exodus와 Slayer, Anthrax 등이었다. 이들이 스래쉬메탈에 끼친 영향력을 부정할 순 없다. 그렇더라도 후배들은 Metallica 특유의 변박과 멜로딕한 코러스를 놀랍도록 회피했다. 어설픈 실력으로 이를 흉내 냈다간 욕먹기 십상이었기 때문은 아닐까 예상해본다. 그러나 Havok은 너무나 멀끔하게 선배들의 장점을 자기 소리로 흡수해냈다. ‘D.O.A.’는 1980년대 후반 Slayer와 Metallica가 이룩한 스래쉬메탈의 한 전형을 기가 막히게 믹스업 한 결과물이다. 단돈 2500달러로 제작한 [Burn]으로부터 2년이 지난 2011년, Havok은 레트로 스래쉬의 표본과 같은 앨범을 내놨다. 여기에는 새로 가입한 Reece Scruggs(리드 기타)와 Pete Webber(드럼)의 영향이 크다. 지독하게 정교한 드럼과 베이스의 굴곡진 리듬을 들어보라. 속도감은 물론 정교함을 한껏 품은 기타 리프와 터프한 샤우팅의 보컬(David Sanchez)까지 준수함을 넘어 최고 수준이다. 아밍을 자주 사용한다는 점에서 선배들과 닮아있지만, 잦은 브레이크와 정교한 플레잉 뮤트에서 진일보한 연주를 들려주는 기타 솔로에선 이 밴드가 앞으로 이룰 것이 어마어마 할 것임을 예상케 한다. Municipal Waste, Angelus Apatrida와 함께 레트로 스래쉬의 미래를 보증하는 밴드의 가능성이 만개한 작품. (조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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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의 관리자 박이명입니다. diffsoundkore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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