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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rash Metal 특집: … and more

thrashimage
아마도 사족일 것이다. 사실 리스트란 걸 만드는데 빠진 앨범이 없을 수는 없다. 분명히 왜 Metallica가 두 장 뿐인가, Pantera나 Mekong Delta가 굳이 들어가야 했는가, Bulldozer나 Piledriver는 뭐하던 개뼉다구… 아니, 뭐하던 무명씨들인가 등의 얘기들도 있을 것이다. 이런저런 이들의 의견을 취합하다 보니 많은 앨범이 들어갈 수 없었다. 당연히 그런 앨범들을 모두 소개할 수도 없다. 다만, 어차피 이 스래쉬메탈 기획이 잘 알려진 앨범들을 한번쯤 재조명하는 외에 잘 알려지지 않은(이라고 해봐야 사실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는 있겠지만) 앨범은 이런 것도 있다고 소개하기 위한 취지도 있었으니, 리스트에 결국은 끼지 못한 운수 없는 밴드들도 짧게나마 언급해 주는 것도 나름 흥미로울지도 모른다. 문제가 있다면 리스트가 올라간 지가 언제인데 이제 뒷북을 치고 있는가…정도? 게으름을 흠잡을지언정 앨범들은 자비롭게 보아 주시길.
 
 

Infernäl Mäjesty [None Shall Defy]

infernalmajesty1987
Queensrÿche 마냥 이름에 umlaut를 사용하는 이 인기없어 보이는 밴드는 그래도 현재까지 꾸준하게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는 밴드이다. 이 앨범은 Roadracer 레코드에서 나왔으니 레이블도 나쁘지 않았다. 물론 그랬다고 장사가 된 건 아니었다. 밴드는 다음 앨범을 낼 때까지 무려 11년을 와신상담해야 했다. 그렇지만 이 앨범만큼이나 단단한 스래쉬를 들려준 앨범은 1987년 당시에도 그리 많지 않았고, 더욱이 이 앨범만큼이나 훗날의 데스메탈 사운드를 예기하는 앨범은 정말 거의 없다. ‘Night of the Living Dead’나 ‘Anthology of Death’ 등은 Morbid Angel이나 Death의 사운드(특히 [Leprosy])가 발을 딛고 있는 지점을 보여준다. 앨범 커버가 전혀 사고 싶지 않게 생겼더라도 발견하면 관심을 가져 보도록 하자.
 

KAT [666] 또는 [Metal and Hell]

kat666
[Metal and Hell]은 [666]의 영어 버전 앨범이다. 이 폴란드 밴드는 – 아무래도 폴란드 밴드이고보니 알려진 것이 그리 많지 않다. 그리고 사실 이들의 80년대 사운드는 스래쉬의 전형이라기보다는 스피드메탈을 기반으로 하면서 스래쉬메탈의 요소를 받아들인 것에 가까웠다. 문제는 밴드가 때로는 거의 블랙스래쉬에 가까웠고, 잘 알려진 다른 밴드들에 비교하더라도 확실히 어두운 사운드를 만들 줄 알았다는 것이다. Running Wild가 들리다가도, Mercyful Fate가 들리기도 하고, Possessed가 들리기도 한다. 특히나 ‘Wyroczina’. 이 앨범이 Possessed의 앨범만큼 뛰어나지는 않을 수 있더라도, Possessed는 ‘Wyroczina’ 만큼 어둡고 무거운 곡을 만들지는 못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안 그래도 전형적인 스래쉬메탈의 스타일은 아닌데다, The Great Kat에도 밀리는 인지도여서야 리스트에 올라가기는 어려웠다. 아쉽다.
 

Morbid Saint [Spectrum of Death]

morbidsaint1990
이 앨범은 사실 많은 분들이 리스트업을 해 준 앨범이었다. 그렇지만 스래쉬메탈과 데스메탈의 경계선상의 음악을 어느 정도까지 포함시킬 것인가? 의 문제에 정면으로 걸리는 앨범이기도 했다. 그렇지만 막상 나온 리스트를 보면 데스래쉬 앨범도 포함되어 있으니 이 앨범은 따지고 보면 억울하게 빠져버린 셈이다. 다른 건 몰라도, 이 앨범은 날카로움에 있어서는 Kreator가 가장 날카롭던 시절을 뛰어넘을 정도의 앨범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거친 사운드를 구사하면서도 사실 펑크의 영향력이 생각만큼 느껴지지 않는 스래쉬메탈(굳이 따지자면’ 저먼 스래쉬에 가깝다. Kreator 얘기를 괜히 하는 게 아니다)을 연주하고 있다는 게 약간은 의외일지도. 레이블도 레이블인지라 생각보다도 더 잘 알려진 앨범일 테니 이쯤으로 충분할 것이다.
 

Powermad [Absolute Power]

powermad1989
1989년에 나온 ‘스래쉬메탈’ 앨범이지만, 사실 이 앨범은 스래쉬보다는 정통 메탈다운 매력이 좀 더 빛을 발하는 경우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렇기 때문에 이 앨범을 ‘맥아리 없다’고 싫어하는 이들도 많다(고 알고 있다). 아무래도 ‘Nice Dreams’ 같은 곡을 스래쉬메탈 밴드의 곡이라고 생각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이 밴드는 동시대의 다른 밴드들보다 훨씬 멜로딕한 리프를 만들어내면서도 나름대로의 질주감을 유지할 줄 알았고, (미국 밴드이긴 했지만) 덕분에 미국 스래쉬나 유럽 스래쉬 양쪽과 모두 구별되는 스타일을 보여주었다. 레이블이 Warner인 건 이유가 있었던 셈이다. 게다가 (사견이지만)’Return from Fear’ 같은 곡의 스타카토를 이용한 연주는 일견 90년대의 그루브 메탈을 연상하게 하는 면이 있다.
 

Toxik [World Circus]

toxik1987
Toxik은 두 장의 앨범만을 발표했고, 그 두 장의 앨범은 때로는 같은 밴드의 앨범이 맞나 싶을 정도로 다른 매력을 보여주었다. 2집인 [Think This]가 트윈기타를 이용한 테크니컬 스래쉬메탈에 가까웠다면, [World Circus]는 (스래쉬메탈로는 보기 드물게)1명의 기타리스트가 보여주는 리프의 힘이 돋보이는 스래쉬메탈이었다. ‘Haunted Earth’ 같은 곡의 리프는 흡사 Testament를 연상케 할 정도인데, 그러면서도 ‘False Prophets’ 같은 곡들은 이후 밴드가 들려주는 테크니컬 스래쉬를 엿볼 수 있게 해 준다. 그리고 Mike Sanders의 보컬. 이 정도의 고음을 들려줄 수 있는 스래쉬메탈 보컬리스트가 얼마나 되겠는가? 이 앨범에서 스래쉬메탈 외에도 파워 메탈의 매력(‘Social Overload’ 등)을 맛볼 수 있는 것도 그 덕분일 것이다.
 

Anacrusis [Suffering Hour]

anacrusis1988
당연히 들어갈 줄 알았지만 의외로 [Manic Impressions]를 꼽은 사람은 있어도 [Suffering Hour]를 꼽은 사람은 별로 없더라. 아무래도 오리지널반이 비싼 앨범이다보니(초판은 고사하고 Metal Blade 발매의 재발매 CD도 이제 200유로를 호가한다) 안 좋은 기억이 있는 분들이 많아서 그렇지 않을까 하는…망상을 잠시 해 본다. 각설하고, 상대적으로 프로그레시브한 사운드를 들려주는 이후의 앨범들에 비해서 이 데뷔작은 확실히 스래쉬메탈의 컨벤션에 충실하다. 리버브를 영리하게 이용한 사운드 또한 밴드의 (일견 뭔가 음울한)색깔을 확실히 보여준다. 그런 면에서는 일견 Coroner를 떠올릴 수도 있겠지만, Coroner보다는 좀 더 직선적으로 밀어붙이는 맛이 있다고 생각한다. 전형적인 스래쉬 스타일을 보기 드물 정도로 개성적이면서도 영리하게 풀어냈다고 하는 게 더 정확하지 않을까.
 

Аспид [Кровоизлияние]

aspid1992
1992년에 나온 앨범이지만 이 앨범이 국내에서 관심을 끌기 시작한 건 얼마 되지 않았던 걸로 기억한다. 정확히 뭐라고 읽는지도 아직도 모르는 러시아 밴드(통상 ‘Aspid’라고 쓰고 읽는다)의 유일작(물론 앨범명도 뭐라고 읽는지 모르겠다)을 리스트업하기 쉽지만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이 앨범은 1992년, Watchtower 스타일이 아닌 ‘다른 스타일’의 테크니컬 스래쉬가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를(그리고 동구권 스래쉬의 발전상을) 알려 주는 앨범이다. Kreator나 Destruction의 리프를 좀 더 복잡하게 하고 날카로운 음질로 연주한다는 느낌을 받는데, 비전형적이기 짝이 없는 솔로잉 등에서는 (개인적으로는) 일견 Trey Azagthoth의 모습을 발견하기도 한다. 적고 보니 KAT이나 이들이나, 확실히 동구권 스래쉬메탈이 좀 더 알려져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럴 만한 앨범이다.
 

Vektor [Black Fu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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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트를 짤 때 1995년 이후에 나온 앨범을 빼고 생각했었다. 음악이 떨어진다기보다는 개인적인 선호가 80년대 발매작에 기울어 있다 보니 생각이 닿질 않았다. 그러다가 아무리 이후의 밴드들이더라도 Vektor 정도는 들어갈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하긴 Аспид도 안 들어가는데 Vektor가 어딜…이라고 한다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내 생각에 Vektor는 21세기에 앨범을 내놓은 스래쉬메탈 밴드들 중 가장 인상적인 이들의 하나였다. Voivod와 Slayer를 반씩 섞어놓은 듯한 앨범 구성이 일견 기시감을 주는 느낌은 있지만(보컬은 또 Schmier와 비슷하게 들린다) 그 각각의 스타일들을 이렇게 영리하게 변주해내는 경우는 정말 보기 드물다. ‘Asteroid’ 같은 곡에서 Lemmy가 ‘Motorhead’를 연주하던 시절 Hawkwind가 떠오른다면 지나친 얘기일까? 하긴 Voivod를 닮아 있다 보니 그랬을 수도 있겠지만.
 

Tankard [The Morning After]

tankard1988
독일 밴드들의 앨범이 리스트에 많이 올라갔지만 의외로 Tankard는 빠졌다(그리고 의외로, 이들을 꼽은 사람들도 거의 없었다). 하긴 나도 Tankard의 앨범을 꼽지는 않았지만…(이유는 별 거 없고, 그냥 내가 맥주보다 소주를 더 좋아하기 때문이다. 정말로) 하지만 이 앨범 정도는 그래도 리스트에 들어갔어도 별 무리는 없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밴드의 마스코트인 녹색 외계인이 커버에 등장하지 않는 마지막 앨범인데, 숙취에 쩔어 있는 저 커버가 밴드의 모습과는 좀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하드코어 펑크와 스래쉬메탈의 교차점에서 흥겨우면서도(쓰고 보니 이건 Nuclear Assault 얘기인 것 같은데) 때로는 어느 밴드와 비교하더라도 떨어지지 않는 공격성을 보여준다. ‘Shit-Faced’에서의 스래쉬 특유의 공격성이 ‘F.U.N’의 유머와 어울리면서도 위화감이 없다. 하긴 유머가 없으면 Tankard가 아니지.
 

Taurus [Signo de Taurus]

taurus1986
Taurus의 특이한 점이라면 브라질 스래쉬메탈 밴드임에도 Cogumelo에서 앨범이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뭐, 레이블 고르는 거야 밴드 마음이겠지만… Cogumelo 출신이 아닌 브라질 스래쉬 밴드를 잘 모르는 나로서는 특이하게 느껴진다. 아무래도 그래서 더 알려지기 어렵지 않았을까 싶은데, 정작 앨범은 동시대의 다른 유명한 밴드들의 앨범들과 비교하더라도 전혀 부족함이 없다. 기본적으로 베이 에이리어 스래쉬 스타일이지만, 리프의 짜임새나 보컬의 목소리에서는 Destruction 등을 떠올리게 하는 면이 있다. 이런 밴드들이 어디 한둘이었겠냐마는 멜로디도 확실히 잘 만드는데다 포르투갈어로 부르는 노래가 더 개성있게 느껴지기도 하고, 이 앨범은 1986년에 나온 앨범이다. Sepultura는 1986년에 [Morbid Visions]를 냈다. Taurus는 Sepultura에 전혀 떨어지는 밴드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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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리어 알통 터져 죽었다는 기묘한 부고기사에 눈물지으며 메탈을 듣던 머리 큰 아이가 나이가 들어서도 메탈을 끊질 못하다가 결국은 글까지 쓰고 있다. 뭔가 흐름이 괴상한 것도 같지만 인생이 뭐 그렇지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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